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허두영 Mar 03. 2021

걸으면 해결된다

데일리 루틴 프로젝트 027] 산책 루틴

나에게 산책은 직장생활이 남긴 대표적인 흔적이다. 점심 식사 후에는 물론이고 스트레스를 받거나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면 회사 주변을 걸었다. 그래서 골목골목 샛길까지 샅샅이 꿰고 있었다. 산책은 단순한 취미 그 이상이었던 것 같다. 직장생활을 그만둔 후 지금까지도 마치 방송편성표와도 같은 하루 루틴에서 산책은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틈만 나면 동네 주변을 산책하고 웬만한 거리는 걸어서 이동한다. 특히 점심 식사 후 20~30분간의 산책은 빼놓지 않고 실천하는 핵심 루틴의 하나다.

https://www.chasejarvis.com/blog/meeting-steve-jobs-chase-jarvis/

많은 기업의 리더들이 산책하면서 하는 회의를 즐긴다. 일명 ‘산책 회의’라고 한다. 마크 저커버그는 중요한 인재 영입 시 본사 팔로알토 인근 숲길을 걸으며 면접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최고 디자인 책임자 CDO였던 조너선 아이브와 산책하면서 1급 기밀에 해당하는 디자인 아이디어를 나눴다고 한다.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는 매일 걸어서 출근하는 시간이 가장 값진 투자라고 한다. 그는 회사까지 약 8km 거리를 1시간 15분씩 걷는다. 이외에도 링크드인의 제프 와이어,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론슨,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등 많은 CEO가 산책을 즐긴다. 산책은 세계적인 부자들이 공통으로 꼽는 생활 루틴이기도 하다. 

https://twistedsifter.com/2014/04/daily-routines-of-famous-artists-and-scholars/beethoven-daily-rout

산책 루틴을 실천한 인물은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베토벤은 점심을 마친 후 오후 시간 대부분을 산책에 할애했는데, 악상이 떠오르면 기록하려고 항상 펜과 오선지 두 장을 주머니에 넣고 산책을 했다. 그는 악상을 떠올리기 위해 산책을 했다고 보는 게 맞다. 비슷한 사례로 디킨스는 매일 오후 2시에 책상을 떠나 런던이나 시골의 거리를 3시간 동안 걸었다. 이 산책은 그의 소설을 검토하기 위한 방편이기도 했다. 또 밀턴은 오후에 자신의 정원에서 서너 시간 동안이나 산책을 했다. 이외에도 소크라테스, 데카르트, 니체 등 산책을 루틴으로 실천한 사람들이 많다.

https://twistedsifter.com/2014/04/daily-routines-of-famous-artists-and-scholars/charles-dickens-dail

왜 많은 사람이 그렇게 산책에 빠지는 것일까? 이유는 명확하다. 그 효과를 몸소 체험했기 때문이다. 산책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다양하다. 몇 가지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산책만으로 창의력이 높아진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에 따르면, 앉아 있을 때에 비해 걷고 있을 때 창의적인 결과물이 평균 60%나 늘어났다. 걸을 때는 두뇌가 자유로운 아이디어의 흐름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점심 식사 후뿐 아니라 문제가 잘 풀리지 않거나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면 언제든 일하는 공간을 벗어나 걸어야 한다.

둘째, 정서적 균형 유지와 스트레스 완화를 돕는다. 여러 논문에 따르면 산책은 사람이 행복을 느끼는 순간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을 나오게 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수치를 떨어뜨리는 기능을 한다. 스트레스 호르몬은 체중 증가, 기억력 감퇴, 고혈압 등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되는 만큼 관리가 필요하다. 애리조나대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10분 동안 걷는 것만으로도 혈압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었다. 

셋째, 적절한 햇볕 쬐기가 보약보다 낫다. 햇볕을 쬐면서 만들어진 비타민D는 체내의 칼슘과 인을 흡수해 혈액 속에 보관해서 뼈를 튼튼하게 만든다. 걷기 40분은 뛰기를 25분 한 것과 유사한 열량 소모 효과가 있어서 운동으로도 손색이 없다.

넷째, 비만·당뇨·우울증·암·치매 등의 위험이 낮아진다. 많은 연구에서 매일 30분간 무리하지 않고 걷는 습관을 유지하면 비만·당뇨·우울증 발생 위험을 현저히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암 발병위험도 급격히 낮아지며, 고관절 골절 위험은 40%나 낮아질 뿐만 아니라 관절염 예방률도 50%나 높다. 또 걸으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뇌에 산소와 영양분이 잘 공급되기 때문에 치매에도 효과적이다.

다섯째, 건강해지고 수명이 늘어난다. 미국 테네시 주립대 연구에서는 매일 산책하는 여성이 그러지 않는 여성보다 체지방이 적었고, 산책으로 인해 삶의 질이 향상되었으며 몸의 독소가 더 적었다고 발표했다. 미시간 약대에서는 50~60세 사람들이 꾸준한 산책을 통해서 다음 8년 안에 죽을 확률을 35%까지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어떤가? 이 정도면 산책은 만병통치약 수준이라 할 만하다. 무슨 운동을 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다면 지금 바로 산책을 해보라. 산책은 당신에게 기대 이상으로 많은 선물을 할 것이다. 바쁜 일과 때문에 운동할 시간이 도무지 나지 않는가? 산책을 운동으로 승화할 수 있는 어렵지 않은 방법이 있다. 배우 하정우가 밝힌 그의 걷기 비결을 참고해 실천한다면 누구나 산책으로 운동 못지않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발 디딜 수 있는 공간만 있다면 걸어서 이동하기, 그러니까 차는 물론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무빙워크 등은 가급적 타지 않는다. 걸음 수를 일상에서 알뜰살뜰 모아야 한다. 이동할 때 지키는 이 작은 원칙이 내가 하루에 3만 보를 걷는 결정적인 비결이다. 나는 바퀴 달린 것이나 내 몸을 자동으로 옮겨놓는 탈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웬만한 거리는 내 다리로 뚜벅뚜벅 걸어 다니는 게 좋다. 굳이 운동 시간을 따로 내지 않더라도 이렇게 두 다리로 이동하는 것만으로도 하루 걸음 수를 뿌듯하게 채울 수 있다. 

산책의 효과를 높이려면 걷는 방법도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양발 끝을 11자로 하고 양쪽 무릎 옆을 살짝 스치며 걸어야 한다. 걸을 때는 발뒤꿈치부터 발이 지면에 닿게 하고 발바닥 전체를 디딘 후 앞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도록 자연스럽게 걷는 것이 좋다. 눈은 10~15m 정도 앞을 향하고 어깨는 약간 뒤로 젖히듯 바로 펴고 걸어야 한다. 호흡은 한 번 마시고 두 번 뱉는 방법으로 하면 좋다. 식사 후 나른한가? 마음이 답답한가? 그렇다면 당장 밖으로 나가 산책을 해보라. 산책이 별건가. 몇 걸음만 걸어도 산책이다.


걸으면 해결된다.
―디오게네스, 그리스 철학자


허두영 컨설턴트(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e-mail: davidstoneheo@gmail.com


위 내용은 <나는 오늘만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데일리 루틴>의 일부 내용을 발췌, 재구성한 것입니다.



알라딘 https://is.gd/tFHtbV

예스24 https://is.gd/0rH22h

교보문고 https://is.gd/ehuPtq




허 두영(작가, 강연자, 컨설턴트, 컬럼니스트)


(주)엑스퍼트컨설팅, (주)IGM세계경영연구원 등 인재개발(HRD) 전문 컨설팅 기관에서 컨설턴트와 교수로 일하면서 100여 건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교육 프로그램 개발 공로로 경기도지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2017년에 독립해서 (주)지스퀘어스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지금은 (주)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요즘것들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성균관대에서 행정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는 글 쓰고 강의하며 컨설팅하는 것을 주업으로 하고 있다. 세대소통 컨설턴트이자 저자로서 [KBS 스페셜]의 ‘어른들은 모르는 Z세대의 삶’, 국회방송 [TV 도서관에 가다], KCTV 제주방송 [JDC 글로벌 아카데미], 경인방송 [사람과 책], 아리랑TV [아리랑 프라임] 등에 출연했다.


저서로는 『요즘 것들』(2018), 『첫 출근하는 딸에게』(2019), 『세대 공존의 기술』(2019), 『나는 오늘만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데일리 루틴』(2021), 이 있다.

이메일: davidstoneheo@gmail.com

홈페이지: https://www.davidstoneconsulting.com

블로그: http://blog.naver.com/davidstoneheo 

브런치: http://brunch.co.kr/@davidstoneheo


#데일리루틴 #루틴 #습관 #자기계발 #성공 #작심삼일 #완벽한하루 #하루루틴 #최고의하루 #집콕


매거진의 이전글 죽은 시간을 심폐 소생하는 이동 시간 루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