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프로젝트 3 #26

깨알 감사 또 다른 시선

길을 걷는다는 것에 엄청 감사하고 있습니다.


어떤 분은 말씀하셨습니다. 숨이 붙어 있는 자체만으로도 감사해야 한다고요. 일어나서 아무 생각 없이 눈을 비비고 눈을 떠서 숨을 쉬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그 자체가 평범한 것이 아니다는 것입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그렇습니다. 내가 노력해서 숨을 쉬고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아니기에 감사할 것이 맞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의미와 비슷하게 길을 걷는다는 것도 감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옷을 입고 길을 나서는 것, 길을 걸으면서 아무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저의 의지이지만 길을 걷도록 신체가 오늘도 여전히 움직여 준다는 사실은 감사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그 감사를 기억하면서 걸으며 만난 모든 깨알을 찬찬히 나눠 보겠습니다. 이런 기회를 여전히 얻는 것도 감사입니다.



#1. 길 위의 깨알들..


1. 이것은 진정한 명품이다..

지하철을 탄 날입니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서 서 있다가 조금이라도 운동을 한다면서 플랫폼을 이리저리 아무 생각 없이 걷다가 만났습니다. 보는 순간 감탄을 하고 말았습니다.


별거 아닐 수도 있는데 저는 감동했습니다. 지하철을 타려고 했다가 명품 벽화를 한 점 본 느낌이었습니다. 잠시 서서 나무들과 그 나무들에 앉을 수도 있는 새를 생각하고 '무릉도원'도 꿈꿔보면서 아무 생각 없이 서 있었던 것에서 신선한 생각들을 채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타야만 하고 목적지를 가야 한 하는 지하철에서 명품 같은 그림, 감동을 주는 글들을 접할 때면 그 순간!! 을 감사하게 됩니다.


2. Under the Sea..

저에게는 황홀한 시간이었습니다.



물 위를 걷는 것이 아니라, 물아래를 걷는 느낌이었습니다. 넘실대는 바닷물을 위로 두고 그 아래를 걷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런 기분을 느끼는 것도 일상생활에서는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평범하고 아무렇지 않은 시간 속에서 생각지 못한 특별함을 느낄 때는 그것이 그냥 감사이자 지친 몸과 마음에 '사이다'같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제게는 깨알 같지 않은 깨알의 즐거움이었습니다.



3. 다행입니다. 설치가 되어있어서요..

길을 걷다가 보이는 것에 기분 좋았습니다.



장애인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 보니 제 눈에 보였나 봅니다. 신축건물 진입로에 별도로 설치가 된 것을 보면서 '장애인용 경사로'라고 설치되고 안내판이 있는 것을 보자마자 기분이 좋아진 것입니다.



휠체어를 타보니까 생각보다 바닥에 작은 돌도 거칠게 몸에 와닿는 느낌도 느껴보고, 작은 둔턱을 넘어가는 것도 밀어주는 사람의 손길이 있는 것과 혼자 밀면서 넘어가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런 것들을 느끼면서 언제부터인가는 곳곳에 안내되거나 설치된 것들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것인가?' '다행이다.' '많이 힘들겠다.'라는 느낌으로 생각을 한번 더 하게 됩니다. 보자마자 기분 좋았던 깨알이었습니다.


4. 너희들은 보석을 담아 다니는구나..

지나가다가 혼자서 빙긋이 웃고 지나갔던 날입니다.


아이들 자전거 바구니에 잔뜩 들어있는 것이 재밌어서 웃었습니다. 급하게 찍다 보니 사진도 엉망이긴 하지만 그 느낌은 충분히 전해질 것 같습니다. 가끔 꼬맹이 자전거 바구니를 볼 때면 '그들만의 세상'이 느껴집니다.


어떨 때는 갖가지 돌멩이들이 잔뜩 담겨 있기도 하고요. 어떨 때는 꽃만 한 바구니, 손 시리으니 장갑을 끼도록 엄마가 당부했을 텐데 장갑은 바구니에 있고 맨손으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아가들, 비가 많이 온 날 자전거를 밖에 두고 집에 들어간 아이 덕분에 바구니에는 빗물이 꽉 차 있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아가들은 재밌고 즐겁고 신나게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것을 보면서 가끔 자전거 바구니 안을 들여다보면 그 아이들만의 세상, '그들만의 세상'이 느껴져서 '빙긋' 웃게 됩니다.



#2. 마음에 감사 더하기..


1. 바라보기 그리고 또 바라보기..

하루하루 살아가다 보면 감사를 찾는 게 아니고 감사가 느껴지는 날들이 많습니다. 반성하고 사과하고 고치는 날들이 이어져서인가요? 색다른 마음이 자주 듭니다. 아내에 대한 감사입니다.



많은 시간들을 좌충우돌하면서 지내는 동안 하는 일로써 단 한 번도 일획은 그은 적이 없습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해도 나름 최선을 다해서 인정을 받고 필요한 존재로써 빠른 시간 내에 자리매김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면 아내는 새로운 일에서 한 사람으로 자리 잡고 월급을 받고 매일 출퇴근하는 모습이 안정적으로 시작되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에서 안도감을 가지면서 일상이 다시 시작되었고요.



그 일이 반복되고 더 새로운 일을 찾고 더 끌리는 일을 찾고 그런 순간들을 반복하다 보니 아내의 피로감이 점점 심해졌습니다. 그렇지만 아내는 저를 비하하거나 비난하면서 남편으로써 무쓸모, 존재의 의미에 대해 격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대립한 적이 없습니다.


기다려주고 바라봐주면서 힘내고 제대로 해주길 가끔씩 조언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지긋이 바라봐주고 기다려주는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지긋이 바라봐주는 시선이 아내의 시선과 같았습니다.


그래서, 잠시 서서 아내에 대한 '감사' 그 '감사'가 이어지고 있는 아내와의 결혼생활이 '감사'하게 와닿았습니다. 카페에 앉아서 들어올 손님을 기다리며 지긋이 문을 바라보는 반려견을 보면서 '감사'를 느꼈습니다.


#3. 또 다른 시선


또 다른 시선은 올해 중3이 된 아들이 길을 걸으면서 본 것들을 자기 시선으로 찍은 것들을 제가 받아서 함께 프로젝트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연을 바라보고 생각지 못하게 느끼는 시선, 하늘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면서 찍은 사진, 일상생활에서 보고 재밌다면서 찍은 사진들이 다양합니다. 그렇게 부지런히 오고 가며 지내는 하루동안 스스로 찍는 사진활동들이 신기하고 기특해서 제가 보여달라고 한 것입니다.


학교 가다가 웃겨서 찍었어요.


길가 개천에 킥보드가 빠진 그 '사실' 하나만으로 재밌었다고 말하는 그 자체도 신기합니다.


저의 시선으로는 '킥보다가 잠수 중이네.' '저걸 빠뜨린 아이는 얼마나 울었을까?' '저 킥보드 아이의 엄마는 얼마나 애가 탈까? 혼냈을까? 괜찮아?라고 했을까?'등등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아들의 반응은 하나였습니다.

'재밌네.' 같은 것에 대해서 정말 다르게 느끼는 것을 보면서 아들과 매주 이어가는 깨알 프로젝트 내 '또 다른 시선'은 정말 신선한 협업입니다.




세상은 함께 살아갈 만합니다.

여전히 배려하고 배려받고 배려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삼고 함께 살아가는 순간순간들을 접할 때마다 '다행이다.'라는 생각으로 지냅니다. 길거리에서 무심코 보이는 '깨알'들이 사회적 편견보다는 상생하는 방법을 배워가는 것 같아서 여전히 '깨알'들을 갑자기 만나면 잠시 서서 생각하고 즐기는 것을 이어가는 편입니다.



그들만의 세상을 이해하라.

삼 남매와 살면서 아들, 딸, 딸들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들을 100% 이해하지 못합니다. 100% 이해하지 못하면서 1000% 저의 생각을 덧입혀서 말도 안 되는 '통제'를 하곤 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여전히 그런 '악습'을 또 할 때도 있어서 반성중입니다. 아가들 자전거 바구니 속 물건들을 보면서 이해할 수 없는 '그들만의 세상'에 대해서 그들의 시선으로 바라봐주는 것과 함께 '그냥 이해하라!'라고 제 스스로에게 제가 선포해 봅니다.



'감사'가 꼬리를 물고 나타납니다.

길거리 깨알을 보고 웃다 보니 깨알이 곳곳에 보여서 정신없이 재밌게 즐기는 시간이 이어졌다면 요즘에는 '감사'가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치려고 노력하다 보니 저의 허물들을 보게 되고요. 그런 저와 살면서 감당해 주는 아내의 마음을 이해하고 '감사'하기 시작하니까 아내를 바라보면서 느끼는 감사가 자꾸 이어집니다. 이러니까 '일상 속 감사'를 메모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요즘에는 아내와 사는 그 자체만으로도 '감사'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이렇게 작고 소소하면서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것에 느낀 '재미'와 일상 속 '감사'를 적어 보았습니다. 이런 시간을 보내면서 저도 또 한 번 더 재미를 느끼고 감사하기도 하고요. 읽어주시는 분들이 작은 것에 재미를 느끼시고 덕분에 한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씀해 주시는 것에 '토토즐-토요일은 즐거워'라면서 웃습니다. 감사드립니다.



함께 살고 있음에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큰사람(BY 바람 없이 연 날리는 남자 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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