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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들은 모르는 요즘 것들의 속사정

[요즘것들 014] 부모보다 못 사는 첫 세대, 요즘것들

by 허두영

기성세대가 요즘 것들보다 힘들었다. 꼰대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 과연 그럴까?



밀레니얼세대인 요즘 것들의 부모세대인 베이비붐세대는 가난하지는 않으나 현금 없이 은퇴하는 첫 세대다. 최근 아웃도어 시장의 붐을 이끌었던 세대인 이들은 치열한 경쟁 가운데 성장한 세대이다.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 악다구니 삶을 통해 '성실'이라는 가치를 실천한 세대이기도 하다. 그 메아리로 태어난 요즘 것들은 '성실'이라는 부모세대의 가치를 최고로 여기며 성장했다. 착하고 성실하게 살면 반드시 성공할 것처럼 말이다.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하는 필자의 추억이 있다. 초등학교 3학년쯤이었던 것 같다. 몸살이 심해서 도저히 등교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어머니께서는 몸살에 걸린 자식을 등에 업고 몇 킬로미터나 되는 먼 거리를 걸어 학교로 가셨다. 그러고는 담임선생님께 인사하고 조퇴 처리한 뒤 다시 집으로 필자를 업고 집으로 돌아오셨다. 학창 시절 12년 개근은 어머니께서 물려주신 성실이라는 값진 유산이 맺은 결실이었다. 요즘 것들도 이와 마찬가지로 어려서부터 부모에게서 '성실'이라는 가치를 교육받았다.


어머니께서는 몸살에 걸린 자식을
등에 업고 몇 킬로미터나 되는
먼 거리를 걸어 학교로 가셨다.
요즘 것들도 이와 마찬가지로 어려서부터
부모에게서 '성실'이라는 가치를 교육받았다.


요즘것들은 그야말로 시키는 대로 성실하게 부모가 만들어놓은 세상에 길들었다. 호기심으로 가득한 학창 시절을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고문당했다. 자유롭게 누릴 수많은 시간을 학원, 과외, 야간자습, 선행학습 등으로 소비해야 했다. 그러나 이렇게 참아낸 요즘 것들이 맞이한 현실은 기성세대가 겪었던 것보다 훨씬 더 가혹하다. 사상 최악의 고용여건으로 취업은 하늘의 별 따기이고, 어렵사리 입사해도 산업화 시대에 머물러 있는 조직문화, 구조, 제도 때문에 힘들다. 시대가 바뀌었다. 요구되는 가치도 변했다. 이제 더 이상 기성세대가 신봉하던 종교와도 같던 '성실'이라는 가치만으로는 냉혹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호기심으로 가득한 학창 시절을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고문당했다.
자유롭게 누릴 수많은 시간을 학원, 과외,
야간자습, 선행학습 등으로 소비해야 했다.


요즘 것들이 살아나가야 할 삶의 토양은 더 각박해졌다. 성실이라는 씨앗만 뿌리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었던 과거와 너무 다르다. 때론 사막처럼 느껴지는 환경에서 요즘 것들은 뿌리를 내리기도 힘들다. 꽃을 피우기도 전에 시들어버리기 일쑤다. 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의 오명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다. 그 중 청년 자살률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2003년에서 2015년까지 12년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015년 자살 사망자만 만 3,513명으로 하루 44명꼴이다. 청소년층의 자살은 2016년 108명으로 2015년(93명)보다 16% 증가했다. 물질만능주의, 성공지상주의, 과도한 경쟁, 청년실업률 증가 등 사회구조적인 이유 때문이다. 20, 30대 사망원인 1위는 단연 자살이기도 하다. 정말 우울하기 그지없는 통계 아닌가?


'2016년 사망 원인 통계' *출처: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70923009016


*출처: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794287.html



요즘 것들이 처한 환경은 예전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들이 마음이 약하다고 치부할 일이 아니다. 각박한 토양은 조성한 사람은 다름 아닌 기성세대다. 또 요즘 것들을 낳고 키운 장본인도 기성세대다. 기성세대가 더 힘들었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요즘 것들을 정말 모르는 것이다. 요즘 것들을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따뜻한 마음으로 껴안을 필요가 있다. 진심으로 위로하고 격려해야 한다.


요즘 것들이 처한 환경은 예전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들이 마음이 약하다고 치부할 일이 아니다.
각박한 토양을 조성한 사람은
다름 아닌 기성세대다.
또 요즘 것들을 낳고
키운 장본인도 기성세대다.


부모보다 못 사는 첫 세대, 요즘 것들!


밀레니얼세대는 서구 역사상 처음으로
부모세대보다 나빠진 여건에서 살아가는 세대다


"밀레니얼세대는 서구 역사상 처음으로 부모세대보다 나빠진 여건에서 살아가는 세대다”
- <가디언> 지(2016년 3월)


“인류 역사상 이례적이었던 경제성장 시기(1870~1970)는 끝났다. 오늘날 미국 젊은이들은 부모세대보다 생활수준이 떨어지는 첫 번째 세대가 될 것이다"
- 로버트 고든(노스웨스턴대 석좌교수) -



영국 런던에서 발행되는 유력지 중 하나인 <가디언> 지는 2016년 3월 기사에서 밀레니얼세대를 “서구 역사상 처음으로 부모세대보다 나빠진 여건에서 살아가는 세대다”라고 규정했다. 노스웨스턴대 석좌교수인 로버트 고든은 “인류 역사상 이례적이었던 경제성장 시기(1870~1970)는 끝났다. 오늘날 미국 젊은이들은 부모세대보다 생활수준이 떨어지는 첫 번째 세대가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출처: http://www.fki.or.kr/fkiact/promotion/report/View.aspx?content_id=6f0f3c90-23ce-4324-8745-5c01d


우리나라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최근 50년 동안의 경제성장률을 세계 평균과 비교해보면 더 와 닿는다. 2000년까지 10%를 넘나들다가 지금은 세계 평균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요즘 것들은 기성세대들이 직장생활을 하며 누렸던 좋은 시절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X세대가 취업할 시기에 겪었던 IMF 때보다 더 어렵다. 통계청의 최근 조사도 이를 뒷받침한다. “자식 세대가 우리보다 잘 살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2006년보다 2배 이상 높아졌다.


도대체 원인이 무엇일까?


통제 불가능한 변수 등 다른 이유는 차치하고라도 필자가 중요하게 꼽는 이유는 다음의 세 가지다.


“자식 세대가 우리보다 잘 살 것 같은가?”
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2006년보다 2배 이상 높아졌다



첫째,

기성세대의 이기심이 문제다.


후손에게 환경오염, 양극화 그리고 지역, 남북, 세대 등 각종 갈등의 해결이라는 과제를 떠넘기고 있다. 부모세대에 해결해야 할 과제를 고스란히 자식 세대로 책임 전가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정년연장은 자식 세대의 일자리 창출과 상충(Trade off)하는 제도로써 밀레니얼세대에게 고스란히 부담으로 돌아갈 것이다.



둘째,

교육철학이 문제다.


교육을 가정이 아니라 학교나 학원에서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가정교육은 물론 공교육마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사교육에 의존하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를 탓할 것이 아니라 부모가 자녀교육 철학을 곧게 세우고 교육의 일차적 책임을 가정에서 져야 한다.



셋째,

단기적으로는 청년실업이 문제다.


20~29세 인구는 1994년 이후 줄곧 줄어들었으나 2014년부터 증가세로 전환되었다. 향후 5년간 매년 약 20만 명의 요즘 것들이 노동시장에 진입한다. 하지만 일자리는 급감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4차 산업혁명도 절대 달갑지만은 않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일자리는 더 줄어들지 않겠는가?


세대소통 컨설턴트 저자 허두영(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요즘 것들에 대한 다양하고 의미있는 내용을 저의 책 <요즘 것들>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요즘 것들을 이해 못하고 힘들게 하는 꼰대상사 책상에 몰래 올려놓으면 좋을 책!

요즘 것들과 함께 일하거나 소통하면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면 누구나 읽어볼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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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두영(작가, 강연자, 컨설턴트, 컬럼니스트)


(주)엑스퍼트컨설팅, (주)IGM세계경영연구원 등 인재개발(HRD) 전문 컨설팅 기관에서 컨설턴트와 교수로 일하면서 100여 건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교육 프로그램 개발 공로로 경기도지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2017년에 독립해서 (주)지스퀘어스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지금은 (주)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요즘것들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성균관대에서 행정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는 글 쓰고 강의하며 컨설팅하는 것을 주업으로 하고 있다. 세대소통 컨설턴트이자 저자로서 [KBS 스페셜]의 ‘어른들은 모르는 Z세대의 삶’, 국회방송 [TV 도서관에 가다], KCTV 제주방송 [JDC 글로벌 아카데미], 경인방송 [사람과 책], 아리랑TV [아리랑 프라임], 채널A뉴스 등에 출연했다.


저서로는 『요즘 것들』(2018), 『첫 출근하는 딸에게』(2019), 『세대 공존의 기술』(2019), 『나는 오늘만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데일리 루틴』(2021), 이 있다.

이메일: davidstoneheo@gmail.com

홈페이지: https://www.davidstoneconsulting.com

블로그: http://blog.naver.com/davidstoneheo

브런치: http://brunch.co.kr/@davidstoneh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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