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
"파스타는 서양 라면일 뿐이다!"
1년 전 강원도로 발령이 나고 기러기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말은 제주도
사람은 서울
서울에서 배움을 이어가고 있는 초등학생들과 함께 올 수는 없었기에
기꺼이 기러기 대열에 합류했는데 가장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대체 뭘 먹고살아야 하지?"
당시 아직 남아있는 역전세의 여파로 절약 챌린지를 하고 있었기에 매일 저녁을 사 먹는 건 너무도 사치스러웠습니다.
뭘 먹을까.. 뭘 먹지..
햇반에 참치?(이건 너무 짜잖아)
라면?(이건 몸이 망가지잖아)
햇반에 반찬?(햇반은 질리잖아)
매일 저녁 간장계란 비빔밥?(콜레스테롤 감당이 안되잖아)
그러다가 불현듯 어디선가 들었던 문장이 떠올랐습니다.
"파스타는 서양라면일뿐이다"
아하!!!
서양 라면인 파스타를 만들면 어떨까?
그 순간 여기저기서 주워 들었던
파스타의 장점이 머릿속을 순식간에 스쳐갔습니다.
이태리에서는 집밥인 파스타
사실은 건강식이라는 파스타
그중에서도 알리오(마늘) 올리오(올리브) 파스타는 건강식 중의 건강식이었습니다.
파스타면의 풍부한 단백질 함량(22g 실화?)
건강식재료의 정점에 서있는 마늘(얼마나 마늘이 많이 들어가면 이름 자체가 마늘?)
신이 내린 선물이라는 올리브유(그냥 먹어도 맛있는 거 아시는지?)
서양 라면인 파스타의 간편함(두려워 말고 해 보면 라면에 불과)
그리고 가장 매력적인 식단가(1인분 2천 원 언더)
이런 생각이 미치자 갑자기 "단군신화"까지
상상의 날개가 펼쳐지기 시작했습니다.
곰이 100일 동안 쑥과 "마늘"만 먹고 사람이 되었다면
나도 강원도에 있는 동안 마늘(알리오 올리오)만 먹는다면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저는 발령 첫날 저녁으로 알리오 올리오를 준비합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다진 마늘 2kg을 사고(지금 생각해 봐도 어처구니가 없..)
이런저런 식재료를 사는데 마지막 아이템을 사려면 다이소에 가야 했습니다.
여름에 걸맞게 비가 내리는 날씨.. 이삿짐을 정리하다 보니 어느덧 저녁 8시..
너무도 피곤해서 쓰러질 것 같은데 굳이 굳이 오늘 꼭 알리오 올리오를 해 먹어야 하는 걸까?
그리고 이미 타협해 버린 저에게 들려온 내면의 깊은 목소리
"이건 단순한 파스타가 아니라 성공의 열쇠다"
그렇게 타협의 유혹을 이기고 간신히 알리오 올리오를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러부터 1년.. 특별한 일이 없다면 저녁은 무조건 알리오 올리오를 먹었고
그렇게 소진(?)한 올리브유는 무려 4병을 넘어섰습니다. (뭔가 마신 술병 모아놓은 느낌..)
그렇다면 1년이 지난 지금 저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정말로 (괜찮은) 사람이 되었을까요?
막연한 시작은 때대로 선명한 결과를 선물해 주고 저에게 알리오 올리오도 그와 같았습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 하면 된다는 확신"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알리오 올리오를 만납니다.
막연하게 떠오른 하나의 생각
"ㅇㅇ를 해보면 어떨까?"
그 생각의 첫날에 그 생각을 붙잡는다면
우리 또한 또 다른 신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곳 떠나게 될 강원도의 동료들이
알리오 올리오를 볼 때면 저를 기억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저 또한 기억할 겁니다.
알리오 올리오의 달인이 되었던
강원도에서의 추억을
감자가 아니라 마늘과 올리브유를 마시며
백옥 같은 피부가 되었던(응?) 강원도의 추억을 말입니다.
/The End/
(입금 후 계속)
By 이상적현실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