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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고 적어보는.. 사람

열정의 산티아고 순례길

까미노는 각본 없는 드라마다.
순간순간을 생각하면 모두가 은총이고 축복의 시간이었다. 내디딘 발자국 점들이 모여 거리가 되고 멋진 순례의 과정이 되었다. 살아가면서 소중하고 행복했던 시간을 기억하며, 기쁘고 풍성한 삶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 작가의 에필로그 중에서..


정말 우연히 "부부가 함께 걸었던 38일의 소중한 여정"의 책을 읽어 볼 기회를 얻었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소피아와 미카엘. 책표지 사진 덕분에 이미 저도 산티아고 그들 뒤에 서 있었습니다. 책 속에는 산티아고 순례길의 준비부터 매일 걸으면서 느낀 감정, 자연을 향한 경탄, 고민과 깨달음이 '정말 솔직하게' 적혀 있었습니다. 계획과 달리 일어나는 돌발상황과 오해에 따른 부부간의 대화, 작가의 깨달음과 반성이 섞인 깊은 독백들이 내 일처럼 몰입하며 읽게 해줍니다. 여정시작의 설렘과 마지막 산티아고 도착의 환희로 가득 찬 글을 통해 35일간 여행하는 느낌이었고 공감한 것들을 나눠 보고 싶습니다.  



Day 05 페르돈, 용서의 언덕을 향하다.


서로의 의견이 맞지 않아 미카엘과 다툼을 하고 나서~~ "왜 이곳까지 와서 싸우고 미워하게 되는 걸까? 사실 힘들다 보니 별거 아닌 일로 짜증을 내서 미안한 마음도 있다. 말은 하지 못하고 괜히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 여정을 함께 하는 동행 미카엘과 작은 의견차이로 다투고 나서 잠시 돌아보고 미안함을 느끼고 후회하고 '배우자와 함께 하고 있음에 감사'했다~~ 그런 상황이 아이너리하게도 '용서의 언덕'을 향하게 되는 것은 '힘들어 겪는 갈등을 서로 용서하고 이해하며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까미노로 향하라는 배려가 아닐까?'



작가의 깨달음을 읽으면서 가족 여행이나 짧은 여정때마다 저는 아내에게 수시로 제가 느낀 것들에 대해 감정적으로 표현하곤 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아내는 여정을 위해 남편과의 불협화음도 일단 참아주면서 마무리하곤 했습니다. 똑같은 상황으로 아내와 인생여정을 함께 걷고 있는 것일텐대.. 작가의 독백에 빗대어 아내와 함께 살아가고 있음에 감사하고 함께 하는 인생여정 속에서 서로 용서하고 이해하며 좀 더 행복한 날들을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라고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Day 14 광활한 메세타 고원을 걷다가,  문득


메세타 고원의 장대함은 걸어도 걸어도 들판과 파란 하늘만 보인다.

"무슨 맥주를 그렇게 많이 마셔! 그리고 뭔 말이 그렇게 많은 거야"

"여기까지 와서 당신 잔소리를 들어야겠어?"

오늘 같은 날은 그냥 놔두면 좋을 텐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 좀 과하긴 해도 이 정도는 이해해 주길 바랐다. 가장 힘들다는 메세타 고원을 걸어오지 않았던가? 잠시 후에 후회했다. 서로 어긋나서 다투는 모습을 누가 봐도 좋은 모습은 아니기 때문이다.



읽으면서 모임에 아내와 동행할 때마다 제가 했던 행동들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늘 아내가 하지 못할 말을 미리 단속했고요. 제 시선에서 아내에게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은 것도 지적했습니다. 분위기가 한껏 무르익었을때, 가끔 아내가 예상 못한 말을 하거나 좋은 분위기를 한껏 즐길 때면 눈치를 주고 화를 내곤 했습니다. 그동안 상황마다 아내의 속마음을 헤아려주지 않고 제 기준에서 원치 않은 것을 대놓고 표현하며 아내의 기분을 망쳤던 것도 반성했습니다. 작가님처럼 늘 먼저 화해를 요청해 주던 아내의 넓고 깊은 사랑도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되는 구절이었습니다.





Day 22 신부님, "멈추세요. 그래야 보여요."


베네딕트 수도원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신부님께서는 다짜고짜 우리에게


"아~~ 어디를 그렇게 가십니까?"

"거기를 왜 가는대요?"


"멈추세요.

그래야 보여요. 무작정 가는 것보다 알고 가세요."

하면서 몸과 마음, 영혼은 쉼과 휴식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다. 내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계획에 없던 멈춤과 쉼을 통해서 잠시 순례자의 마음가짐을 새롭게 갖게 되어 참으로 감사하고 행복하다.



이 부분을 읽으며 잠시 책을 내려놓았습니다. 제 머리에 '잠시 멈춤'이라는 시그널을 넣어보았습니다. 어떻게 '동행중인' 아내를 만났고 어떻게 세 자녀와 살고 있으며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가? 에 대해 스스로에게 화두를 던져 보았습니다. 왜 가정회복을 목표로 삼았으며 지금 나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서도 잠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어 참 좋았습니다.    



웃고 울고 반성하며 읽다 보니 어느새 에필로그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습니다. 그 여정 속에 다양한 유명 장소, 촬영지, 괜찮은 알베르게와 동행, 맥주, 라면 수프, bar, 동키 등등의 수많은 키워드를 통해 산티아고 순례길에서의 희로애락을 깊숙하게 즐겨볼 수 있었습니다.  



산티아고 대성당 앞에서 환하게 웃는 작가의 사진을 보면서 여정의 느낄즈음, 작가의 여정이 끝나는 것이 마치 저의 여행이 끝난 것 같은 착각이 들어서 가슴 한구석이 허전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열정의 산티아고 순례길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작가의 마지막 제안은 그런 저의 가슴속 심장을 다시 쿵쾅거리게 했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떠날 준비를 지금! 당장! 해야 할 것 같은 열정이 싹트게 했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만나는 뜨겁고 뜨거운 태양의 숨결을 제 심장에 고스란히 넣어주는 말같이 느껴졌습니다. 가보고 싶다는 꿈이 '나도 가야겠다!'로 바뀌는 순간이었습니다.  





책을 몰입해서 읽었더니 여행 후유증이 며칠 갔습니다. 진짜 여행을 다녀온거같고 신미영 작가님 부부와 함께 도란도란 얘기하며 걸었던 느낌입니다.


 

책을 읽는 동안 함께 희로애락을 느끼고 정말 '가야겠다!'라는 열정을 심장에 넣어준 이 책은 제가 구독하고 있는 브런치 작가 신미영(소피아)님이 부크크 출판사를 통해 출간하신 책입니다. 이 책이 출간될 즈음에 작가님이 출간이벤트를 진행하셨고요. 마침 제가 이동하면서 브런치 작가님들의 글을 읽고 있어서 얼른 지원한 덕분에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동중에 급히 지원했고 주소를 잘못 보내드리면서 한참의 헤프닝도 있었습니다.  그런 해프닝도 너그러이 받아주시는 작가님의 넓은 마음에도 감사드렸습니다.



책을 받아 들고 첫 페이지에 '~~ 꼭 함께 다녀오시길 바랍니다.'라는 작가님의 친필 메모에 진심으로 감사드렸습니다. 저의 아이들과도 책을 함께 볼 계획이라고도 말씀드렸더니 적어주셨고요. 아이들의 가슴에도 가고 싶은 열정을 넣어주는 귀한 글이었습니다.  

 


이벤트에 응모한 이유는 공짜 책보다 '아는 작가님과 대화하면서 받은 책'이라는 스토리가 있는 책을 아이들과 읽고 싶었습니다. 책을 읽고 아이들과 '산티아고 순례길'을 진짜 가고 싶고요. 아이들에게 책이 도착한 날,  '아빠가 아는 작가님으로부터 산티아고 순례길 책을 받았다. 함께 읽고 진짜로 가자!'라고 했습니다.



작가님이 보내주신 책과 별도로 애초에 추가주문을 했습니다. 책이 도착하기도 전에 장인장모님께 "제가 아는 작가분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와서 책을 출간했고요. 제가 별도로 구매해서 갖다 드릴게요. 읽어보세요.'라고 자랑스럽게 말씀드렸습니다. 물론 책이 도착하자마자 얼른 갖다 드렸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여전히 마음에 남아있는 글귀는  


'끝없이 펼쳐지는 평원과 하늘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활짝 열린다. 이국땅에서 남편과 걱정 없이 함께 할 수 있는 지금이 참으로 감사하고 행복하다.'

'출간되도록 세심한 조언과 책 편집을 이끌어 준 사랑하는 남편'

산티아고 순례길의 험난한 여정의 다양한 감동과 서사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하시고 출간까지 함께 하신 남편에게 감사하시는 작가님의 글을 통해 저는 다시 한번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 아내가 무엇을 하든지 이해하고 지지하고 함께 하는 좋은 남편이 되자!'


이런 깨달음과 다짐을 다시 해보게 해주신 신미영 작가님!!

산티아고 순례길을 직접 걷고 있는 것처럼 몰입하면서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이들과 정말 '걸으러 갈 비전'을 세울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요즘은 남편분과 차박을 시작하셨던 데 차박을 하시면서 다니시는 여정에 대한 책이 나올 것만 같아서 미리 기대해 봅니다.



열정의 산티아고 순례길

가고 싶어 집니다.


바람 없이 연 날리는 남자 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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