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 감사, 또 다른 시선
길을 여전히 걷고 있다는 것에 늘 감사함도 잊지 않고 살고 있습니다.
또, 토요일이 다가왔습니다.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다. 일어나서 살아가고 있음에 감사하면서 제가 본 것이 작은 것들인데 함께 나누는 분들이 있다는 것이 행복한 외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깨알을 나누면서 재미에 이어 감사를 느끼다가 이제는 행복도 느낍니다. 이런 시간을 보낼 수 있음에 또 감사하면서 별거 아닌 것들이지만 나누어 보겠습니다.
#1. 길 위의 깨알들..
1. 그는 우리 애들이 타기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
공항내부를 돌아다니다가 만났습니다.
색깔도 이쁘고 표면도 반질반질하게 광나는 것이 시선을 계속 붙잡고 있었습니다.
프라이빗한 펜션을 다녀오신 분들이 공유된 사진에 저런 것을 타고 독채 풀장에서 다양한 사진을 찍으신 것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우리 삼 남매와 함께 저런 거 신나게 타고 놀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은 굴뚝인데 사실 아이들이 그렇게 놀 때가 지났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다 때가 있다."라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2. 너는 어쩌다가 붙잡혔니?
길을 걷다가 만난 자전거에 시선이 멈췄습니다.
핸들 끝에 매달린 인형이 너무 재밌습니다. 심지어 눈위치에 'XX'가 되어 있었습니다. 실물이었다면 불쌍해서 눈물이 날 수도 있습니다. 위트 있는 인형이라서 웃었습니다. 지나가다가 오토바이에 붙여놓은 인형들도 재밌어서 늘 챙겨서 봅니다. 아기들 자전거 핸들의 인형이 오랜만에 참 재밌었습니다.
3. 아! 너는 축구공이 아니구나..
요즘 축구 공들은 엄청 화려해서 가지고 싶은 것들이 참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어릴 때 발로 차던 정직한 모양의 축구공을 보고 반가워서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가까이 다가가서 봤더니 정직하긴 한데 뭔가 특별했습니다. 더 가까이 갔더니 웃음이 나왔습니다.
자세히 보니 스펀지공이었습니다. 실제 공이 아니었습니다. 큰아들이 축구를 좋아해서 늘 축구공을 보고 다녀서인지 또 눈에 보인 것이었습니다. '뭐 눈에 뭐만 보인다.'라는 말처럼요. 그런데 축구공이 아니어서 혼자서 엄청 웃었습니다. 아기들 노는 스펀지공인데 축구공 무늬였던 것이었습니다. 한참 보다 보니 어렸을 때 수박밭에서 수박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2. 마음에 감사 더하기
1. 한 곳을 바라보기. 둘이서.
저는 요즘 감사한 것들 중에 제일 감사한 것은 아내가 1순위입니다.
요즘 아내와 의견이 잘 맞아서 그렇습니다. 물론 아내가 아직도 문제가 되거나 둘 사이에 불협화음이 생겨 불편감을 느끼는 것이 싫어서 저에게 맞춰 줄 때도 많습니다. 그런 것을 포함해서라도 감사한 것은 둘이 필요한 것에 있어서 의견이 잘 맞다는 것입니다. 마치 한 방향을 바라보고 함께 뛰어가는 느낌입니다.
아내가 저의 의견에 맞춰줄 때도 있고요. 요즘에는 아내가 제 의견에 맞추지 않고 제 의견이 틀렸다고 말했을 때 제가 아내 의견에 별다른 이견을 달지 않고 얼른 "그래요! 알겠어요! 그렇게 해요!"라면서 꼬리를 내릴 때도 있습니다. 그렇게 요즘에는 아내가 저를 맞추듯 저도 가능하면 아내의견에 맞추려고 노력합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오히려 아내에게 '감사'할 순간들이 많아집니다. 많아진다는 것보다는 '이것이 아내에게 감사할 것들'이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덤으로 느끼는 것은 아내와 잘 만났고 잘 살고 있어서 '감사'하다고 당당하게 말한다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기다려준 아내의 '눈물'덕분이니 이제는 매 순간 아내에게 더 잘해주고 사랑하며 지내야 그 '감사'가 진가를 발휘할 것 같습니다.
#3. 또 다른 시선
1. 저것도 걷는 것이다..
중3 아들이 어느 날 재밌다고 찍어서 보내준 사진입니다.
"저렇게 걷는 건 본 적이 없어요."
아들의 말에 "저럴 수도 있지!"라면서 "재밌네"라고 답톡해주면서 웃었던 적이 있습니다.
문화가 달라서 그런가요? 다른 나라의 초록불, 빨강불을 나타내는 신호등이 가끔 색다른 것들도 참 재밌습니다. 버스전용차로에 '버스 신호등'이 뜨는 것도 신기하고요. '자전거 신호등'이 뜨는 자전거 전용 횡단보도도 재밌고요. 늘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는 공공기물에 '생각지 못한 위트'가 가미된 시설물들이 제일 재밌는 것 같습니다. 너무 혼란을 주지 않는 선에서는 일상적인 공공기물에 조금씩 아주 조금씩 색다른 시도를 하는 것도 재밌는 것 같습니다. 아들의 순간포착 덕분에 재밌는 것들을 접하는 순간들이 감사하게 생각됩니다.
중3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도 여전히 안아주면서 '"늘 고마웠어요."라는 인사가 매우 감사하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중3에 이어 중1 딸도 있어서 늘 노심초사하기도 합니다.
길을 걸으면서 넘어질까 미리 걱정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아이들과 지내면서는 종종 걱정합니다. 예전에는 '말을 안 듣는다'는 생각으로 아이들을 혼내는 것에 시간을 허비했는데 요즘에는 반대로 '이 행동과 말이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것 같다.'는 노파심에 전전긍긍할 때가 있습니다. 이미 뱉어버린 말과 행동이 악영향을 끼치고 대물림할까 봐 걱정하곤 합니다. 그래서, 고쳐야 할 것들이 느껴질 때면 빨리 고치지 못하는 저를 스스로 자책하기도 합니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우리나라만 해도 걸을 수 있는 길이 엄청 많습니다. 다른 나라로 눈을 돌리면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길, 걷기 힘든 길, 차로만 가야 할 길 등등 길은 더 많아집니다. 길들은 차나 사람이 오고 가면서 일이 만들어지고 역사의 한 편이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아이들은 대한민국의 길만 걷지 말고 다양한 나라 다양한 길을 걸으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세상 속에서 많은 일들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아이들과 하고 싶은 일은 많은 데 참 쉽지 않습니다.
신혼여행은 평생에 꼭 가고 싶은 곳, 근사한 곳으로 과감하게 다녀오라는 말이 다시 생각납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나면 현실생활을 살아가느라 가고 싶은 곳으로 여행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하곤 합니다. 소소한 여행은 할지 몰라도 근사한 여행은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삼 남매가 커서 길을 걷고 이것저것 먹을 수 있게 된 나이 때부터 '전 세계 여행과 산티아고 순례길 같이 걷기'를 꿈꾸며 계획하지만 매년 이루어질 수 없이 물거품이 되고 맙니다. 아이들이 커갈수록 함께 하고 싶었던 일들이 진짜로 할 수 있을 만큼 상황이 되어가는 것 같은데 현실은 녹록지 않아서 "올해는 안 되겠다!"라는 말을 내뱉고 학원 하나 보내주지 못하는 무능함을 미안해하면서도 "공부는 스스로 혼자 하는 거야!!"라는 억지 같은 발언을 하면서 아이들을 혼낼 때가 많습니다.
오늘도 길을 걸으면서 느낀 것들을 소소한 것이지만 나눠봅니다. 깨알들을 만나면서 생각지 못한 것들도 생각하고 한편으로는 반성도 하게 됩니다. 제가 부족하다고 느낄 때마다 드는 생각은 아이들이 저를 닮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느끼고요. 저와 같은 남자는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요. 제가 걸어온 길은 제발 걷지 말기를 바라기도 합니다. 저는 고집부리면서 결정하고 선택하면서 실패한 것들이 너무 많아서요. 그런 부끄럽고 부족한 것도 드러낼 수 있는 것은 이런 글도 읽어주시는 분들 덕분입니다. 늘 솔직하게 저를 드러내면서 조금씩 고쳐가면서 좋은 가정에서 건강한 자녀들이 성장하도록 노력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항상 함께 살고 있음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큰사람(by 바람 없이 연 날리는 남자 D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