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것들 015] 알아두면 쓸모있을 세대 이해하기
직업의 특성 덕분에 다양한 조직의 임직원들과 인터뷰를 많이 하면서 교류하는 축에 속한다. 그들과 세대 관련 화두로 얘기를 하다보면 하나 같이 자신은 어느 세대에 속하는지 궁금해 하며 묻는다. 특정 세대에 속한다고 답을 하면 사람들마다 반응은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젊은 세대에 속한다고 느껴기라도 하면 꽤나 흡족해한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면 사람은 누구나 더 젊거나 젊어보였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서 이지 싶다. 실제 초면인 누군가를 만나서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이시네요!"라고 인사하면 진심이든 아니든 간에 서로의 마음을 여는 데는 최고의 인사이다.^^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젊은 세대에 속한다고
느껴기라도 하면 꽤나 흡족해한다.
사람은 누구나 더 젊거나 젊어보였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서 이지 싶다.
세대 관련 대화 중에 발견한 흥미로운 한 가지가 있다. 필자가 만난 밀레니얼 세대 대부분은 자신을 '요즘 것들'이라고 불러주는 것에 의외로 거부반응이 별로 없었다. 오히려 반가워하는 사람이 훨씬 많았다. 다소 의외였다. 왜 그런지 물어보자 "기성세대와는 뭔가 다르다"는 긍정적인 느낌을 갖게 해서라고 란다. 물론 아닌 사람도 있을 수는 있다. 요즘 것들이라는 단어를 부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기성세대였다. 요즘 것들은 기성세대와 같지 않은 무언가에서 정체성을 찾으려고 한다. 기성세대에게는 반골기질로 내비칠 수 있지만 요즘 것들은 그렇게 선 긋기를 하는 것이다. 사실 이런 선 긋기는 모든 세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자신이 속한 세대만의 차별화된 정체성을 발견하고 설득하기를 원했다.
필자가 만난 밀레니얼 세대 대부분은
자신을 '요즘 것들'이라고 불러주는 것에 의외로 거부반응이 별로 없었다.
오히려 반가워하는 사람이 훨씬 많았다.
인간의 유형을 성격, 혈액형, 성별, 나이, 세대, 경제력, 학벌, 지역, 인종 등을 통해 구분 짓는 것은 인간의 본성과 맞닿아 있다. 인간은 구별짓기를 통해 나는 남과 다르거나 때론 우월하다는 것을 어필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인간의 유형을 구분하자면 정확하게는 딱 인구 수만큼 다르지 않은가. 지구에는 74억명의 인간 유형이 있는 것이다. 자칫 세대 구분을 나와 너, 젊음과 나이듦, 진보와 보수 등 편 가르기식으로 악용해서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각별히 경계해야 할 일이다. 예컨대 촛불집회를 젊은 세대와 전통세대의 대결 구도로 프레임을 만들어내고 담론화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세대 간 갈등의 이슈화 차원에서 지양할 일임이 분명이다. 필자는 사실 세대 구분이 이렇게 오남용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럽다. 필자는 세대 구분을 오로지 세대 간 이해와 화합 차원에서 간극 좁히기를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하고자 한다. 자, 그렇다면 세대 간 다름을 이해하기 위해 세대를 구분해보고 세대별 특징을 살펴보도록 하자.
자칫 세대 구분을 나와 너, 젊음과 나이듦, 진보와 보수 등
편 가르기식으로 악용해서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각별히 경계해야 할 일이다.
“세대별로 나름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각기 자기가 속한 세대에 대한 자부심과 애착이 있다. 세대 구분은 기본적으로 다른 세대와 차별화하고 독창성을 찾으려고 하는 의식에서 출발한다. 예를 들면 베이비붐세대의 대표 격인 ‘58년 개띠’라는 말에는 자부심이 숨어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예비고사와 본고사를 거쳐 가장 높은 경쟁률을 뚫고 대학에 갔다. 그래서 스스로 똑똑하고 의식 있으며, 태평양전쟁과 한국전쟁으로 전사하고 남은 사람끼리 경쟁했던 선배세대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1980년대에 대학 정원의 확대로 대학에 더 쉽게 들어간 후배세대와 비교해서도 더 자부심을 가진다.
(괄호 안은 서양 기준)
세대를 무 자르듯 구분하는 것이 애매할 수는 있지만 학계나 기업 등에서 연구와 논의를 위해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이 있다. 조부모세대, 베테랑세대라고도 하는 전통세대는 1940년에서 1954년에 태어난 세대다. 베이비붐세대는 한국전쟁 이후부터 10여 년 뒤까지인 1955년에서 1964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에 해당한다. X세대는 1965~1979년 사이에 출생한 세대다. 그리고 밀레니얼세대는 1980∼2000년 사이에 출생한 세대로 구분한다. 일반적으로 학계에서는(특히 국내) 밀레니얼세대 대신 Y세대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하지만 범용성, 최신성을 고려하여 필자는 밀레니얼세대라는 용어로 통일했다. 요즘 것들은 바로 밀레니얼 세대를 지칭한다. 기성세대들이 그랬듯이 요즘 것들은 시간이 지나면 Z세대에게 물려줘야 할 별칭이다.
요즘 것들인 밀레니얼세대는
1980∼2000년 사이에 출생한 세대로...
기성세대들이 그랬듯이 '요즘 것들'이라는 별칭은
시간이 지나면 Z세대에게 물려줘야 한다.
“사람은 부모를 닮기보다는 시대를 닮는다.” - 아랍 속담 -
아랍 속담에 “사람은 부모를 닮기보다는 시대를 닮는다.”라는 말이 있다. 집단이 경험하는 사회 환경은 매우 다르게 나타난다. 각 세대가 성장과정에서 겪은 다양한 경험은 고스란히 세대별 특징에 반영된다. 따라서 각 세대에 대한 이해를 높이려면 시대에 대한 이해가 매우 유용하다. 시대별 주요 사건과 함께 세대별 특징을 살펴보면 세대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조부모세대라고 할 수 있는 전통세대는 요즘 세대의 인식에는 흐릿하다. 이들은 일제강점기와 6.25라는 처절한 역사를 절절히 체험한 세대다. 이 세대의 국가관과 안보관은 이후 세대의 그것과는 비교할 바가 아니다. 빈곤과 보릿고개를 겪으면서 생존과 생계유지 자체가 현안이었기 때문에 근검절약이 몸에 배어있다.
이 세대는 국내적으로 유신, 민주항쟁 등을 겪었다. 젊은 시절 개발독재와 민주화를 경험한 세대다. 경제적으로는 고도 성장기에 직업상의 성취를 위해 생산과 노동 현장에서 피땀을 흘리며 개인생활의 희생을 감수한 세대다. 1958년 인구가 정점일 때 출생인구 100만 명을 돌파해 ‘58년 개띠’라는 별칭이 있다. 1등이 되든지 아니면 1등의 뒤를 죽기 살기로 따라야 할 만큼 경쟁이 심했다. 경제성장, 사교육, 구조조정, 부동산 붐 등 각종 트렌드를 선도해온 이들은 여가를 주로 등산으로 보내며 전국적으로 등산복 열풍을 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X세대는 고도 압축 성장의 폐해로 인해 표출되기 시작한 우리나라의 구조적 측면을 절감한 세대다. 이들은 사회・경제의 모순을 목격한 세대로 부정적인 사회의식을 지닌다. 사춘기 때 민주화의 격변기를 겪은 이들 세대는 기성세대보다 정치・사회의식이 진보적 성향을 띤다. 이들은 인터넷 도입기에 청년기를 보내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가 있으면서도 디지털 기기도 잘 다루는 디지로그(디지털과 아날로그의 합성어) 세대다.
요즘 것들인 밀레니얼 세대는 기성세대들에 비교해 풍요로운 환경에서 성장했으나, 외환위기 이후 글로벌 저성장 시대를 지나면서 심각한 청년실업을 경험한 세대다. 민주화 정착 이후에 성장하여 정치에는 비교적 무관심하다. 경제적으로는 성장과 분배의 균형에 관심을 가진다. 기성세대보다 컴퓨터에 익숙한 세대로 디지털 첨단기술이 삶 속으로 깊숙이 녹아든 세대다. 밀레니얼세대의 평균학력은 대졸 이상이 77%나 된다. 이는 전통세대가 초졸(44.7%), 베이비붐세대가 고졸(43.7%)인 것과 비교된다.
이상에서 살핀 것처럼 각 세대에는 지나온 삶의 이정표만큼이나 다른 인생의 나이테가 그려져 있다. 시대별 사건에는 각 세대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들이 마치 숨은그림찾기처럼 감춰져있다. 다음 도표는 요즘 것들을 이해할 수 있는 발자취들이다.
가끔 세대 구분이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54~55년, 64~65년, 79~80년생처럼 세대 간 구분의 경계에 서있는 사람들의 경우 명확하게 특정세대라고 명명하기 애매한 점이 있다. 또 우리 주변에는 기성세대이면서도 젊은 세대인 요즘 것들보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뇌가 섹시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기성세대보다 보수적이고 꽉 막힌 젊은 꼰대도 있다. 꼰대는 나이를 불문한다. 세대는 특정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일지 모른다. 사무엘 울만의 <청춘>이라는 시에서 처럼 말이다.
꼰대는 나이를 불문한다.
세대는 특정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일지 모른다.
사무엘 울만의 <청춘>이라는 시에서 처럼 말이다.
청춘(Youth)
- 사무엘 울만(1840~1924)-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을 뜻하나니
장밋빛 볼, 붉은 입술, 부드러운 무릎이 아니라
풍부한 상상력과 왕성한 감수성과 의지력
그리고 인생의 깊은 샘에서 솟아나는 신선함을 뜻하나니.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뿌리치는 모험심,
그 탁월한 정신력을 뜻하나니
때로는 스무 살 청년보다 예순 살 노인이 더 청춘일 수 있네.
누구나 세월만으로 늙어가지 않고
이상을 잃어버릴 때 늙어가나니.
세월은 피부의 주름을 늘리지만
열정을 가진 마음을 시들게 하진 못하지
근심과 두려움, 자신감을 잃는 것이
우리 기백을 죽이고 마음을 시들게 하네.
그대가 젊어 있는 한
예순이건열여섯이건 가슴 속에는
경이로움을 향한 동경과 아이처럼 왕성한 탐구심과
인생에서 기쁨을 얻고자 하는 열망이 있는 법.
그대와 나의 가슴 속에는 이심전심의 안테나가 있어
사람들과 신으로부터 아름다움과 희망,
기쁨, 용기, 힘의 영감을 받는 한
언제까지나 청춘일 수 있네.
영감이 끊기고
정신이 냉소의 눈에 덮이고
비탄의 얼음에 갇힐 때
그대는 스무 살이라도 늙은이가 되네.
그러나 머리를 높이 들고 희망의 물결을 붙잡는 한,
그대는 여든 살이어도 늘 푸른 청춘이네.
<요즘것들>(2018년 2월 출간) 저자 허두영(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e-mail: davidstoneheo@gmail.com
요즘 것들에 대한 다양하고 의미있는 내용을 저의 책 <요즘 것들>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 요즘 것들을 이해 못하고 힘들게 하는 꼰대상사 책상에 몰래 올려놓으면 좋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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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두영(작가, 강연자, 컨설턴트, 컬럼니스트)
(주)엑스퍼트컨설팅, (주)IGM세계경영연구원 등 인재개발(HRD) 전문 컨설팅 기관에서 컨설턴트와 교수로 일하면서 100여 건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교육 프로그램 개발 공로로 경기도지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2017년에 독립해서 (주)지스퀘어스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지금은 (주)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요즘것들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성균관대에서 행정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는 글 쓰고 강의하며 컨설팅하는 것을 주업으로 하고 있다. 세대소통 컨설턴트이자 저자로서 [KBS 스페셜]의 ‘어른들은 모르는 Z세대의 삶’, 국회방송 [TV 도서관에 가다], KCTV 제주방송 [JDC 글로벌 아카데미], 경인방송 [사람과 책], 아리랑TV [아리랑 프라임], 채널A뉴스 등에 출연했다.
저서로는 『요즘 것들』(2018), 『첫 출근하는 딸에게』(2019), 『세대 공존의 기술』(2019), 『나는 오늘만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데일리 루틴』(2021), 이 있다.
이메일: davidstoneheo@gmail.com
홈페이지: https://www.davidstoneconsulting.com
블로그: http://blog.naver.com/davidstoneh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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