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프로젝트 #30

큰사람

여전히 길을 걸으면서 재미를 느끼고 지냅니다. 그런데, 신기하고 다행인 것은



일상을 살면서,

희노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慾) 즉 기쁨,노여움,슬픔,즐거움,사랑,미움,욕심의 인간의 일곱가지 감정을 모두 느끼고 지내고 있는 것같습니다.



일상 속에서 길을 걸을 때는,

희애락(喜樂愛) 즉 기쁨,즐거움,사랑을 느끼고 다니는 것같습니다. 추가로 '감동, 감사'까지 맛보고 다닙니다.



그러다보니 그런 것을 느끼게 해주는 '깨알'들이 귀하게 느껴집니다. 서울외에 지방 또는 해외에서도 프로젝트를 수행해보고 싶은 마음도 커져 갑니다.



그런 마음을 느끼게 해주는 '깨알'들을 나누어 보겠습니다. 적으면서 '깨알'들을 보면서 느낀 느낌들을 어떻게하면 잘 전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쓰게 됩니다.




#1. 그들의 집합..

출근길에 날씨가 제법 쌀쌀한 날이었습니다. 그런 날씨덕분인지 중간중간 햇살이 나무 사이로 비칠때면 머리위로 햇살이 느껴지면서 조금씩 위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걷다가 '군단'을 만났습니다.



'군단'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작은 소대나 팀이라면 사람을 만날때 여차하면 우루루 자리를 피하거나 날아갈 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군단'정도의 규모나 멘탈이니까 사람이 지나가도 꿈쩍않고 사람인양 아침햇살을 만끽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사람이나 새가 동일하게 아침 햇살을 느끼는 것도 신기했고요. 사람이 지나가도 생명의 위협을 느껴서 날아가거나 자리를 옮기지 않는 비둘기 모습을 보면서 제대로된 '도시화(사람과 동화)'되었구나.'라고 느꼈습니다.





#2. 벙어리장갑..

점심을 먹고 산책 삼아 동네를 걷다가 가로수에 걸어놓은 '쪼꼬만 벙어리장갑'을 봤습니다. 쪼꼬만 사이즈 덕분에 그 안에 들어갈 고사리손을 생각하며 재밌다고 느꼈습니다. 한편으로는 '아이고 아이고!!"했습니다.



아이 셋과 함께 지내면서 아이들의 쪼꼬만 손을 잡고 다니는 것이 감사한 줄 몰랐습니다. 언제 아이가 커서 팔을 한껏 내려서 아이 손을 잡아주는 날이 끝날까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아이 손이 두툼해지고 커지면서 팔을 내려잡아줄 필요가 없다는 것이 이제는 허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느낌으로 벙어리장갑을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그 장갑을 흘린 줄 모르고 지나갔다가 나중에 '어머!'하고 놀랄 아기 엄마의 마음도 상상해봤습니다. 신나게 뛰다가 장갑을 흘리고 가서 혼나는지도 모르고 천진난만하게 웃을 아이의 마음도 느껴보았고요. 그런 엄마와 아이를 생각하며 '다시 와서 잘 찾아가도록' 가로수에 걸어주신 마음씨 고운 시민의 마음도 느껴보았습니다.



아직은 대한민국이 살만하고 사랑이 있고 재밌는 곳이라고도 생각합니다.





#3. 재활용 더미..

골목을 지나가다가 '재활용 더미'를 보고 생각나는 것이 있어서 얼른 한 장 찍어보았습니다. 재밌기도 하면서 매번 재활용품을 내놓는 우리 생활의 실질적인 귀찮음도 떠올렸습니다.



어렸을때 주택공사아파트에 살면서 부엌 한쪽 벽면에 시커먼 철제문을 잡아당겨서 쓰레기를 밀어 넣으면 1층 공동 쓰레기장으로 모이던 때가 생각납니다. 또, 1층 쓰레기장문을 열고 들어가서 가지고 놀만한 것들을 들고 나와서 놀다가 병균 묻어있다고 맨날 아파트관리소 직원분들께 혼났던 생각도 납니다. 탐험이라고 컴컴한 쓰레기장 속 쓰레기 더미사이를 걷던 생각도 납니다. 그러다가 위에서 넣은 쓰레기더미가 떨어지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면서 뛰쳐나왔던 때도 떠오르고요.



재활용 그물망 속에 있는 다양한 재활용품들을 보면서 우리 지구도 생각났습니다. 하나의 동그란 행성에 저렇게 다양한 나라, 민족,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는 것같았소요. 함께 어우러져 사는 시간이니 잘 어우러져 살도록 노력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각자 모양이 다른 저 물품들을 뭉쳐서 새로운 물건으로 재탄생되듯이 우리도 각자의 모습을 인정하고 서로 잘 어우러져서 더 나은 모습들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해봤습니다. 그런 생각들을 해보게 해 준 '재활용 그물망'이었습니다.




#4. 직관적으로..

퇴근길 몸을 웅크리고 걸어가다가 그만 길을 멈춘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직관성에 혀를 내둘렀습니다.

'붕어빵' 파는 곳임을 단박에 알게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붕어빵을 파시는 상인분의 아이디어!! 마음의 엄지척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지하철입구와 매점앞을 서성이며 망설일거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5. 프라이팬과 참기름..

점심을 먹고 지나가다가 얼른 한 컷 찍었습니다.

프라이팬과 참기름병.. 생각이 많아지는 풍경이었습니다.



대학생활 자취할 때 여차하면 냉장고에 유일하게 남은 김치와 쌀밥을 넣고 비비다가 참기름을 잔뜩 두르고 빨리 먹고 수업을 올라갔던 생각들이 납니다. 그당시는 무엇을 먹고 무엇을 하던 그저 재밌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프라이팬이 결혼생활이고, 참기름은 남편과 아내가 할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노력의 양에 따라 프라이팬에서 고소한 음식이 나올지 예상밖의 음식이 나올지 결정되기도 합니다. 과해도 안되고 모자라도 안됩니다.



웍이 잔뜩 그을린 것으로 보아 이제는 퇴역대상인가 봅니다. 얼마나 많은 깨소금을 뿌리고 참기름병의 기름을 얼마나 둘렀을까라고 생각하면서 연륜과 노하우가 쌓인 실버세대를 떠올리며 다시 걸었습니다.







길을 오래 걸을수록 보이는 '깨알'들은 많아집니다. 여전히 재밌기도 하고요. 그런 것을 느끼고 생각할 수 있음에 무한 감사를 느끼고 있습니다.



여력이 되면 작업실을 만들어서 다양한 창작을 해보고 싶기도 합니다. 다양한 분리배출물품을 가지고 걸으면서 느꼈던 감정들을 표현한 '아트웨어'를 만들고 싶습니다.저는 실용 옷보다 아트웨어가 더 좋습니다.


가정을 풍족하게 만들어줄 돈을 벌어주지 못해서 실제로 작업실을 얻을 엄두는 내지 못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돈을 버는 것이 아닌 '아트웨어'를 만든다며 아이들 앞에서 미싱을 붙잡고 작업하는 모습을 보여줄 용기가 아직은 없습니다. 그러고보니 치수재기, 패턴그리기,가봉, 봉제, 미싱질 다 까먹었네요.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이번에도 함께 '깨알'을 나눌 수 있음에 미리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늘 한결같이 '라이킷'을 눌러주시며, 격려해 주시는 '진짜 작가'님들께 늘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한 번 더 드리고 싶습니다. 누르는 그 손길도 마음을 주셨기에 가능한 일이니까요.



깨알 프로젝트 #30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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