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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이빗 Apr 13. 2017

왜 빨리 기성사원이 되려 하는가

치열하게 입사하고 스마트하게 이직하라

1. 내가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업무의 연장이 회식이라 하지만, 동기와의 저녁식사는 예외라고 해도 좋겠다. 얼마 전 동기와 저녁자리에 기분좋게 갔다가 많은 생각을 하고 돌아온 일이 있었다.


‘그래서 김OO과장이 문젠거야. 옆부서에다가 일 다 떠넘기고, 자기만 일해? 생색은 다 내면서, 그게 모하는거냐구’

‘영업이 무슨죄냐? 그걸 내가 왜 챙겨야해. 주변부서들은 왜 있는건데? 다들 인터넷쇼핑이나하고.. 하여튼 그래서 안돼!’


의례 회사 뒷담화야 어딜가든 다르겠냐만은, 한 친구의 위험한 생각이 마음에 걸렸다.

일명 ‘나는 되고, 남은 안된다’는 생각은 우리가 자주 겪는 오류중에 하나다.

종일 바쁘게 움직이는 회사에서 업무 R&R관련된 부분은 민감할 수 밖에 없다. 특히 ‘타부서의 한가함’은 마치 ‘내가 전역한 부대가 최고로 빡세다’와 같은 논리로 연결된다.


이런 성급한 오류가 입사 후 자주 겪는 ‘부정적 사고의 딜레마’와 엮일 때, 우리는 걷잡을 수 없는 회의주의로 빠져들 위험이 있다. 쉽게 말해, ‘이래서 안돼, 그럼 그렇지..’ 라고 쉽게 단정해버릴 수 있다.

이 사고방식이 나의 신세한탄으로 이어지고, '그냥 저냥 되는대로 살자' 까지 이어지면 심각한 "기성사원 증후군"에 걸려든 것이다.


‘나 하나 팔딱 된다고 여기가 바뀌는것도 아니고, 잘한다고 누가 알아주나’

이런 말을 농담처럼 주고 받고, 씨익 웃고 넘기게 된다. 어느새 말이 씨가 되어 행동으로 나타나게 된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행동에 놀래는 것도 처음 한,두번이다.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이는 순간, 이미 그대는 기성사원이 된 것이다.



2. 결국 지금 당신의 명함을 채운 그 곳


돌이켜보면, 신입사원과 기성사원을 나누는 기준은 딱히 존재하지 않는다. 2년차 ‘주임’이라는 칭호도 이제 없어진 곳이 많다. 입사 3,4년에 ‘대리’라고 불리면 이제 신입티를 벗었다고 생각하는가.


익숙해진다는건, 분명 도움이 되지만 잃는것도 많다. 특히 한국의 직장생활에서 ‘익숙해진다’는 말은 ‘부정적 자세를 갖는다’와 거의 동의어다.

바쁘게 업무를 배우는 시간이 이어지면 하루가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게 간다. 입사 때 가졌던 기대감과 각오들이 옅어지게 된다. 그런 가운데 마주하는 선배들의 부정적인 말말말. 처음에는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지만, 직접 실무를 뛰면 그 모든것들이 와닿게 된다. 그러다 바쁜 업무에 여자친구와 헤어지기라도 하면 한층 더 이런 생각은 강해진다. 

어느새 회식자리에서 선배와 죽을 맞추며 뒷담화를 하고 있는 본인을 보게 된다. 공동의 대화거리를 찾은 선배와는 친분이 쌓였다고 믿게 되고, 본인은 신입사원티를 벗었다고 뿌듯해하곤 한다. 이런 과정은 역사의 반복처럼 다시 새로운 후배가 생기면 반복되곤 한다. 


부정적 사고는 긍정적 사고보다 그 전염성이 훨씬 강하다. 

그것은 선배에서 후배로 전달되기도 하지만, 내 안에서 다른 생각들에도 이어진다. 생각을 정리하기도 전에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되고, 사소한 업무 조차도 짜증으로 대하게 된다. 쉬운 일도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가 된다. 


그렇게 '대충하고 넘어가’서 시간이 남으면 그시간에는 나의 미래를 위해 전력을 다해 투자할까? 

필자는 물음표를 달고싶다. 매사 부정적이고 시비를 걸고 넘어지는 사람을 미래의 새직장 담당자라고 좋아할리가 없다.


추후 내가 꿈꾸는 새로운 직장과 일이 있다면, 더욱 더 지금 일을 긍정적으로 대해야 한다.

'18년이나 다닌 회사를 그만두고 후회한 12가지'의 저자 '와다 이치로'는 가장 크게 후회한 일을, ‘처음부터 사장을 목표로 오늘을 살지 못한 것’으로 꼽았다. 그의 꿈은 전직작가였다. 그는 입사때부터 퇴사 후, 글을 쓰는것만 생각하고 회사를 다녔다.

 "나는 내가 하는일이 쓸모없다고 생각했고, 퇴근하면 불평하기 바빴다 - 와다 이치로 -"

그는 ‘오늘’을 더 긍정적으로 살았다면 사장이 됐을지도, 또는 작가가 되는것도, 더 빨리 이뤘을것이라고 말한다.



3. 멍청함이 갖는 현명함


누가봐도 신입사원은 한눈에 알수있다. 새학기에 과잠바를 맞춰 입은듯, 회사 안을 거니는 모습만 봐도 알수 있다. 

모든게 새롭고 매번 물어보게 된다. 길을 묻기도 하고, 방법을 묻기도 하고, 원리를 묻기도 한다. 질문하고 부딪히고 넘어지고 거기서 배운다. 질문하는 문화가 어색한 한국 사회에서는 특히 이런 신입사원을 부담스러워 한다. 심지어 어떤 선배는 왜 또 묻냐고 비난하기도 하고, 은근히 말을 돌려 상대를 무시하기도 한다. 이런 취급을 받기에 신입사원들은 하루 빨리 이 신입티를 벗어버리고 싶어한다.


기성사원이 될수록 소위 말하는 Skill이 는다. 당연히 업무 처리는 더 빨라진다.  ‘요령껏’ 중요한 순간을 모면하고 넘어가는 기술이 생긴다. 그 순간에는 여기저기 일을 덮어두는 것도 대단한 본인의 ‘능력’이라고 받아들인다. 참석하는 회의가 많아지고, 새로운 역할에 바빠지면 Skill을 발동하고 싶어질 수 밖에 없다. A 문제로 B 문제를 덮고, B를 A에 가져다 둔다. 다음 담당자가 A,B를 해결 하겠거니 남겨둔다. A,B가 B,A로 위치를 바꿨을 뿐, 해결된것은 없지만, 이 바쁜 가운데 내가 이 일을 해치운 것에 뿌듯해 한다. 내가 이제 신입티를 벗었구나 생각하며 스스로를 대견해한다.


그 유명하신 故 스티브잡스 님께서 남긴 유명한 말 중에 ‘Stay Hungry, Stay Foolish!’라는 말이 있다. 필자는 사실 처음 이 말을 듣고 막연히 ‘역시 멋지군’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장과 연결해서 생각해보면 'Stay Foolish' 가 바로 ‘신입의 자세로 임하는 것'이다. 멍청하다 느낄 정도로 묻고, 다시보고, 확인하는 것이다. 결국 신입사원처럼 행동하란 말은, ‘Stay Foolish 하라'는 말과 이어진다.


너무 쉽게 신입사원을 벗어내려 하지 마라. 아니 바꿔 말해, 시간이 지나도 신입사원처럼 해보자.

괜한 겉멋 때문에 문제해결의 본질을 놓치게 된다면, 그것만큼 초보사원스런 것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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