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것들 008] 요즘 것들의 퇴사를 부르는 꼰대 상사
요즘 것들을 잡는 것은 '꼰대 상사'다!
“요즘 것들을 힘들게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필자는 요즘 것들과 면담을 꽤 한 편이다. 생각해보면 그들이 면담요청을 한 가장 대표적인 이유는 바로 적응 안 되는 꼰대 상사 때문이었다. 그들은 꼰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난감해했다. 꼰대 때문에 상담을 요청한 요즘 것들은 대부분 부모님처럼 진솔하게 소통할 파트너를 원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실제 한 설문조사에서 꼰대 때문에 퇴사 욕구가 생긴 적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88%나 됐다. “요즘 것들을 잡는 것은 꼰대 상사다”라는 생각마저 든다.
꼰대 때문에 상담을 요청한
요즘 것들은 대부분
부모님처럼 진솔하게
소통할 파트너를 원한다
한 취업포털에서 ‘꼰대’를 주제로 한 설문조사*를 살펴보자.
*출처: 나, 혹시 꼰대? 아는 척·위해주는 척·있는 척… 꼰대 인증 ‘3척 세트’(조선일보, 2017.2.22)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2/21/2017022102028.html?rsMobile=false
“꼰대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에 ‘내 말대로만 하라며 우기는 스타일’ ‘까라면 까라는 식의 상명하복 사고방식’ ‘내가 해봐서 안다는 전지전능 스타일’ 등이라고 대답했다. 또 “가장 듣기 싫은 꼰대 어(語)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어딜 감히.’ ‘내가 다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지.’ ‘요즘 젊은 애들은 말이야.’ ‘내가 너만 했을 때는 말이야.’ ‘왕년에 말이지.’ 등이었다. 참 익숙한 레퍼토리가 아닌가? 꼰대에 시대를 초월한 공통점이 있나 싶기도 하다. “꼰대를 결정짓는 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대부분이 ‘인간성’이라고 답했다. 재미있는 것은 상사들은 91%가 “난 꼰대 아니다”라고 대답했지만 “사내에 꼰대가 있다”라고 대답한 비율은 90%가 넘었다는 점이다.
대개 직장에서 소통이 안 되는 것은 꼰대 같은 기성세대의 책임이다.
“팀장님, 잠깐 시간 되세요?”
옆 팀 밀레니얼 세대 여직원이 곧 눈물을 와락 쏟을 듯한 표정으로 와서는 대화를 청한다. 최근 조직 개편으로 다른 부서로 이동한 그녀는 새로 모시는 팀장과 자신이 너무 맞지 않는다고 했다. 이럴 때는 정말 난처하다. 팀장이 팀원을 바꿀 수는 있어도 팀원이 팀장을 바꿀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얘기를 들어보니 그 여자 팀원에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마음을 열고 팀원의 의견을 듣지 못하는 팀장의 문제가 더 커 보였다.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기성세대에게 소통의 책임을 물으며 이렇게 말했다.
“세대 간의 오해는 불가피하고 그것을 해소하는 것 또한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줄이려면 기성세대가 먼저 스스로 책망하고 반성해야 한다. 젊은 세대들은 죽을 때까지 젊은이의 정신을 지녀야 한다.”
직장에서 소통이 안 되는 것은
꼰대 같은 기성세대의 책임이다.
소통할 때 보통 메시지를 보내는 발신자는 인생 경험이 더 많은 기성세대인 경우가 많다. 대개 직장에서는 기성세대인 상관이 지시자다. 기성세대가 먼저 요즘 것들의 입장과 특징을 알아야 한다. 원활한 소통의 키는 발신자의 역할을 더 많이 수행하는 기성세대가 쥐고 있다. “대한민국에 어른이 없다.” 이렇게 한탄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사회적으로 롤 모델이 없다는 얘기이기도 하고, 나잇값 하는 어른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미 선진국에 들어선 대한민국이 명실공히 그 외형에 걸맞은 사고와 문화적 수준을 갖추었는가 자조 섞인 질문을 한다. 이 질문을 받아야 할 대상은 우선 기성세대이다. 젊은 세대들이 보기에 본받을 점보다는 그렇지 않은 점이 많지는 않은가?
기성세대가 먼저
요즘 것들의 입장과 특징을 알아야 한다.
원활한 소통의 키는
발신자의 역할을 더 많이 수행하는
기성세대가 쥐고 있다.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로부터 투명인간 취급을 받지 않으려면 이제는 뒷방 늙은이 같은 기득권과 고정관념을 과감히 벗어던질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너무 다른 젊은 세대에 애정을 가지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러려면 젊은 세대를 바라볼 때 이제껏 썼던 선글라스 대신 돋보기로 새로 바꿔 끼고 그들을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한다. 그들이 무엇을 갈망하고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는지 살펴야 한다. 그들은 기성세대가 만든 환경에서 그들의 손으로 키운 자식들이며 후배들이다.
젊은 세대를 바라볼 때
이제껏 썼던 선글라스 대신
돋보기로 새로 바꿔 끼고
그들을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한다.
그들이 무엇을 갈망하고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는지 살펴야 한다.
일본의 만화가 야마다 레이지가 쓴 《어른의 의무》를 우연히 접했다. 읽으면서 무릎을 몇 번 쳤다. 그 이유는 두 가지였다. 먼저 저자 스스로 전통 세대의 노인이면서도 깊이 있게 자성하고 성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어른으로서 기성세대들에게 던지는 메시지 한 마디 한 마디가 옳고 명확했다. 책에서 저자는 어른이 되는 데 필요한 세 가지를 당부한다. 불평하지 않는다. 잘난 척하지 않는다.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한다. 필자는 여기에 하나 더 덧붙이고 싶다. 요즘 것들을 이해하고 공감한다.
불평하지 않는다.
잘난 척하지 않는다.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한다.
그리고...
요즘 것들을 이해하고 공감한다.
요즘 것들은 기성세대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똑똑한 세대이다.
조직과 가정에서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면
대개는 기성세대의 이해와 아량이 부족한 탓이다.
과연 기성세대는 얼마나 요즘 것들을 이해하고 있을까?
요즘 것들은 기성세대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똑똑한 세대이다. 조직과 가정에서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면 대개는 기성세대의 이해와 아량이 부족한 탓이다. 꼰대와 어른의 차이를 가르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역지사지하는 ‘의사소통 역량’이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라는 시가 있다. 이렇게 바꿔보면 어떨까?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 요즘 것들도 그렇다
기성세대들이여,
온실 밖으로 내쫓겨 황량한 들판에서 외로이 칼바람 맞으면서 힘들어하며 아파하고 있을 요즘 것들, 그들을 따뜻한 봄바람 같은 인자한 시선으로 껴안아 주자! 역사상 부모보다 못사는 유일한 세대, 그들은 우리의 가족이요 우리나라의 미래다.
<요즘것들>(2018년 2월 출간) 저자 허두영(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e-mail: davidstoneheo@gmail.com
허 두영(작가, 강연자, 컨설턴트, 컬럼니스트)
(주)엑스퍼트컨설팅, (주)IGM세계경영연구원 등 인재개발(HRD) 전문 컨설팅 기관에서 컨설턴트와 교수로 일하면서 100여 건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교육 프로그램 개발 공로로 경기도지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2017년에 독립해서 (주)지스퀘어스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지금은 (주)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요즘것들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성균관대에서 행정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는 글 쓰고 강의하며 컨설팅하는 것을 주업으로 하고 있다. 세대소통 컨설턴트이자 저자로서 [KBS 스페셜]의 ‘어른들은 모르는 Z세대의 삶’, 국회방송 [TV 도서관에 가다], KCTV 제주방송 [JDC 글로벌 아카데미], 경인방송 [사람과 책], 아리랑TV [아리랑 프라임], 채널A뉴스 등에 출연했다.
저서로는 『요즘 것들』(2018), 『첫 출근하는 딸에게』(2019), 『세대 공존의 기술』(2019), 『나는 오늘만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데일리 루틴』(2021), 이 있다.
이메일: davidstoneheo@gmail.com
홈페이지: https://www.davidstoneconsulting.com
블로그: http://blog.naver.com/davidstoneheo
브런치: http://brunch.co.kr/@davidstoneheo
이 글은 2017년 11월 전기신문 '주간단상' 요즘 것들의 퇴사를 부르는 꼰대 상사라는 제목으로 연재된 기사를 보완한 것임을 밝힙니다.
☞기사원문을 보시려면: http://www.electimes.com/article.php?aid=1511307708150187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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