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누가, 왜, 어떻게 쓴 책인가?

[궁금했성경] 51화, 하나님이 인간의 언어로 자신을 새기신 이야기

by 허두영

"성경은 누가 썼을까?"


단순해 보이는 이 물음 앞에서 신앙은 천국의 문을 열기도 했고, 이단의 심연으로 추락하기도 했다. 만약 성경이 인간이 쓴 책이라면, 믿음은 의견이 되고 구원은 선택사항이 된다. 그러나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면, 그 책은 우주의 설계도이자 인간 존재의 해석서다.


1. 하나님은 저자, 인간은 기자 - 한 영, 마흔 개의 펜


성경은 1,500년에 걸쳐 40여 명의 기자가 기록했다. 왕과 목동, 어부와 학자, 의사와 세리… 신분도 배경도 천차만별이었다. 모세는 광야에서, 다윗은 왕궁에서, 아모스는 목장에서, 바울은 감옥에서 펜을 들었다. 시대도, 언어도, 문화도 달랐지만, 단 한 분 저자의 일관된 숨결이 그들의 손을 움직였다. 그분이 바로 하나님이다. 베드로후서 1장 21절은 이렇게 증언한다.


"예언은 언제든지 사람의 뜻으로 된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의 감동하심을 받은 사람들이 하나님께 받아 말한 것이라."


하나님은 기자들을 로봇처럼 조종하지 않으셨다. 각자의 문체, 감정, 사고방식을 그대로 살리셨다. 그럼에도 기록의 방향은 한 점으로 수렴한다. 이것이 '유기적 영감설(Organic Inspiration)'이다. 하나님이 기자들의 인격과 개성을 도구 삼아 오류 없이 말씀을 기록케 하신 역사다. 모세의 논리, 다윗의 시심, 이사야의 통찰, 바울의 변증… 모두 다르지만, 그 안에는 한 영(Spirit)이 흐른다. 마치 교향곡의 각 악장이 서로 다른 멜로디를 연주하지만, 결국 하나의 주제로 회귀하듯이. 그 주제는 언제나 '예수 그리스도'다.


2. 하나님이 인간의 말로 말씀하신 이유


성경은 세 가지 언어의 궤적을 따라 기록되었다. 히브리어, 아람어, 헬라어. 이 세 언어는 각각 하나님의 구속사적 시기를 대변한다.


구약은 주로 히브리어로 기록되었다. 히브리어는 언약 백성 이스라엘의 모국어로, 하나님이 언약을 맺으시고, 율법을 주시고, 구속을 예언하신 약속의 언어였다. 신약은 헬라어, 정확히는 ‘공통 헬라어’을 뜻하는 '코이네 헬라어'로 기록되었다. 당시 로마 제국 전역의 공용어였다. 하나님은 그 시대의 세계 언어를 복음의 그릇으로 사용하셨다. 복음이 이 언어로 기록되었다는 것은, 하나님이 이스라엘의 언어를 넘어 인류의 언어로 오셨다는 상징이다.


그렇다면 아람어는 왜 성경 안에 섞여 있을까? 아람어는 구약과 신약을 잇는 일종의 언어적 다리였다. 구약에서 아람어는 포로기 이후 열방 속에서도 하나님의 말씀이 들리게 하신 언어였다. 그래서 에스라(4:8~6:18, 7:12~26), 다니엘(2:4~7:28), 예레미야(10:11) 등 일부가 아람어로 기록되었다. 신약에서는 예수님이 실제로 갈릴리 방언의 아람어를 사용하셨다. "달리다굼"(막 5:41), "에바다"(막 7:34),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마 27:46) 같은 원음이 복음서에 남아 있는 이유다.


하나님은 단지 시대에 맞는 언어를 고르신 게 아니다. 그분은 언어의 진화 속에 구속사를 새기셨다. 히브리어의 상형 문자 하나하나에는 구원의 설계도가 숨겨져 있다. "일점일획도 없어지지 않는다"라는 예수의 선언(마 5:18)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글자 하나에도 언약이 새겨져 있다는 고백이다. 성경의 언어는 인간의 단어가 아니라, 하늘의 문법으로 번역된 하나님의 숨결이다.


3. 하나님의 숨, 인간의 기록 - 영감(靈感)의 신비


디모데후서 3장 16절은 이렇게 선언한다.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감동’은 문자적으로 “하나님의 숨(breath)”을 뜻한다. 성경은 단지 하나님이 감동을 주신 글이 아니라, 그분이 숨을 불어넣으신 글이다. 창세기에서 하나님은 인간에게 생기를 불어넣으셨고,

디모데 후서에서 하나님은 말씀에 생기를 불어넣으셨다. 하나님이 흙에 숨을 넣으셨을 때 인간이 살아났고, 하나님이 종이에 숨을 넣으셨을 때 말씀이 살아났다. 그래서 성경은 종이에 적힌 글이 아니라, 살아 있는 말씀(Living Word) 이다.


그 말씀은 오류가 없다. 예수님이 말씀하셨다.


“천지가 없어지기 전에는 율법의 일점일획도 없어지지 아니하고 다 이루리라.”(마 5:18)


‘일점’은 히브리어의 가장 작은 글자 요드(י), ‘일획’은 글자의 장식선 타긴(Tagin) 을 의미한다. 하나님은 그 작은 점과 획까지 의미 있게 두셨다. 그분의 말씀은 완전(Perfect) 할 뿐 아니라 정밀(Precise) 하다. 그래서 우리는 “성경은 무오하다”고 말한다. 그건 오타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의도가 완벽히 전달되었다는 의미다.


4. 성경의 목적 - 구원과 생명을 위한 편지


성경은 종교적 매뉴얼이 아니다. 하나님이 잃어버린 자녀에게 보낸 편지다. 디모데후서 3장 15절은 말한다.


"성경은 능히 너로 하여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에 이르게 하느니라."


요한복음 20장 31절도 같은 고백을 전한다.


"이것을 기록함은 너희로 예수께서 그리스도이심을 믿게 하려 함이요, 또 그 이름을 힘입어 생명을 얻게 하려 함이라."


성경의 목표는 단순한 교리 이해가 아니라,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 회복이다. 말씀의 끝에는 언제나 예수가 있고, 예수의 끝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다. 결국 성경은 '하나님 이야기'이자 동시에 '인간 구원의 이야기'다. 그리고 말씀이 육신이 되어, 하나님이 인간이 되어, 창조주가 구세주가 되어 오신 예수의 이야기다.


5. 계시와 조명 - 덮개를 여시고, 빛을 보게 하시다


하나님은 성경을 통해 덮개를 여셨다(계시, Revelation). 그리고 성령은 지금도 우리 눈을 열어 그 빛을 보게 하신다(조명, Illumination). 계시는 하나님이 진리를 드러내신 사건이고, 조명은 우리가 그 진리를 깨닫는 은혜다.


하나님은 말씀을 다 주셨고, 성령은 그 말씀을 오늘도 새롭게 비추신다. 계시의 종결성은 "더 이상 새로운 말씀은 없다"라는 선언이고, 조명의 지속성은 "그러나 그 말씀은 여전히 새롭게 들린다"라는 고백이다. 하나님은 침묵하지 않으신다. 그분은 이미 글자가 되어 말씀하고 계신다.


6. 결론 - 하나님은 말씀으로 자신을 계시하셨다


성경은 인간이 하나님을 찾아간 기록이 아니다. 하나님이 인간을 찾아오신 이야기다. 다른 종교는 인간이 신을 찾아가지만, 오직 기독교만 신이 친히 인간에게 찾아온다. 그래서 그분은 어려운 하늘의 언어로 말씀하지 않으셨다. 우리가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육신으로, 말씀이 되어 오셨다(요 1:14).


그래서 성경은 단순히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현재형으로 살아 있는 계시다. 하나님은 더 하실 말씀이 없으시다. 왜냐하면, 이미 모든 말씀을 하셨기 때문이다. 성경은 하나님이 덮개를 여신 계시의 책이며, 그분의 자녀가 그 빛을 보게 하신 사랑의 책이다. 오직 당신의 자녀만을 위한…


허두영 작가


현) 인천성산교회 안수집사, 청년부 교사

현) 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 요즘것들연구소 소장


인천성산교회 홈페이지: http://isungs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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