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알면 쓸모 있는 요즘 것들의 DNA

[요즘것들 004] 요즘것들의 특징 7가지

by 허두영

『한비자』 오두편에 나오는 ‘수주대토(守株待兎)’라는 유명한 고사가 있다.


“송나라의 한 농부가 밭을 갈고 있었다. 밭 가운데에 그루터기가 하나 있었다. 어느 날 토끼가 달려가다 그 그루터기에 부딪혀 목이 부러져 죽었다. 그러자 농부는 쟁기를 놓고 그루터기를 지켰다. 또다시 토끼를 얻을까 하여 기다렸다. 토끼를 다시 얻을 리 없었다. 그는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이 고사는 한비자가 구제도와 관습 아래 기득권을 누리며 군주를 우롱하고 국정을 농단하는 당시 귀족과 간신들을 두고 한 이야기이다. 고대 제왕의 정치를 좇아 현재의 백성을 다스리려고 하는 것은 마치 과거의 고정관념과 소통 방식으로 요즘 것들을 대하는 것과 같다. 토끼를 기다리는 농부의 모습이 혹시 요즘 기성세대의 모습은 아닌가 싶다.


요즘 것들과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요즘 것들을 잘 모른다. 심지어 요즘 것들도 스스로를 잘 알지 못한다. 왜 그럴까? 요즘 것들을 색깔로 표현하자면 이 전 세대보다 훨씬 다양한 색깔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그렇기 때문에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생)라고 불리는 요즘 것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들의 색깔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마치 무지갯빛 같기도 한 요즘 것들의 7가지의 특징을 살펴보자.


요즘 것들의 7가지의 DNA


첫째,

요즘 것들은 ‘질문자’이다.


요즘 것들은 기존 가치와 룰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그게 맞을까?”라는 의문을 던진다. 그들은 다르게 시도해보려고 한다. 이런 모습이 때로는 기성세대에게 ‘반골 기질’로 비칠 수 있다. 리더는 이런 요즘 것들을 위해 자유로운 발언 분위기를 조성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쏟아내도록 도와야 한다.



“그게 꼭 맞을까?”


요즘 것들은 질문자이다. 그들은 자유로운 감시자로서 세상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요즘 것들의 뇌구조의 한가운데에는 ‘자유’라는 키워드가 자리하고 있다고 이해하면 된다.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먼저 마음에서 이런 질문부터 한다. “그게 꼭 맞을까?” 이는 헬리콥터맘의 영향일 수 있다. 혹은 부족한 시간 때문에 바쁘게 살아온 탓일 수도 있고, 녹록지 않은 사회구조적인 문제 때문일 수도 있다. 그 이유는 다양하다. 그들의 성장환경을 보면 기성세대와 달리 의사결정 순간에 누군가가 협력해주는 환경이었다. 성인이 된 그들은 사춘기가 아닌 오춘기, 육춘기를 겪으면서 스스로 선택하고 표현하는 자유를 찾아가게 된다. 그들은 이제 누군가에게 일방적으로 지시받거나 속박되는 것이 불편하며, 자유롭고 동등한 입장에서 소통하는 것에 익숙하다.

question-2736480_960_720.jpg


“마치 자기가 다 안다는 듯이 굴고 자기 의견만 고집하지?”


기성세대들이 요즘 것들에 대해 많이 하는 얘기다. 하지만 요즘 것들의 입장은 다를 수 있다. 요즘 것들은 기성세대가 구축한 현기증나게 하는 세상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보고 있다*.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부조리를 몸소 경험했기 때문에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가치와 룰에 대해서 일단 ‘글쎄’라는 문제의식을 느낀다. 그들은 늘 해오던 어떤 것에 대해서 본능적으로 “그게 맞을까(Is that right)?”라는 의문을 먼저 던진다. 그리고 그것을 증명해내려고 한다. 적어도 자신은 이전과는 다르게 시도하려고 한다. 이런 모습은 기성세대에게 ‘반골 기질’로 비칠 수 있다.

who-2985525_960_720.jpg


요즘 것들은 현상유지보다는 비효율과 부조리에 맞서 변화와 혁신을 모색하려고 한다. 그래서 전통적인 기준과 가치에 얽매이지 않고 새롭게 도전해보려고 한다. 이런 모습은 자신감이 넘쳐 보일 수도 있고, 이런 성향을 지닌 개인은 마치 눈이 높거나 특권의식이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성향이 기업으로 향하면 정직하고 투명한 윤리적 기업을 원하는 기대로 나타난다. 이런 성향이 국가로 향하면 정의롭고 공정한 국가에 대한 열망으로 나타난다. 이로 인해 그들은 새로운 운동가와 감시자를 자청하기도 한다. 요즘 것들의 이러한 디지털 혁신가로서의 특징을 십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조직에서는 그들을 변화주도자로 역할을 맡겨볼 만하다.




둘째,

요즘 것들은 ‘조급증 어른이’이다.


요즘 것들의 생애 주기에서 최신 IT 기술은 그들이 속도 빠르고 급한 특징을 갖는데 한몫했다. 그들은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빠른 피드백을 원한다. 실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기성세대보다 더 잦은 피드백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들에게 능력 있는 관리자로 인정받기 위해서 빠른 의사결정은 중요한 요소이다.



“빨리 답글(리플) 주세요, 24시간 ON!”


X세대인 박 본부장이 프로젝트 관련 자료를 요청하자 밀레니얼세대인 김 책임은 “본부장님, 메일 확인 안 하셨죠?”라고 대답한다. 이미 메일로 자료를 보냈다는 것이다. 요즘 것들은 속도가 빠르다. 인터넷과 컴퓨터에서 최근 스마트 기기, SNS까지 그들의 생애주기에 영향을 미친 최신 IT기술은 빠르고 급한 그들의 속성을 특징짓는 데 한몫했다. 실제 SNS 이용률을 보면 밀레니얼세대(주로 20~30대)의 이용률이 다른 세대보다 높게 나타난다.



<성 연령별 SNS이용률(%)>

출처: <2016인터넷이용실태조사>,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




기성세대에 비하면 요즘 것들이 원하는 것들을 얻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획기적으로 단축되었다. 영화파일 한 편을 다운로드받는 데 거의 하루를 기다려야 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1분이면 충분하다. 심지어 원하는 영화를 검색해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어서 굳이 인내심을 발휘할 이유도 별로 없다.



요즘 것들은 성격이 급하면서도 협력적인 네트워크를 지향한다. 기성세대들이 개인 과제 중심이었던 것에 비하면, 요즘 것들은 팀 프로젝트 경험도 많고 도움을 구할 네트워크도 넓다. 혼자 끙끙대기보다는 도움받을 누군가를 찾아내서 협력을 구한다. 그렇다고 그들이 팀 플레이를 자청하거나 즐긴다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팀 플레이라고 하면 진저리를 치는 세대이기도 하다. 자신에게 이득이 되거나 피할 수 없는 상황일 때 팀 플레이를 하는 것이다. 팀 프로젝트를 하면 다른 세대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잘 해낼지 모른다. 그리고 요즘 것들은 관계 능력이 결코 낮지 않다. 단지 혼자가 더 편할 뿐이다. 기성세대보다 훨씬 글로벌화 된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다문화적 소양과 글로벌 문화에 더 익숙하고 외국어능력 또한 과거보다 우수하다.





셋째,

요즘 것들은 경험하고 배우는 '학습자’이다.


요즘 것들은 젊은 시기를 실험을 위한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좀 더 탐구하고, 새로운 경험을 통해 자아를 찾고자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요즘 것들은 직업선택 시에도 다른 세대보다 적성과 흥미를 중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직장에 들어가서는 자기개발을 위해 돈과 시간을 기꺼이 투자한다.



“경험을 통해 학습한다”


요즘 것들은 경험(Experience)하면서 배우는(Education) 학습자(Eduperience)이다. 런던 비스니스 스쿨의 태미 에릭슨 교수는 “요즘 세대는 기대수명이 120세로 늘어난 까닭에 시야가 바뀌었다”라고 했다. 즉, 요즘 것들은 20대를 ‘실험을 위한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수명이 길다 보니 20대에 정착하기보다는 좀 더 탐구하고, 새로운 경험을 통해 자아를 찾고 싶어 한다. 이로 인해 그들의 태도는 기성세대보다 훨씬 더 느슨하다. 어렵게 취직에 성공하더라도 쉽게 그만두는 신입사원이 늘어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실제 요즘 것들은 다른 세대보다 직업선택 시 적성과 흥미를 중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요즘 것들은 20대를 ‘실험을 위한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수명이 길다 보니 20대에 정착하기보다는 좀 더 탐구하고, 새로운 경험을 통해 자아를 찾고 싶어 한다. 이로 인해 그들의 태도는 기성세대보다 훨씬 더 느슨하다.

boy-1986107_960_720.jpg


세대별 직업선택 시 중요 요인

세대별 직업선택 시 중요 요인.jpg 통계청, <사회조사>, 2014


기성세대가 ‘소유’하는 세대였다면 요즘 것들은 ‘경험’하는 세대다. 다시 말해 더 많이 소유하기보다 더 많이 배우기를 원한다. 그들은 경험으로부터 배운다. 새로운 경험을 쌓거나 타인으로부터 배우기를 좋아한다. 예를 들어 요즘 것들은 굳이 과거처럼 책이나 비디오, 음악CD를 사서 모으지 않는다. 매달 몇천 원이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다운로드나 스트리밍을 통해 영화와 음악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기성세대가 부러워할 검색능력으로 인터넷을 누비며 경험할 거리들을 찾아낸다. 여느 전문가 부럽지 않은 오타쿠, 이보다 더한 ‘성덕’ ‘십덕’들이 그들에게 양질의 최신 정보를 공급한다. 이왕이면 색다른 경험을 하기 위해 때론 부담스러운 비용도 흔쾌히 지불한다. 지인 중 밀레니얼세대인 오 대리는 천만 원을 호가하는 외부 강의를 신청해 퇴근 후에 자기개발에 열중했다.


기성세대가 ‘소유’하는 세대였다면 요즘 것들은 ‘경험’하는 세대다.


balloon-2021525_960_720.jpg


또한 게임은 요즘 것들이 공유하는 또래문화의 상징이자 공통 경험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간한 ‘2016 국민여가활동조사’에 따르면 주 여가활동(1순위) 비중에서 게임이 3위(4.9%)였다. 연령대별로 보면 10대에서는 2위(18.1%), 20대와 30대에서는 3위(각각 11.3%, 6.1%)를 차지했다. 40대 이상은 5위 이하(3% 이하)로 현저히 떨어졌다. 이는 청소년과 청년 세대에게 게임이 아주 일상화된 여가활동임을 보여준다. 젊은 세대일수록 여가활동으로 즐기는 게임의 만족도가 높게 나타난다. 여가생활을 누리는 방식에서 기성세대와 큰 차이를 보이는 대목이다.


children-593313_960_720.jpg
과거 자신의 부모였던 ‘헬리콥터 맘’처럼 일방적인 정보 전달자 및 감시자이기보다는 인생의 멘토로서 적당한 거리에서 자녀의 성공을 돕는 ‘인공위성 맘’의 역할을 한다.


자녀를 둔 요즘 것들은 다르다. 자녀교육에 관해 획일적인 정보에 의존하지 않는다. 디지털 정보의 힘을 활용하여 자녀 주변을 경험 중심의 환경으로 구축한다. 학습시간을 채우기조차 버거운 시험성적과 결과 중심의 주입식 교육 대신 가족과의 시간과 과정을 중시한다. 그들은 경험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연다. 그들은 과거 자신의 부모였던 ‘헬리콥터 맘’처럼 일방적인 정보 전달자 및 감시자이기보다는 인생의 멘토로서 적당한 거리에서 자녀의 성공을 돕는 ‘인공위성 맘’의 역할을 한다.




넷째,

요즘 것들은 ‘최신 기술 숙련자’이다.


요즘 것들은 기성세대와 달리 생애주기에서 컴퓨터와 인터넷의 역할이 매우 컸다. 어려서부터 최신 기술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특히 온라인에서 그들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실제 온라인에서의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도 별 차이는 없다. 좀 과장하면 그들이 소비하면 곧 트렌드가 된다. 예컨대 최근 카카오 페이 열풍도 고객의 2/3가 되는 요즘 것들에 힘입은 바 크다.



요즘 것들은 최신 기술 숙련자(Savvy in Technology)이다.


요즘 것들은 혼자가 편한 최신 기술 숙련자이다. 요즘 것들은 디지털 네이티브답게 진화하는 최신 스마트 기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면서 자랐다. 그래서 그들은 최신 기술에 능숙하고 정통하며 나아가 변화에 대해 수용적이다. 그들은 멀티태스킹에 능하고 빠르며 소셜 네트워킹을 활용한 업무에 익숙하다. 일에서도 양보다 질이 더 중요하다고 인식한다. 회사 선배 직원이나 동료와 일하는 한편으로, 가상공간에서는 덕후의 조언을 듣고 디지털 공감 집단에서 위로받으며 또 다른 생활을 영위한다. 요즘 것들은 개성과 창의성이 퇴화하는 경직된 오케스트라 단원이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솔로 연주자(Soloist)로 자신의 역량을 뽐내고 싶어 한다. 조직의 한 부분으로서보다는 떳떳한 일원으로서 인정받고 싶어 한다. 또 오프라인 공간에서의 어색한 끈끈함보다 온라인 공간에서의 편하고 느슨한 연대가 더 익숙하다.


smart-watch-821557_960_720-2.jpg


또 기성세대들이 혼자가 편한 최신 기술 숙련자인 요즘 것들의 특징을 얘기할 때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개인주의적’이라는 말이다. “요즘 애들, 우리 세대와는 다르게 정말 개인적인 것 같지 않아?” 여기서 ‘개인주의적’을 달리 표현하면 ‘혼자가 더 편해’ ‘나만의 취향을 즐길 거야’ ‘난 좀 달라’ 정도가 된다. 두 해 전쯤 모 뉴스채널에서 일본 직장인들의 변화된 점심문화를 보도한 적이 있다. 많은 일본 직장인이 독립된 공간에서 혼자 앉아 점심을 먹거나 도시락을 사서 홀로 사무실 한편에서 식사하는 영상이었다. 참 낯설게 느껴졌다. 하지만 요즘은 우리 주변에서도 이런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제 요즘 것들에게는 혼자 밥 먹고 술 마시는 혼밥, 혼술이 차츰 일반화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혼자 여행하고(혼여), 혼자 영화 보고(혼영), 혼자 호텔 가고(혼호), 혼자 노래방 가고(혼노), 혼자 클럽에 간다(혼클). 혼자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혼놀족, 혼족, 혼자족, 나홀로족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1인 트렌드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밀레니얼세대는 1인 가구의 경제활동을 의미하는 1코노미(1인 경제)를 주도하고 있다.


hacking-2903156_960_720-2.jpg


요즘 것들에게 맞춤화, 개인화는 앞으로 더 일반화될 것이다. 하지만 ‘화려한 싱글’로 보이는 이면에는 ‘비자발적 1인 가구’로 내몰리는 현실이 숨어 있다. 2017년 한국 노동 표준 생계비 산출 결과에 따르면 한 가구가 건강하고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기준인 표준생계비는 독신 남성 기준으로 219만원, 여성 기준으로 211만원이라고 한다. 하지만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실제로는 180만원도 채 안 되는 수준(2016년 3분기 기준 173만원)이다. 이를 통해 최근 간편하고 합리적인 가격의 편의점 즉석식품이 인기를 끄는 이유에 1인 가구의 넉넉지 않은 주머니 사정이 반영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hamburger-2453359_960_720.jpg


요즘 것들은 기성세대보다 개인의 삶이 업무 못지않게 중요한 세대다. 이 점을 기성세대는 꼭 명심해야 한다. 밀레니얼세대를 후배 직원으로 둔 기성세대는 그들을 좁은 양식장에 가두면 안 된다. 넓은 공간에 그물로 구획만 지어놓고 풍부한 사료로 키우는 ‘가두리 양식’이나 ‘바다 농장’, ‘바다 목장’의 콘셉트로 최대한 자유롭고 독립적으로 일할 업무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다섯째,

요즘 것들은 ‘의미 추구자’이다.


요즘 것들을 키운 부모는 자녀가 열심히 일하는 것 못지않게 의미 있는 일을 하기를 원했다. 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을 찾게 했다. 요즘 것들은 자신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 일을 하기 원한다. 그렇지 않으면 금세 다른 둥지를 찾아 떠난다. 요즘 것들과 함께 일하는 사람이라면 무엇을 하든 일에 대한 의미 부여는 필수적이다.



“이유가 뭐죠? 왜 해야 하나요?”


요즘 것들과 일하는 기성세대끼리 하는 대표적인 얘기는 “어쩜 그렇게 딱 시키는 일만 하냐?”라는 것이다. 이런 말이 나오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일을 시키는 사람이 일의 의미를 명확하게 전달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요즘 것들은 허드렛일을 시켰을 때 그런 반응을 보이기 일쑤다. 요즘 것들은 충분한 설명(Explanation)을 기대하는 눈 높은 의미 추구자이기 때문이다.

office-1209640_960_720-2.jpg


요즘 것들을 키운 부모는 그들의 자녀인 요즘 것들이 열심히 일하는 것 못지않게 의미 있는 일을 하기를 희망했다. 또한, 대학들도 공부 외에 다른 스펙을 평가하기 시작했다. 이는 요즘 것들이 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을 찾게 했다. 그들은 연봉 높은 대기업을 선호하지만 그것이 다는 아니다.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환경이 조성되고 중요한 일을 할 기회가 주어지기를 원한다. 자신이 필요한 사람이라고 인식할 직장을 선택하고 조직과 함께 자신도 성장하기를 원한다. 조직에서 자신이 하는 일이 의미 없고 시시콜콜하다고 느끼는 순간 그들은 이직할 마음을 먹을지도 모른다. 허드렛일이라 할지라도 귀해지도록 의미를 부여해줘야 한다. 이들이 가진 한계를 극복하고 리더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회사의 미션과 비전이 중요하다. 회사의 미션과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개인이 아니라 팀을 통해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하는 현실을 자각하도록 도와야 한다. 또한 한편 밀레니얼세대가 미션과 비전에 기여함으로써 일의 의미를 찾도록 지원해야 한다.


child-2217753_960_720-2.jpg

이러한 요즘 것들이 갖는 특징은 소비에서도 ‘착한 소비’ ‘개념 소비’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실제 불황에도 친환경과 지속가능성을 기치로 내건 기업들의 매출 증가가 눈에 띈다. 대표적인 기업이 아웃도어브랜드인 파타고니아다. 이 기업은 환경보호를 위해 공정무역과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다. 이뿐 아니라 불필요한 소비를 막기 위해 ‘오래 입은 옷’ 고쳐 입기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어떻게라도 한 벌 더 팔아야 하는 기업의 본분을 망각하고 자꾸 사지 말고 고쳐 입으라고 외친다. 심지어 다른 브랜드 옷까지 포함해 최대 2벌을 수선해준다. 또 최근에는 성능은 유지하면서 기존에 쓰였던 다운을 재활용한 ‘리사이클 다운’을 내놓기도 했다. 파타고니아의 기업 미션은 다음과 같다.


“최고의 제품을 만들고, 불필요한 해를 끼치지 않으며, 비즈니스를 통해 환경위기의 해결책을 고취하고 구현한다.”

pata.jpg

이 회사는 2011년 “우리 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라는 우회적인 광고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기업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면서 이를 이윤추구에 활용하는 일석이조의 기능을 하는 공익마케팅(Cause Marketing)의 좋은 사례다. 가치 있는 일에 의미 부여하는 요즘 것들에게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이다.




여섯째,

요즘 것들은 ‘현실주의자’이다.


현재의 행복에 더 큰 의미를 둔다. 미래에 관심이 없어서는 아니다. 미래를 위해 지금의 행복을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다. 미래를 위해 현재의 행복을 희생했던 부모 세대의 시행착오를 통해 배운 학습효과이다. 예컨대 요즘 것들은 먼 미래보다는 당장의 여행을 위해 적금을 붓고, 극단적으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충동적으로 홧김 비용을 지불한다.



요즘 것들은 현실주의자(Realism)이다.


“미래도 중요하지만 지금 행복했으면 좋겠어.”


이전에 지인 두 명과 식사한 적이 있다. 우연히 얘기를 나누던 중에 지인 두 명이 같은 여행지로 여행을 계획한 것을 알게 되었다. 출발 시점만 다를 뿐 여행기간과 여행지는 같았다. 재미있는 것은 여행경비가 달랐다. X세대인 윤 실장은 40만 원짜리 패키지를 선택했고, 밀레니얼세대인 전 책임은 보다 멋진 경험을 위해 120만 원짜리 자유여행을 택했다. 이렇듯 요즘 것들은 지금의 행복을 위해 기꺼이 투자한다.

people-1086110_960_720.jpg


“인생은 한 번뿐(You Only Live Once)”이라는 의미의 YOLO 라이프가 요즘 트렌드 중 하나다. 하지만 이 단어는 원래 “인생 뭐 있어? 인생 한방이지!” 정도의 의미로 영미권 젊은이들 사이에 쓰이던 은어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의미가 예쁘게 바뀐 것이다. 이 용어는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것들의 특징을 잘 담은 표현이기도 하다. 경제적 형편이 넉넉지 않은 요즘 것들은 가성비를 따지며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특징이 있다. 현실적이고 현재 지향의 YOLO 소비패턴을 보이기도 한다.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최근에는 ‘큰 소비’로 인한 행복보다 ‘작은 사치’, 즉 ‘스몰럭셔리(Small Luxury)’ 제품으로 만족을 찾는 20~30대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큰돈이 들어가는 자동차, 핸드백, 고가 의류 대신 비교적 작은 규모의 고급 소비재나 고급 식품을 구매해 고가 제품을 소비할 때와 비슷한 만족감을 얻으려는 것이다.


people-2616695_960_720.jpg


또한 홧김비용, 멍청비용, 쓸쓸비용이라는 다소 낯선 용어까지 생겨났다. 홧김비용은 스트레스로 인해 충동구매한 비용으로 화를 내지 않았으면 쓰지 않았을 돈을 의미한다. 멍청비용은 순간의 부주의로 멍청하게 낭비한 돈을 의미한다. 쓸쓸비용은 외로움을 달래려고 영화, 식사, 옷 구매 등에 쓴 돈의 의미한다. 이 비용이 1인 기준으로 연간 60만원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이것만 봐도 미래의 행복을 위해 지금의 희생과 인내를 기꺼이 감내했던 기성세대와는 다르다. 요즘 것들은 현재의 행복에 더 큰 의미를 둔다. 그들은 경험을 통해 느끼는 현재의 행복을 위해 부담되는 금액일지라도 여행에 기꺼이 투자한다. 행복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소유물을 샀을 때보다 경험을 샀을 때 더 행복감을 느끼고 그 기억이 오래간다고 한다. 요즘 것들은 기성세대보다는 경험을 위한 소비에 더 익숙하다.


men-2425121_960_720.jpg


클라이너 퍼킨스의 ‘인터넷 트렌드 보고서’ 2016년 버전에서 매리 미커는 온라인에서 시작한 상거래 업체와 브랜드가 오프라인으로 역진출해 성공하는 이유는 밀레니얼 세대 덕분이라고 밝혔다. 밀레니얼세대가 생산과 소비 활동에 본격적으로 진입한 것이다. 베이비부머 세대나 X세대와 비교할 때 이들의 평균 소득이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돈을 모으기 위해 벌거나 일단 쓰고 나중에 갚는 형태보다는 바로 쓰고 즐기기 위해 돈을 버는 밀레니얼세대의 특성이 전자상거래 사업자들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업을 펼치는 사람들을 유리한 고지에 올려놓고 있다.


engagement-1718244_960_720.jpg


요즘 것들은 또한 일과 삶이라는 두 가치 중에서 삶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쉽게 말해 살기 위해 일하는 것이지 일하기 위해 살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2016년 12월 서울신문이 취업정보포털 사람인과 함께 취업준비생 400명에게 ‘입사하고 싶은 기업 유형’을 물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65.5%(262명)가 ‘연봉은 높지 않아도 야근(주말 근무 포함)이 적은 회사’에 입사하기를 원했다. 이른바 일과 삶의 균형이 보장되는 ‘워라밸(Work Life Balance)’ 기업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했다.


smile-2928326_960_720.jpg


요즘 것들은 유치원 때부터 경쟁을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중·고교 입시, 대학 입시, 취업까지 경쟁 속에서 저당 잡혔던 행복을 만회하려는 듯 미래의 행복을 꺼내 쓰는 모양새다. 요즘 것들이 현재가 중요한 현실주의자인 것은 그들이 결코 미래에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다. 그들도 은퇴 및 노후 준비와 같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단지 미래를 준비할 만큼 현재의 형편이 넉넉지 않고, 미래를 위해 지금의 행복을 놓치고 싶지 않을 뿐이다. 벼락처럼 지나간 통장요정 김생민 열풍은 현실주의자인 요즘 것들의 약점을 역설적으로 잘 파고들면서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이다.




일곱째,

요즘 것들은 ‘성취주의자’이다.


우등상과 개근상이 거의 전부이던 기성세대와 달리 그들은 다양한 상을 1년에 몇 개씩은 받고 자란 세대이다. 노력하면 누구나 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성장해왔다. 이는 그들이 인정에 대한 욕구가 강하고 목표 성취 지향적인 특성을 갖게 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요즘 것들은 성취주의자(Achiever)이다.


“댓글과 ‘좋아요’가 신경 쓰이고 피곤해요.”


요즘 것들은 목표지향의 성취주의자들이다. 우등상과 개근상이 거의 전부였던 이전 시대와 달리 요즘 것들은 다양한 교내 외 활동으로 다양한 상을 1년에 몇 개씩은 받고 자란 트로피세대다. 그들은 자신이 하는 일이 가치 있고 누구나 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성장해왔다. 우스갯소리인지 모르겠지만 지인에 따르면 오죽하면 13등 상도 있었다고 한다. 상은 그들의 활동을 격려하고 칭찬하는 좋은 수단이었다. 상은 인정에 대한 욕구가 강하고 성취 지향적이며 목표 지향적인 밀레니얼세대의 특성에 영향을 미쳤다.

cup-1613315_960_720.jpg

이러한 특성을 가진 요즘 것들에게 부정적인 피드백을 하는 것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칭찬과 성취에 익숙한 그들에게 큰 심리적 상처를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요즘 것들은 성과평가나 역량평가의 공정성에 대해 기성세대보다 더 민감하다. 기성세대가 명확하지 않은 근거로 평가를 내렸다가 곤욕을 치르는 경우를 종종 봐왔다. 학연, 지연 등의 연줄이 인사고과에 개입되는 것이 요즘 것들에게는 오히려 불편할 수 있다.

agreement-2548138_960_720.jpg


인터넷과 SNS를 이용하는 방식을 살펴보자. 10~40대의 경우 이미 인터넷 이용자 수가 99%를 넘었다.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네이버 밴드,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서 주 평균 1시간 3분을 쓰고 있다. 주로 친교와 교제목적으로 이용한다. 특히 밀레니얼세대에 해당하는 20~30대의 경우 SNS 이용률이 이미 80%를 넘어섰다. 요즘 것들은 SNS에 매우 친숙하고 이를 친교와 정보교환의 장으로 유용하게 활용한다. 성취와 인정 욕구가 강한 그들은 디지털 세상 속 페친(페이스북 친구), 인친(인스타그램 친구)들에게서 댓글이나 ‘좋아요’와 같은 지지를 갈망한다. 이는 피드백 건수에 대한 강박이나 타인과의 비교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 요인이 된다. 적지 않은 요즘 것들이 실제 이런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심지어 댓글이나 ‘좋아요’ 건수가 친구들과 비교되는 것이 부담스러워 SNS 사용을 자제한다고 토로하는 요즘 것들도 적지 않았다.


실제 요즘 것들을 알면 얻는 유익이 많다. 요즘 것들과 소통을 더 원활하게 할 수 있고, 그들과 일하면서 더 높은 성과를 낼 수도 있다. 그들을 고객으로 하는 비즈니스를 한다면 매출과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 어떤 개인, 어떤 조직이든 요즘 것들을 알면 쓸모 있는 것들이 너무 많다. 그들이 미래의 키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것들>(2018년 1월 출간) 저자 허두영(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e-mail: davidstoneheo@gmail.com


요즘 것들에 대한 다양하고 의미있는 내용을 저의 책 <요즘 것들>에 다루고 있습니다.

인터넷교보 goo.gl/rwsvbK
알라딘 goo.gl/VsWqtT
예스24 goo.gl/v1FeCf
인터파크도서 goo.gl/TxGgbR
반디앤루니스 goo.gl/LwAHyM

온라인서점과 전국 오프라인 매장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허 두영(작가, 강연자, 컨설턴트, 컬럼니스트)


(주)엑스퍼트컨설팅, (주)IGM세계경영연구원 등 인재개발(HRD) 전문 컨설팅 기관에서 컨설턴트와 교수로 일하면서 100여 건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교육 프로그램 개발 공로로 경기도지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2017년에 독립해서 (주)지스퀘어스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지금은 (주)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요즘것들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성균관대에서 행정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는 글 쓰고 강의하며 컨설팅하는 것을 주업으로 하고 있다. 세대소통 컨설턴트이자 저자로서 [KBS 스페셜]의 ‘어른들은 모르는 Z세대의 삶’, 국회방송 [TV 도서관에 가다], KCTV 제주방송 [JDC 글로벌 아카데미], 경인방송 [사람과 책], 아리랑TV [아리랑 프라임], 채널A뉴스 등에 출연했다.


저서로는 『요즘 것들』(2018), 『첫 출근하는 딸에게』(2019), 『세대 공존의 기술』(2019), 『나는 오늘만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데일리 루틴』(2021), 이 있다.

이메일: davidstoneheo@gmail.com

홈페이지: https://www.davidstoneconsulting.com

블로그: http://blog.naver.com/davidstoneheo

브런치: http://brunch.co.kr/@davidstoneheo



이 글은 전기신문 '주간단상' 알면 쓸모 있는 요즘 것들의 특징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된 기사에 책의 내용을 보완한 것임을 밝힙니다.

기사원문을 보시려면: http://www.electimes.com/article.php?aid=1505866448148328023


#요즘것들 #밀레니얼세대 #요즘것들특징 #요즘것들DNA #질문자 #조급증어른이 #학습자 #최신기술숙련자 #의미추구자 #현실주의자 #성과주의자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경험은 결코 늙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