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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준 David Kim Oct 20. 2023

[도성한담]  SIN CITY  Ep2

2편 : 역사의 징검다리 Santa Fe, NM  1610 ~ 1829

라스 베가스라는 이름은 스페인말로 ‘초원’ (The Meadow)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라스 베가스가 라스 베가스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은 언젠가 스페인어를 하는 사람들이 이곳에 들려 주위를 보고 느끼면서 ‘초원’ 또는 ‘비옥한 땅’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 말이 됩니다.  이곳을 방문한 스페인어를 하는 사람들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멕시코 정부가 캘리포니아와의 교역을 목표로 1829년  60명의  상인들로 구성한 교역대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은 신흥도시 로스 앤젤레스를 목표지로 삼고 뉴 멕시코의 Santa Fe를 출발했습니다.  이들이 힘들여 일구어 논 교역로를 후대는 ‘Old Spanish Trail’이라고 부릅니다. 


[지성]  라스 베가스 일대가 사막이었다며 왠 ‘초원’이어요?  

[해월]  전편에서 간단히 살펴봤지만 당시 라스 베가스 지역에는 지하수가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었고, 이 물이 샘물이 되어 밖으로 흘러나오는 바람에 넓은 지역에 늪지대가 형성되면서 식물이 자랐던 거야.


[지성]  이 지역에 처음 온 사람들이 보기에 ‘초원’이라 부를 만큼 수풀이 우거졌었나 보지요?

[해월]  최소한 1800년대 중반까지는 그랬겠지.  이번에는 그들 교역대가 구성되었을 당시 뉴멕시코주의 수도 ‘Santa Fe’가 지니고 있었던 역사적 가치를 잠깐 둘러보기로 하자.  당시의 산타 페는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던 곳이었어.


[지성]  산타 페하면  현대차에서 나오는 SUV 이름하고 같은 거 아녜요?

[해월]  하하!  빨리도 느끼네!  그래 맞아!  그 산타 페라는 이름을 가진 도시 및 마을은 세계 20개국에 걸쳐 137곳이나 있다고 하지. 


[지성]  와!  오늘은 한국의 자랑스러운 자동차이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름의 도시 공부를 하겠네요!

[해월]  지금은 그리 거창한 도시는 아니지만 최소한 17세기에는 미국의 동부, 서부 그리고 멕시코 남부를 포함하는 교역의 중심지 역할을 톡톡히 했지.

  

[지성]  산타 페가 현재의 뉴 멕시코 주에 있으니까 그럼 혹시 멕시코와 관련이 있을 수도 있겠네요?

[해월]  허!  지성이 눈치도 7단 정도로 발전했구나!  좋아!  산타 페가 옛 뉴 멕시코 주의 수도로 선정된 것이 1610년이니까 그 당시 주인은 당연히 멕시코를 식민지로 둔 스페인이었지.  1518년 스페인의 탐험가 ‘Hernan Cortez’가  남미에 도착해 Aztec 문명의 나라 Tenochtitlan (멕시코의 옛 이름)을 점령한 것이 1521년.  수도의 이름도 ‘Cuidad de Mexico’ (Mexico City)로 바꾼 이들이 북쪽으로 탐험을 계속하던 중 엄청난 양의 은맥을 발견하지.  수레에 넘쳐나는 은을 가져다 녹여서 도장을 찍은 뒤 스페인으로 날랐어.


[지성]  스페인이 식민지 강국이 되었던데는 다 이유가 있군요!

[해월]  16세기 세계를 주름잡았던 나라였잖아.  아직도 그 영향은 대단해!  전 세계 인구 중 근 10%에 달하는 7억여 명이 스페인말을 하도록 만든 나라잖아!  1500년대 중반 들어 그들이 정복한 멕시코 땅에 ‘New Spain’이란 나라를 세운 스페인 국왕 Philip 2세는 또 다른 정복자(탐험가) ‘Juan de Onate’에게  북쪽으로 더 나아가 식민지를 확장할 것을 명령하지.  따라서 그는 사람과 소를 이끌고 현재의 뉴 멕시코를 향해 진군, 1598년에 El Paso에 도달했어. 그리고 계속해서 북진, 1603년 현 Santa Fe에 와서 그 일대를  뉴 스페인의 북부 식민지주 ‘Santa Fe de Nuevo Mexico’로 명명하게 돼.  그러면서 그 유명한 ‘El Camino Real’ 교역로를 완성하게 되지.  

El Camino Real de Tierra Adentro Trail courtesy by the National Park Service


[지성]  뉴 멕시코 식민지가 완성되었나 보네요?

[해월]  '뉴 스페인'이 만든 '뉴 멕시코' 주가 탄생했다는 말이야.  다음 총독으로 부임한 ‘Pedro de Peralta’가 Rio Grande 강의 지류면서 그런대로 비옥해 당시 원주민이었던 Tewa 족이 다수 거주했던 Santa Fe River 일대의 Santa Fe를   ‘La Villa Real de la Santa Fé de San Francisco de Asís’ (the Royal Town of the Holy Faith of Saint Francis of Assisi – 이태리 아시시에 위치한 성 프란시스교회의 뉴 멕시코 신성신앙마을이라는 뜻)라고 이름 짓고, 이곳을 1610년에는 Nuebo Mexico 주의 새 수도로 정했던 거야.  이 긴 이름은 아직도 산타 페시의 공식명으로 남아있어.  산타 페는 미국 내에서 가장 오래된 지방의 수도명이기도 하지.


[지성]  산타 페가 스페인치하의 주 수도였는데 그 후 계속해서 주 수도로 남아있는 거예요?

[해월]  그래!  ‘신성신앙’ (Holy Faith)이라는 뜻의 산타 페는 200년 후인 1810년 멕시코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고 이 지역을 새 헌법에서도 수도로 남도록 했어.  그러나 1836년 3월 2일 산타 페 동쪽에서 반란세력이 ‘Republic of Texas’라는 국가를 세우고 멕시코로부터 독립을 선언하면서 ‘Santa Fe Trail’을 포함한 이 일대를 점령한 적이 있어.  이 ‘텍사스공화국’은 10년 만에 미국으로 흡수되고 말지.  특히 그 후유증으로 1846년 멕시코는 미국과 전쟁을 시작하게 되고, 1848년 2월 2일에 ‘Treaty of Guadalupe Hidalgo’를 통해 종전하면서 완전히 미국정부가 접수한 땅이 되었어.  지금도 뉴 멕시코주의 수도로 남아있잖아.


[지성]  ‘Republic of Texas’라고 하셨어요?  텍사스는 미국의 주이잖아요?

[해월]  그렇지!  그 '텍사스공화국'도 재미있는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그건 다음에 알아보기로 하고, 여기서는 산타 페가 지니고 있는 역사적 의미의 한 장인 ‘Santa Fe Trail’에 대해 알아보자.  그리고 산타 페와 멕시코가 연결된 ‘El Camino Real Trail’ 그리고 라스 베가스와 관련된 ‘Old Spanish Trail‘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이 세 가지 중요한 교역로가 모두 산타 페를 향해서 존재하니까.


[지성]  산타 페가 예전에는 각광받는 교역의 중심지였군요?

[해월]  맞아!  당시 산타 페는 뉴 스페인의 수도인 ‘Mexico City’로부터 북방교역로인 ‘El Camino Real de Tierra Adentro Trail’의 종착점이었고, 미국 동부 미조리주 Franklin에서 출발하는 서부교역로 ‘Santa Fe Trail’의 종착점이면서, 새로 독립한 멕시코정부의 서부개척로인  ‘Old Spanish Trail’의  출발점인 셈이지. 

 

[지성]  와!  옛 중국의 서부교역로인 ‘실크로드’ 느낌이 드는데요?

[해월]  그래?  중국의 劉邦(유방)이 건립한 ‘한제국’이 2세기초 서부교역을 확대하면서 시작된 ‘Silk Road’는 약 4,000 마일의 동∙서양 교역로였지.   그보단 훨씬 늦게 형성되긴 했어도 이들 교역로는 나름대로 의미가 깊어.  첫째로 살펴볼 El Camino Real 교역로는 현 Texas 주의 El Paso 시에서 뉴멕시코주의 San Juan Pueblo시까지 연결되는 404마일의 교역로였어.  오래전부터 멕시코와 북미남부에 살고 있던 지역원주민들 간의 교역로였고, 뉴 스페인을 건설한 스페인문화와 미국 동부에 진출한 유럽인들의 문화가 만나는 곳이었지. Nuebo Mexico 주의 첫 수도였던 San Juan Pueblo는 산타 페인근의 옛 도시야.  뉴 스페인의 수도 Mexico City에서 약 1000 마일 길이의 역사적 교역로 종점이었던 El Paso를 지나 계속 연결되는 이 교역로를 통해 1598년부터 1885년에 이르는 300년 동안 유럽인들의 탐험과 정복, 식민지화, 정착, 종교개종, 군부대 주둔 등과 같은 수많은 민족과 역사가 교차되었고 진행되었지. 


[지성]  멕시코를 정복한 스페인 탐험가들이 이곳을 지나면서 원주민과 마주쳤겠네요.

[해월]  뉴 멕시코 지역에 살던 Pecos Indian들이 1500년대 이곳을 찾았던 낯선 이방인들을 도와 길 안내도 해주었다고 해.  서로의 관계가 미국본토를 정복했던 영국인들과의 관계처럼 좋았다 나빴다 했지.  이 역사적 교역로 초입인 El Paso에는 ‘Keystone Heritage Park’가 조성되어 있고, Santa Fe 인근에는 ‘Pecos National Historical Park’가 건립되어 당시 문화 및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게 했어.


[지성]  그럼 ‘Santa Fe Trail’에는 어떤 역사가 들어있어요?

[해월]  ‘Santa Fe Trail’은 미국 동부가 서부를 만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교역로야.   1821년 스페인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한 멕시코가 미국인들과 교역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형성된 1,200 마일의 교역로지.  미조리주의 Franklin에서 출발해서 Colorado, Kansas, Oklahoma, 그리고 New Mexico 등 5개 주를 통하여 상인들과 군인들 그리고 서부이주민들이 이용한 이 교역로는 산세와 날씨변화에 따라 여러 갈래로 나뉘기는 했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한 당시의 중요한 교역로지.

Santa Fe Trail courtesy by the National Park Service


[지성]  1800년대라면 아직 서부개척이 끝나지 않았을 때네요.

[해월]  끝나기는커녕 이제 시작단계였지.   미국인, 아메리칸 인디언들, 영국인들, 남미인, 그리고 아프리카 흑인 등 모든 사람들이 역동적으로 움직였던 시기였고 이들이 서로 교차하면서 이동했을 때 사용하던 길이기도 해.  1987년에 미국의 ‘National Historic Trail’로 선정된 이 'Santa Fe Trail'을 통해 당시 상인들은 모직물, 면직물, 실크, 리넨류, 그릇류, 위스키, 샴페인, 머리빗, 스푼, 포크, 시계, 잡화, 철물, 칼날 및 보석류 등 생활용품을 마차에 싣고 발걸음도 가볍게 다녔을 거야.  1800년대 초 국제교역로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어.


[지성]  산타 페로 모여들어 장을 펼쳤던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해월]  한국의 지방 마을에 섰던 마을장터의 모습을 그리면 그와 비슷한 모습이 연출되었을 거야.  출현한 사람들이 다를 뿐이지.  이 교역로가 역할을 마감하는 역사적 사건이 1880년 벌어지게 돼.  이곳 산타 페에 철로가 연결되면서 수십 년간 미국 동부와 서부를 연결해 주었던 교역로를 대체하게 된 거야.  발전적 종지부라고나 할까?


[지성]  그랬군요!  선생님, 그럼 ‘Old Spanish Trail’은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어요?

[해월]  산타 페와 연결된 역사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Old Spanish Trail’ 역사지.  라스 베가스와도 직결되는 교역로였으니까.  이 얘기는 다음 편에서 계속하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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