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했성경] 55화, 이방인과 죄인으로 세운 하나님의 완전한 이야기
마태복음 1장을 펼치면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족보란 원래 권위를 증명하는 문서 아닌가. 그런데 이 족보에는 남성 중심의 고대 관습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다섯 여인의 이름이 박혀 있다. 우연? 천만에. 이건 하나님의 구속사적 선언이다. 창세기 3장 15절, "여자의 후손"이라는 수수께끼 같은 약속이 있었다. 그 약속은 인간의 실패와 이방의 경계를 뚫고 베들레헴까지 도착했다. 예수의 족보는 무균실이 아니었다. 상처의 연대기였고, 바로 그 상처를 통로 삼아 은혜가 들어온 기록이었다.
창세기 38장은 거룩한 이야기 한가운데 갑자기 등장한 스캔들이다. 유다는 죽은 아들의 대를 이어야 할 책임을 외면했다. 그러자 다말이 나섰다. 금기를 넘어, 장막 앞에 섰다. 도덕의 법정에서 그녀는 유죄다. 그런데 하나님은 판결을 뒤집으셨다. 유다의 고백이 터진다. "그녀가 나보다 옳도다"(창 38:26). 하나님은 인간의 엉킨 선택까지 꿰매어 언약을 지키신다. 인간의 불의는 하나님의 약속을 막을 수 없다. 섭리는 불의보다 끈질기다.
여리고 성벽 그늘, 기생 라합. 족보에 들어갈 자격? 아무것도 없어 보인다. 그런데 성경은 그녀를 두 번 호명한다. "믿음으로 라합은 멸망하지 아니하였도다"(히 11:31), "행함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았다"(약 2:25). 믿음은 감정이 아니다. 편을 바꾸는 행위다. 라합이 창문에 맨 붉은 줄은 출애굽의 피를 기억하게 하고, 장차 흘릴 그리스도의 피를 예고한다. 그녀는 보아스의 어머니가 되었고, 그 순간 복음은 이방을 향해 문을 열었다(갈 3:8).
"모압 사람은 여호와의 총회에 들어오지 못한다"(신 23:3). 그러나 룻은 그 장벽을 넘고 은혜의 품으로 들어갔다. 국적 이전이 아니었다. 언약 소속의 전환이었다. "당신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리이다"(룻 1:16). 보아스가 말한다. "여호와의 날개 아래로 피하러 왔도다"(룻 2:12). 그 품 안에서 은혜는 율법을 새롭게 해석했다. 그렇게 태어난 오벳이 다윗의 할아버지가 된다. 혈통이 아니라 약속이 계보를 만든다.
마태는 그녀를 끝끝내 ‘우리야의 아내’라고 부른다. 하나님은 스캔들을 지우지 않으신다. 다윗의 회개가 시편 51편으로 터져 나왔고, 심판의 파도가 지나간 자리에서 솔로몬이 태어났다.
하나님은 죄를 삭제하지 않고 변환하신다(창 50:20, 롬 5:20). 밧세바의 이름은 덮인 치부가 아니라, 은혜가 죄보다 크다는 증거로 남았다. 왕권의 계보는 바로 그 상처 위에서 다시 섰다.
나사렛의 무명 처녀. 하늘은 그녀를 "은혜를 입은 자"라 불렀다. 그녀의 위대함은 순종이었다.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하나님은 인간의 역사 속으로 들어오셨다. 요셉의 법적 부자 관계를 통해 다윗 왕권이 이어졌고, 창세기 3장 15절 ‘여자의 후손’ 약속이 드디어 실체를 얻었다. 성육신은 신화가 아니다. 시간과 피, 법의 경계 안에서 이루어진 구속의 사건이다.
창세기 3장 15절의 씨앗은 셋, 노아, 셈, 아브라함, 이삭, 야곱, 유다를 거쳐 다윗으로 이어졌다. 마태는 의도적으로 3×14 구조로 편집해 아브라함 언약(창 12:3) → 다윗 언약(삼하 7장) → 메시아 성취의 축을 시각화했다. 다섯 여인은 그 언약의 줄을 이어주는 매듭이었다. 하나님의 구속사는 도덕 교과서가 아니다. 상처의 배경 위에서 완성된다. 그 정직함이 복음의 신빙성이다.
다말은 언약의 불씨를, 라합은 믿음의 도약을, 룻은 보편의 품을, 밧세바는 회복의 역학을, 마리아는 성육신의 절정을 보여준다. 마태의 족보는 "혈통이 아니라 은혜가 계보를 만든다"라는 교리를 역사로 입증한 문서다. 이 족보는 끝난 목록이 아니다. 지금도 새 이름을 써 내려가는 살아 있는 책이다. 그 마지막 빈칸은 우리를 초대한다. 라합처럼 편을 바꾸는 믿음으로, 마리아처럼 "말씀대로"의 순종으로. 은혜는 언제나, 상처 난 자리로 들어온다.
허두영 작가
현) 인천성산교회 안수집사, 청년부 교사
현) 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 요즘것들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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