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감정을 톺아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나름대로 큰 일이 일어났습니다.
오늘 발행분을 나름대로는 오탈자를 고치고 어색한 문장을 고쳐서 발행버튼을 누르려는 시간이었습니다.
늘 발행버튼을 누르는 시간은 저의 생각과 시간중에서 소중하고 조심조심하는 시간입니다. 글이 서툴고 부족하지만 저의 일상을 담고 제 마음을 다듬어보면서 공개하는 시간이기때문입니다. 발행버튼을 누르기직전 조금 더 다듬고 싶은 마음에 글을 뒤집고 삭제하면서 수정중이었는데 막내가 집에 들어왔습니다.
"아빠!"
"어! 오늘 선거 잘 하고 왔니?"
"엉ㅇ......엉.......ㅠ.ㅠ"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가방을 등에 맨 채 엉엉 우는 막내를 보고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오늘 학급 회장 선거를 한다고 가장 이쁜 티셔츠와 패딩을 입고 갔었습니다.그런 막내에게 다가가서 안아줬더니 제게 푹 안겼습니다. 한참을 울더니 말해줍니다.
"떨어졌어! 남자애들이 더 많은데 자기들끼리 뽑아서 떨어졌어!"
"엉....엉.......어엉.....ㅠ.ㅠ"
그 말을 듣고 우는 막내를 더 꼬옥 안아줬습니다. 발행글을 수정하고 버튼을 누를 여력이 없었습니다. 그냥 안아주고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그제서야 더 크게 울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게 해주는 말이 저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너무 크게 못 울겠어요. 밖에 들릴까봐!"
"학교에서 아이들이 다가와서 위로해주는데 울음을 참느라고 힘들었어요."
"위로해주는 친구가 있었고 너에게 투표해준 친구들이 상당히 많았으니 너는 사랑받은거다. 지지받은거야. 원하는만큼 울어.괜찮아"
저는 그렇게 말하고 막내를 안아줬습니다. 여전히 가방을 매고 점퍼도 그대로 입고 서서 한참을 울었습니다. 울다가 울다가 물었습니다.
"언니, 오빠는 언제와요?"
"오늘 수업이 많을껄! 시간표 확인해봐"
"시간표? "
시간표를 확인하더니 더 엉엉 웁니다.
"언니, 오빠가 보고싶은데 오늘 늦게 끝나는 날이네!!엉엉....엉엉....."
저는 막내 손을 잡아주고 눈물이 줄줄 흐르는 아이의 눈물을 닦아주면서 계속 안아줬습니다. 저는 가정 회복을 위해 많은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아이의 속상한 순간을 위로하는, 위로해주는 아빠가 되어 있었습니다. 막내가 저에게 한참을 안겨서 우는 것을 느끼면서 아이의 마음이 제게 이어지는 것같았습니다. 저는 소리없이 그 마음을 느끼면서 마음으로 울었습니다.
아이를 위로해 줄 수 있었고요.
아이의 마음이 내 마음이 된 것처럼 공감할 수 있었고요.
아이가 마치 연습만 하고 있는 제게 실전기회를 준 것같아서 고마웠습니다.
진짜 제대로 사랑하는 법을 알게 해 준 것같습니다.
상대가 원할때 원하는 방법으로 함께 해주는 것을요.
오늘 "제 감정을 톺아보다. +17" 발행글은 실패입니다.
나름대로 수정하고 다듬고 순서를 조정하면서 발행을 준비하다가 갑자기 중단했습니다.
발행을 중단한 이유와 그렇게 된 상황을 올립니다. 이런 순간을 위해 감정을 돞아보고 노력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많이 연습하고 저를 돌아보는 과정들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를 생각하면서 "지금! 이 때를 위함"임을 생각하고 약속지키듯 발행에 집중하느라 위로가 필요한 막내를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아이의 심정이 공감되어 위로해주는게 먼저였기때문입니다.
이 글을 쓰면서 저는 행복합니다.
막내의 속상함을 함께 위로해주고 공감해주고 안아줄 수 있었기때문입니다.
곧 저는 ABC 초컬릿을 사러 가야 합니다.
아이는 언니, 오빠가 오기 전까지 원하는 일로 위로받기로 했습니다. 자기가 가장 듣고 싶어하는 음악을 듣도록 해줬고요. 음악을 들으면서 'ABC 초컬릿'이 먹고 싶다해서 사 주기위해 나갔다와야 합니다. 아이가 원하는 것은 뭐든지 해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원할때 원하는 것으로 위로해주는 아빠로써 충실하고 싶어서입니다. 아내가 원하는 것이 아닌 것들을 위해 열심을 다하는 바보같은 모습을 제 스스로 '바람없이 연 날리는 남자Dd'라며 필명도 짓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은 필명과 달리 막내가 원하는대로 위로해주는 폭신한 빨강 쇼파가 된 것같았습니다.
발행을 취소하면서 아이가 음악을 듣느라 울음이 잠시 소강되고 어느새 잠 들었습니다. 그 사이에 열어놓은 노트북으로 얼른 제 상황을 알려 봅니다.
+덧붙여서 모든 일이 끝나고 언니, 오빠가 집에 돌아오고난후 늦은 저녁에 글들을 조금 더 정리해서 재발행합니다.
늘 글을 쓰면서 저를 돌아보다보니 속상한 막내가 원하는대로 꼬옥 안아주고 막내는 저에게 안겨서 충분히 울고 위로받아서 좋다는 말에 행복합니다. 저는 로또가 당첨되어 비행기를 타고 날개아래 구름을 보는 느낌입니다.
그 어떤 것도 비할 수 없이 행복합니다. 비록 제가 잘 준비한 글이 발행 실패가 되었지만 실전에서 막내를 제대로 대해줬으니 그간의 노력이 성공입니다. 한 분이라도 제 '감정 톺아보기'글을 기다려주신 분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약속을 못 지킨 것같아서 죄송합니다. 대신 오늘 '막내딸 공감해주고 위로해주기'에 충실해보겠습니다.
항상 함께 살고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진짜 사랑합니다.
바람없이 연 날리는 남자Dd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