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했성경] 11화, 하나님의 자녀를 위한 사랑의 편지
"성경은 왜 이렇게도 난해할까? '이렇게 살아라.' 다섯 글자면 충분하지 않았을까?"
책장을 넘기다 말고 고개를 갸웃하는 사람들이 있다. 탕자의 이야기,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 성막의 휘장과 속죄소…. 마치 암호문 같다. 해독이 필요한 고대 텍스트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어떤 이는 성경을 종교적 신비의 책이라 여기고, 다른 이는 이해 불가능한 고대 문헌이라 치부한다.
그러나 기다려보시라. 바로 그 난해함 속에, 오히려 성경의 가장 놀라운 진실이 숨겨져 있다. 성경은 단순한 교훈집이 아니라, 하나님이 자신의 자녀에게만 보여주신 '공개된 비밀', 곧 사랑의 편지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전능하시다. 굳이 돌려 말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도 예수는 자신을 설명하는 데 여러 은유를 사용하셨다. '생명의 떡'(요 6:35), '세상의 빛'(요 8:12), '선한 목자'(요 10:11)... 왜 이렇게 돌려 말하셨을까?
답은 간단하다. 직설은 뇌를 스치지만, 은유는 가슴에 박힌다. 빵과 빛과 목자의 이미지는 우리의 감각과 상상력을 자극해, 단순한 정보가 아닌 삶의 체험으로 파고든다. "구원의 유일한 길입니다"라는 한 문장보다, "나는 문이다"(요 10:9)라는 비유가 2천 년을 견뎌온 이유다. 직설은 기억에서 금세 사라지지만, 비유와 상징은 우리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 오래 머문다.
성경은 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차원의 진리를 담고 있다. 하나님은 무한하시고 인간은 유한하다. 그러므로 성경은 단순한 설명이 아니라 계시다. 계시란 감추어진 것을 하나님이 친히 열어 보여주시는 사건이다(벧후 1:21).
그런데 이 계시는 역설적이다. 드러내면서도 감추니까. 예수께서 "천국의 비밀을 아는 것이 너희에게는 허락되었으나 그들에게는 아니되었다"(마 13:11)라고 말씀하신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말씀은 공개되지만, 그 의미는 성령의 조명을 받은 자녀에게만 열린다. 성경은 누구나 읽을 수 있지만, 하나님의 자녀만 깨닫는 공개된 비밀이다. 책은 모두에게 열려 있으되, 문은 한 사람씩 따로 열린다.
성경이 난해한 또 다른 이유? 그것이 '단편집'이 아니라 '대하드라마'이기 때문이다.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는 창조-타락-구속-완성이라는 거대한 서사를 따라 흐른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번제단에 올린 사건(창 22:8), 출애굽의 유월절 어린양(출 12:13), 성막의 휘장과 속죄소(출 25장), 이사야의 고난 받는 종(사 53장)... 이 모든 장면은 예고편이었다. 장차 오실 메시아 예수를 가리키는 예표였다. 구약은 그림자요, 신약은 실체다(히 10:1). 구약만 읽으면 퍼즐 조각 같지만, 예수 그리스도라는 '마스터키'를 손에 쥐는 순간, 전체 그림이 선명해진다.
고대 사회를 생각해 보면, 문자가 아니라 구전이 중심이었다. 복잡한 교리보다 간결한 비유와 상징은 기억하고 전승하기에 훨씬 쉬웠다. 선한 사마리아인, 탕자의 비유는 두 줄짜리 명령문보다 2천 년 동안 더 생생하게 살아남았다. 하나님의 말씀은 머리에만 머물지 않고, 이야기와 상징을 통해 세대를 건너뛰며 가슴으로 이어졌다. 이것이 상징의 힘이다. 죽지 않는다.
그러나 무엇보다, 성경이 이해하기 힘든 진짜 이유는 이것이다. 그것이 단순한 인간의 책이 아니라 하나님이 구원받은 자녀에게 쓰신 '러브레터'이기 때문이다.
성령으로 거듭난 자녀는 성경을 읽다가 울컥한다. 때로는 무릎 꿇고 회개하며, 때로는 가슴 벅찬 감사로 "와~" 하며 감탄한다. 남들에게는 난해한 텍스트일지라도, 자녀에게는 아버지의 목소리로 다가온다. 바울이 "육에 속한 사람은 하나님의 성령의 일을 받지 못하나니 이는 영적으로라야 분별함이니라"(고전 2:14)라고 한 것은 이 때문이다. 연애편지는 당사자에게만 가슴 뛰는 법이다.
결국, 성경이 난해하고 상징과 비유로 가득한 이유는 단순하다. 계시이기 때문이다. 인간 언어로는 다 담을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랑을, 하나님은 은유와 상징으로 우리에게 열어 보이셨다. 동시에 그 비밀은 성령으로 거듭난 자녀에게만 열리도록 하신 것이다. 성경은 그래서 공개된 비밀이며, 하나님의 자녀를 향한 사랑의 편지다.
이제 질문을 바꿔야 한다. "왜 성경은 이해하기 어려운가?"가 아니라, "나는 그 사랑의 편지를 하나님의 자녀로서 읽고 있는가?"로 말이다. 그 순간, 성경은 더 이상 난해한 책이 아니다. 눈물과 감격으로 읽는 아버지의 음성이 된다.
허두영 작가
현) 인천성산교회 안수집사, 청년부 교사
현) 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 요즘것들연구소 소장
인천성산교회 홈페이지: http://isungsan.net
인천성산교회 l 인천이단상담소(상담 및 문의): 032-464-4677, 465-4677
인천성산교회 유튜브: www.youtube.com/@인천성산교회인천이단
인천성산교회 고광종 담임목사 유튜브: https://www.youtube.com/@tamidnote924
인천성산교회 주소: 인천광역시 남동구 서창동 장아산로128번길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