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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두영 Feb 07. 2020

선배 세대에 대한 오해와 진실

[세대 공존의 기술 017] 선배 세대 바로 알기

밀레니얼 세대를 지칭하는 별명 중 ‘N포 세대’라는 말이 있다. 처음에는 연애, 결혼, 출산 3가지를 포기하던 것이 집, 경력을 포함하여 5가지로 늘어나더니, 급기야 N가지를 포기하게 된 세대라는 의미로 변했다. 선배 세대 중에는 젊은 후배 세대가 열정과 도전정신이 부족하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후배 세대가 선배 세대를 보는 시선도 그리 곱지 않다. 꼰대, 틀딱, 아재 등의 용어로 선배 세대를 규정지어 선입견과 오해를 갖고 있다.

후배 세대를 보는 편견과 고정관념이 있듯이 선배 세대에 대한 오해도 있다. 후배 세대가 보는 선배 세대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 세 가지를 살펴보자.


오해 1. 나이 들면 뇌도 늙는다. 


젊은 20대의 뇌와 40대 중년의 뇌 중 누가 더 뛰어날까? 캘리포니아 대학 달립 제스트 박사는 연구를 통해 “나이가 들수록 뇌에서 도파민의 양이 줄어들기 때문에 감정적이고 충동적인 결정을 덜 하게 된다.”는 것을 밝혔다. 또 일리노이대 신경과학자 아트 크레이머는 나이 40~69세에 해당하는 항공기 조종사와 관제사 118명을 대상으로 위급 상황에 대처하는 가상실험을 진행했다. 나이 든 조종사들은 핵심 조종 기술과 문제 해결 능력 면에서 젊은 조종사보다 뛰어났다. 처음 시뮬레이션 장치를 다루는 데 시간이 더 걸렸을 뿐이다. 또 뉴욕타임스의 헬스 전문 기자 바버라 스트로치는 그의 책 《가장 뛰어난 중년의 뇌》에서 중년의 뇌는 정보 처리 속도나 기억의 정확도, 주의력 등에서 20대의 뇌보다 다소 떨어지지만, 종합적인 사고 능력은 훨씬 뛰어나다고 한다. 한편 미국 시애틀 세로 연구소에서도 1956년부터 40년간 7년마다 6,000명을 대상으로 뇌 인지능력을 검사했다. 20세부터 90세까지 참가자가 다양했다. 검사 결과는 어땠을까? ‘언어 기억’, ‘공간 지각 능력’, ‘귀납적 추리’ 영역에서 40~65세의 뇌가 최고의 결과를 보였다. 20대의 뇌는 ‘반응 속도’와 ‘계산 능력’ 두 영역에서만 더 나았을 뿐이다. 이렇듯 ‘뇌는 쓰면 쓸수록 개발된다’라는 가소성의 원리가 적용되는 것이다.


오해 2. 선배 세대는 고집이 세다.


“부장님은 도대체 제 얘기를 듣지 않아요. 의견을 묻지만 답을 갖고 계신 경우가 많아요. 그러면서 왜 묻는지 모르겠어요.” 한 기업 젊은 직원의 불만이다. 많은 후배 세대가 공감하는 얘기다. 하지만 선배 세대 입장은 다를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경험과 노하우가 쌓이면서 지혜가 생긴다. 그래서 젊은 세대보다 옳고 그름, 좋고 나쁨을 잘 판단할 수 있게 된다. 20대가 되어서 10대 시절을 생각하면, 30대가 되어서 20대를 생각하면 어리게 느껴지는 것이 그 때문이다. 인생의 연륜의 쌓이면서 지혜가 더하는 건 당연한 이치이다. 다만 외고집으로 자기주장만 고수하고 타인의 생각을 듣지 않는 것은 문제다. 이는 나이 때문이라기보다는 개인의 특성으로 보는 게 타당해 보인다. 고집이 세다는 것은 나이를 불문하고 배우지 않고 듣지 않고 버리지 못하는 꼰대가 가진 특징이다. 어른이라고 지혜롭거나 노인이라고 정의를 깨닫는 것이 아니다. 뇌과학 전문가 박문호 박사에 따르면 나이가 들면 고집이 세지는 것은 학습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오해 3. 선배 세대는 이기적이다.


선배 세대는 이기적이라고 생각하는 후배 세대가 많다. 국민연금 고갈, 고위 및 부유층 자녀의 채용 특혜 등 개인과 가족을 위해서라면 이기적이고 불법도 서슴지 않는 선배 세대 때문이다. 하지만 선배 세대뿐 아니라 인간은 모두 이기적이다. 인간이 이타적이고 협력적인 것도 사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다. 자본주의는 인간의 이기심으로 작동한다. 각 개인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경쟁할 때 최고의 효율을 끌어낸다.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은 인간의 이기심에 대한 명쾌한 통찰을 보여준다. 마르크스와 엥겔스 자본론의 철저히 이타심을 근간으로 한 공산주의는 도덕적으로 가장 인간적이었다. 하지만 이기심 가득한 권력자에게 정치적으로 악용되었고, 경제적으로는 사실상 용도폐기 되고 말았다.

최근 선배 세대에게 밀레니얼 세대나 Z세대 등 후배 세대에 대한 이해의 필요성이 부쩍 강조되고 있다.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후배 세대의 선배 세대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다. 우선 선배 세대에 대한 3가지 오해를 이해로 바꾸는 것부터 시작했으면 한다.


세대소통 컨설턴트 허두영(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e-mail: davidstoneheo@gmail.com





허 두영(작가, 강연자, 컨설턴트, 컬럼니스트)


(주)엑스퍼트컨설팅, (주)IGM세계경영연구원 등 인재개발(HRD) 전문 컨설팅 기관에서 컨설턴트와 교수로 일하면서 100여 건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교육 프로그램 개발 공로로 경기도지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2017년에 독립해서 (주)지스퀘어스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지금은 (주)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요즘것들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성균관대에서 행정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는 글 쓰고 강의하며 컨설팅하는 것을 주업으로 하고 있다. 세대소통 컨설턴트이자 저자로서 [KBS 스페셜]의 ‘어른들은 모르는 Z세대의 삶’, 국회방송 [TV 도서관에 가다], KCTV 제주방송 [JDC 글로벌 아카데미], 경인방송 [사람과 책], 아리랑TV [아리랑 프라임], 채널A뉴스 등에 출연했다.


저서로는 『요즘 것들』(2018), 『첫 출근하는 딸에게』(2019), 『세대 공존의 기술』(2019), 『나는 오늘만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데일리 루틴』(2021), 이 있다.

이메일: davidstoneheo@gmail.com

홈페이지: https://www.davidstoneconsulting.com

블로그: http://blog.naver.com/davidstoneheo 

브런치: http://brunch.co.kr/@davidstoneheo



이 글은 제가 2019년 9월 전기신문 주간단상 선배 세대에 대한 오해와 진실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기사를 보완한 것임을 밝힙니다.

기사원문을 보시려면: http://www.electimes.com/article.php?aid=1569367503186660023


#세대공존의기술 #선배세대 #세대갈등 #세대화합 #세대공존 #세대갈등을넘어세대화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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