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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프로젝트 #5

감자

오늘도 찾아낸 일상에서의 "감사리"를 보고합니다.

별거 아닌 거 같아도 돌아서서 곰곰이 생각해 보면 게는 귀한 감사였습니다.




일명 감사하는 남자 "감자"의 탐정프로젝트




내 노력 없이 떠 오르는 해를 볼 수 있고

내 노력 없이 길가의 꽃향기를 맡을 수 있고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보게 되는 많은 것들 통해

지만 크게 와닿는 감사들이 있다.

그것을 찾는 프로젝트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우에노 주리가 우연히 찾은 '탐정구인광고'처럼, 작은 것에서 감사를 찾아봅니다.



우에노 주리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덕분입니다. --- 탐정 프로젝트 #1 참조. (매주 토요일 발행)

https://brunch.co.kr/@david2morrow/88




#1 축구공 


아이의 공이 터졌습니다.

아이가 아끼는 공이라서 속상해하며 미안한 마음에  당분간 공 없이 놀겠다고 합니다. 아이의 마음에 마음이 저려서 아이디어를 사용해 봅니다.

강력본드로 펑크부위를 접착시키고, "다이소 타이어수리키트"로 마무리지었습니다.

공이 생각보다 멀쩡하게 회복되었고요.

아이의 얼굴이 환해지고 다시 회복한 공은 아이에게는 기쁨을, 에게는 샘솟은 아이디어가 '어깨 으쓱'한 뿌듯함을 줍니다.

작은 감사가 느껴졌습니다.



#2 찬란한 해

뜨는 해가 엄청나게 밝고 눈부시게 느껴졌습니다.

이런 느낌을 온몸으로 느끼며 아침을 시작하는 것에 대해 감사를 느낍니다.

눈, 코, 입이 살아 있고 온몸의 감각들도 살아 있어서

 떠오르는 해를 느낄 수 있다는 그 자체로도 감사합니다

 


#3 토스트기

아침에 토스트 두 조각에 차 한잔을 먹었습니다.

묻지도 않고  빵 두 조각을  밀어 넣습니다. 

토스터기는 받은 빵을 맞춰놓은 시간에 따라 굽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나면,

제대로 구워진 빵을 꺼내 놓는다.

가져가라고.


그렇게

언제나

묵묵하게 우리 곁에서 빵을 구워주고 건네니다.

한 번도 거부한 적이 없고요.

이런 깨달음을 얻고 나니

'이것도 감사!'라고 합니다.


아무 불평 없이 묵묵히 제 할 일을 해주는

사람들이 내 주변에 있는지 돌아보고

그들의 수고로움에 감사를 표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4 슈팅

펑크를 수리해 준 공을 힘차게 차는  아이의 몸놀림을

보면서

나는 감사했습니다.

내게 떠오른 아이디어가 잘 활용되어서도 감사하지만

아이가 저렇게 풀밭 위에서

두 다리로 뛰 공을 힘껏 차 만족한 표정들을 

 순간들을

함께 즐기고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5 아침 햇살

새벽에 길을 나섭니다.

도로의 끝자락에

거무스름한 회색빛 밤과 새 아침의 밝음이 주합니다.


그런데,

그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전혀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밤과 아침이 교대하기 시작하는

그 모습들이 참 아름답다.

은은합니다.

내 눈으로 느낀 감 입을 통해 탄성 됩니다.

그리고

'이것도 감사이다.'

이런 자연스러움을 자연스럽게 느끼고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는 그 자체에 감사합니다.




감자의 탐정프로젝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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