깨알 감사 또 다른 시선
길을 마냥 걷는 순간들이 늘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종종 말합니다.
길을 걸으면 바짓가랑이에 먼지가 툭툭 털리듯이
머릿속 오만가지 생각들이 빈틈은 사라지고 툭툭 털리면서 정리되어 가는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때로는 무심하게 길을 터벅터벅 걷는 것을 즐기기도 합니다.
물론, 시간을 요하는 순간들과 목적지가 분명할 때는 다리가 부서져라 달리거나 걷기도 합니다. 모든 걷는 순간마다 느낀 것들을 차근히 나누어보겠습니다. 오늘도..
#1. 길 위의 깨알들..
1. 저곳은 다를까?
길을 걸어 목적지로 향하는 중이었습니다.
계단을 걸어서 나가야 하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길 올라가면 더 좋은 세상으로 가는 건가?
저기는 다른 건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계단을 하나하나 올라갔습니다. 물론 계단을 전부 올라가면 다른 곳이 아니라, 목적지를 향해서 또 걸어가야 하는 것이고요.
잠깐
상상 속 생각을 하면서 계단을 올라가는데 '희망'을 붙잡고 올라가는 것 같아서 행복했습니다.
2. 다른 세상으로 가는 출구?
상수도 덮개옆에 그려진 화살표를 보고 웃었습니다.
물론 그것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그것을 보면서 다른 생각을 했습니다.
저기를 통과하면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곳인가요? 제게만 보이는 것인가요? 다른 사람들도 알아보고 이미 다른 세상으로 갔는가요?라고 생각하면서 웃었습니다.
사실 저 화살표는 도로를 재포장하면서 나중에도 저 위치가 덮개가 있거나 아스팔트가 재포장되고 나면 꼭 아스팔트를 제거해줘야 하도록 서로 알려주는 표시입니다. 저 표시의 위치와 저것을 표시하는 정도의 현장일 수준이 되려고 한동안 노력했던 순간들이 기억나서 더 웃었습니다.
3. 오늘 나는 작은 마음을 받았다..
길을 지나가다가 어느 구석에 작은 편지가 놓인 것을 보았습니다.
가슴이 심쿵하면서 마치 제가 무슨 대단한 마음을 받은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살짝 설레기도 하고요. 마치 지금 제가 마음을 담아서 작은 편지를 쓰고 싶기도 하고요. 손톱만큼 작은 편지조각이었습니다.
사실 그 편지조각은 쓰레기입니다.
과자를 먹거나 뭔가를 먹고 남은 포장지를 접어서 던져놓은 것입니다. 그것을 보고 재밌는 상상을 하면서 가슴 심쿵하면서 웃고 지나갔습니다.
4. 작은 배려가 큰 일을 이룰 수 있다..
아이들과 가게에 갔다가 작은 표시를 보고 웃었습니다.
작은 배려가 큰 효과를 만들 수 있는 것처럼,
손톱만 한 쿠션 스티커를 붙임으로써 부딪치는 소리도 나지 않고, 벽에 스크래치도 나지 않고 여러모로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것을 보면서 우리도 누군가와 지내면서 작은 배려를 하는 마음을 꼭 가져야겠다고 생각해 봅니다.
#2. 마음에 감사 더하기..
1. 나는 굉장한 배려를 받고 살고 있다..
멍하니 바닥을 보고 의자에 앉아 있다가 보인 것을 보고 웃었습니다. 그리고, 뭔가를 깨달은 듯이 '감사'를 가슴 깊이 느꼈습니다.
여러 가지를 하고 싶어 하는 마음.
저는 그런 마음으로 살고 있었습니다. 멀티플 하게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이런 마음도 품고 동시에 이런 생각도 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아내는 달랐습니다. 하나의 생각을 하고 목적을 향해 정진하는 사람입니다. 그렇게 저희는 생각보다 철저히 달랐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누군가는 참아주는 노력을 해야 했지요. 그 어려운 것을 아내가 해준 것입니다.
늘 두리번거리고 늘 새로운 일을 해야 할 때 하던 일을 하지 않고 또 새로운 일을 하려고 전전긍긍하고 찾아 헤매고 새로운 경험을 하느라 급여가 다시 낮아져서 삶이 힘든데도 고집부리면서 지내는 저를 사랑하며 이해해 주고 기다려줬습니다.
필요할 때마다 뚜껑을 열어서 사방으로 전원이나 케이블을 연결해서 사용하는 단자처럼 살고 싶은 나.
그 마음이나 행동을 이해하고 받아주는 아내
그렇게 저희 부부는 살고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그럼에도 살아가고 있는 우리 부부의 모습이 아내의 노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알고 나서는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매일 느끼는 '감사'를 에너지로 삼아서 아내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간 노력해 준 것에 대해 더 많은 노력을 하면서 매일 내일을 바라보면서 살고 있습니다. 이제는 늘 색다른 일, 색다른 경험을 하기 위해 전전긍긍하기보다는 아내가 편안해하는 일상을 위해 찬찬히 필요한 일과 생각을 먼저 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살다 보니 더 많은 '감사'를 느끼고 있습니다.
#3. 또 다른 시선
감성 있어서 찍었어요.
밤 감성
중3이 된 아들이 늦은 저녁부터 밤까지 시간을 보내면서 보이는 것들을 왕창 찍어서 보내줬습니다.
이 사진을 보내면서 '왕창 보내요.'라고도 했습니다. 기대가 살짝 되기도 했지만 그렇게 매주 저에게 한주를 보내면서 본 모든 것들에서 느끼는 감성을 전해주는 것이 너무 행복합니다.
보내준 사진을 보면서 엄청 놀랬습니다. 곳곳에 보이는 나무들을 보면서 찍은 사진은 실로 엄청났습니다. 제 아들이라서가 아니라, 감성 충만하고 감상하고 앉아 있으면 한 폭의 그림 같았습니다. 그러면서 길 가의 신호등도 단순히 신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뭔가 목적을 가지고 지긋이 바라보는 어른같이 느껴졌습니다. 중3아들과 이 프로젝트를 추가로 하면서 느끼는 것은 진짜 저보다 훨씬 감성적이고 손맛 뛰어난 작품 같은 폰사진을 잘 찍는다는 것입니다. 안목도 대단하고요. 이 아이가 자기가 세상을 바라보고 찍는 사진도 취미로 잘 이어가면서 매일을 살아가면 좋겠다는 바람도 가져봅니다.
오늘은 토토즐입니다.
역시나 가장 행복합니다. 길 위에서 본 것들을 편안하고 자유롭게 느낀 감상을 나누고 사진을 올리는 시간이다 보니 즐겁습니다. 가끔 이런 사진과 메모 같은 글을 읽고 재밌는 댓글들을 달아주시는 것 때문에 더 행복하기도 하고요. 오늘은 역시 행복한 토요일입니다.
회색도시에 감성이 늘 살아 숨 쉬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차가운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조각 편지처럼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할 만큼의 금속과 매끈한 바닥 위에서 살아가는 오늘날 우리에게 손 편지 한 장이 옛 감성과 여전한 인간애를 느끼게 하듯이 치열하게 살아가는 와중에도 '감성'과 '인간애'가 느껴지는 것들이 여전히 많이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길에서 만나는 '깨알'이 제게는 설렘 가득한 신부의 손가락 위에서 빛나는 '보석반지'같습니다.
'희망'은 없다가도 생기는 것 같습니다.
매월말일 결제날이 다가오면 돈이 부족해서 전전긍긍합니다. 이렇게 사는 게 언제까지인지 궁금해하면서 속상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을 못해서 울먹거릴 때는 정말 미안하고 속상한 마음이 가득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살 줄 몰랐는데 아직 이렇게 살고 있다는 자책감에 힘이 빠지기도 합니다. 점점 '희망'은 사라지고 버텨내는 하루가 버겁기도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 마음에 '희망'의 한 줄기 빛이 비칠 때면 감사해서 울기도 합니다. 아이가 하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을 도저히 못 사줄 상황인데 누군가가 아이가 필요한 것을 물려줄 때, 플로잉 해줘서 채워지는 순간을 만날 때면 '감사'해서 울먹하기도 합니다. 그런 순간들이 생기기도 하니까 '희망'을 또 맛보며 내일이 오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맞이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오늘도 길에서 본 것들을 나누면서 요즘 느끼는 생각들도 더해 봅니다. 주말이 다가오면 깨알프로젝트를 올릴 때마다 잠깐이라도 웃으면서 앉아 있을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이럴 때마다 감사한 것은 이것을 읽어주시고 가끔 댓글도 달아주시는 손길 덕분에 이어갈 수 있어서입니다. 그저 감사드리고 감사를 잊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저의 마음입니다.
항상 함께 살고 있음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진짜 사랑합니다.
큰사람(by 바람 없이 연 날리는 남자 D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