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밸리곰, 롯데의 효자곰

롯데홈쇼핑 넌 다 계획이 있었구나..

by 무형자산가

밸리곰, 기업이 전략적으로 탄생시킨 캐릭터


ⓒ 벨리곰 공식 인스타

IP 비즈니스에서 캐릭터의 성공 공식은 정해져 있을까요? 흔히 SNS 바이럴, 팬덤의 2차 창작, 빠른 상품화 같은 요소가 성공을 좌우한다고 생각하지만, 밸리곰은 IP 비즈니스의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루피가 ‘밈’으로 시작해 팬덤이 형성된 후 IP로 확장된 케이스라면, 밸리곰은 기업이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전략적으로 브랜드와 연결하며 성장한 IP입니다. 이 거대한 핑크 곰으로부터 얻어갈 만한 IP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밸리곰은 롯데홈쇼핑이 2018년에 계획적으로 탄생시킨 캐릭터입니다. 유통업계에서 직접 만든 캐릭터가 이렇게 까지 성공한 건 흔하지 않은데요, 밸리곰은 그야말로 초대박을 쳤습니다. 밸리곰은 우선, 유튜브로 인지도를 쌓은 후, 오프라인까지 차츰 활동영역을 확대했습니다. 작년 잠실 롯데월드타워 광장에 거의 18m에 육박하는 초대형 밸리곰이 등장했었는데, 이 곰을 보려고 350만 명 이상이 방문하였습니다. 밸리곰의 SNS 팔로어는 175만 명을 넘을 정도입니다. 이런 밸리곰의 인기에 힘입어 롯데홈쇼핑은 각종 팝업, 굿즈 판매, 라이선스 사업까지 확장했고 그 결과, 2022년부터 2023년까지 2년간 브랜드 협업과 굿즈 판매로만 누적 매출 200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이에 더 나아가, 이 효자 핑크곰을 이제 동남아, 대만, 일본 해외시장 진출까지 시키고 있죠.

1. 유통사도 캐릭터 만들 수 있다!

종전 캐릭터 IP는 영화 제작사, 만화영화 제작사, 콘텐츠 기업의 전유물이었습니다. 포켓몬, 핑크퐁, 뽀로로만 봐도 그렇죠. 그런데 유명 캐릭터의 IP를 빌려 쓸 경우 비싼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캐릭터 라이선스 로열티율은 5~10% 정도 하니 유통업체는 캐릭터를 사용한 제품 또는 서비스 매출액의 5~10%를 캐릭터 IP 업체에 떼줘야 하는 것이지요.

만약 이 캐릭터가 우리 회사 것이라면? 심지어 아주 유명해져서 거꾸로 로열티 수입을 벌어다 준다면?

아주 꿩 먹고 알 먹고죠? 국내 다수의 기업들이 자체 캐릭터 개발에 애를 쓰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이 점에서 밸리곰은 롯데홈쇼핑의 주머니를 두둑이 챙겨주는 효자곰으로 볼 수도 있겠네요.


2. MZ세대의 감성 저격

밸리곰의 탄생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롯데홈쇼핑의 MZ세대 직원들이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했다는 점이 특히 주목할 만한데요. 이는 타깃 고객층인 MZ세대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몰래카메라로 시작된 밸리곰의 인기]

밸리곰의 대표적인 성공 전략은 '몰래카메라' 콘셉트였습니다. 길거리, 카페, 지하철 등 일상 공간에서 밸리곰이 예상치 못한 행동을 하며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반응을 담아내는 방식이었죠. 밸리곰이 갑자기 손을 흔들거나 지하철에서 흔들리는 모습 등이 담긴 영상은 시청자들에게 예측 불가능한 재미를 선사했고, 실제 사람들의 솔직한 반응이 담겨있어 높은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이러한 콘텐츠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짧고 임팩트 있는 숏폼 포맷으로 SNS에서 쉽게 공유될 수 있었다는 점

시청자들과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친근감을 형성했다는 점


[사회적 메시지 전달 콘텐츠로 확장]

밸리곰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단순한 재미를 넘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콘텐츠로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새벽 1시 강남역 청소하기'나 '택배기사 역조공하기' 같은 콘텐츠를 통해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메신저 역할을 수행한 것이죠. 이러한 콘텐츠들은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MZ세대의 공감을 얻으며 더 큰 바이럴 효과를 창출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밸리곰은 '예상치 못한 웃음'과 '따뜻한 메시지'라는 두 가지 전략을 통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고, 이는 캐릭터의 브랜드 가치를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3. 마케팅 자산의 시너지 효과

밸리곰의 성공에는 롯데그룹이라는 거대 유통 기업의 인프라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밸리곰은 롯데그룹이라는 거대 유통 기업의 인프라를 활용해 빠른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롯데홈쇼핑의 TV 채널과 모바일 앱, 롯데월드의 테마파크, 파리바게뜨의 전국 매장, 롯데백화점의 유통망 등 다양한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통해 전방위적 마케팅이 가능했죠. 이는 신생 캐릭터 기업들이 갖기 힘든 강력한 경쟁력이었습니다.

각 계열사별로 특화된 마케팅도 진행되었습니다. 롯데홈쇼핑은 TV와 앱을 통한 굿즈 판매, 롯데월드는 밸리곰 포토존과 시즌별 이벤트, 파리바게뜨는 콜라보 디저트 출시, 롯데백화점은 팝업스토어 운영 등 각자의 강점을 살린 프로모션을 진행했습니다.

이러한 대규모 마케팅 인프라는 밸리곰이 단순한 캐릭터를 넘어 강력한 브랜드로 성장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실시간 판매 데이터를 통한 트렌드 파악과 신속한 상품 기획, 즉각적인 마케팅 대응이 가능했다는 점도 큰 강점이었습니다.


4. 콘텐츠 IP로의 진화: 상품을 넘어선 경험의 제공

밸리곰이 보여준 또 하나의 혁신은 '상품 중심'이 아닌 '콘텐츠 중심' 전략입니다. 다수의 기업들이 캐릭터를 만들면 바로 굿즈 판매에 뛰어드는 것과 달리, 밸리곰은 초기부터 캐릭터의 스토리와 세계관 구축에 집중했습니다.

우선 밸리곰만의 독특한 스토리라인을 만들었습니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곰이 우연히 벨리댄스를 배우게 되면서 인생이 바뀌었다'는 설정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죠. 여기에 '언제나 즐겁고 긍정적인 태도로 살아가는 곰'이라는 캐릭터성을 더해 확실한 정체성을 구축했습니다.

이러한 스토리텔링은 SNS 콘텐츠를 통해 자연스럽게 전개되었습니다. 밸리곰의 일상을 담은 영상, 팬들과의 소통,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활동들이 하나의 이야기처럼 연결되면서 팬들은 단순히 귀여운 캐릭터가 아닌 '살아있는 존재'로 밸리곰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장기적으로 IP의 가치를 높이는 현명한 선택이었습니다. 탄탄한 세계관과 스토리는 향후 게임,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고, 팬들과의 정서적 유대감은 지속적인 브랜드 충성도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최근 출시된 모바일 게임 '밸리곰 매치랜드'는 이러한 전략이 결실을 맺은 좋은 사례입니다. 단순한 캐릭터 사용을 넘어 밸리곰의 세계관과 스토리를 게임에 자연스럽게 녹여냄으로써, 팬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5.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전략적 설계: 논버벌 캐릭터

논버벌(Non-Verbal) 캐릭터라는 특성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었습니다. 언어 장벽 없이 글로벌 시장에서 소통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있었던 것이죠. 실제로 밸리곰 유튜브 채널의 해외 시청자 비중이 40%에 달한다는 점은 이 전략이 성공적이었음을 보여줍니다.


밸리곰 인사이트 3줄 정리

1. 기업들이여 자체 캐릭터 IP를 구축하라: 로열티 부담 없이 자체 IP를 활용하면 브랜드 자산을 극대화할 수 있다.

2. 기업의 인프라를 활용하라: 유통 기업이 보유한 다양한 채널과 마케팅 자산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면, 신생 캐릭터도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고 확장할 수 있다.

3. 대중의 공감이 핵심이다: 대중이 공감할 만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SNS를 통한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자연스러운 팬덤을 형성해야 한다.


캐릭터 IP는 더 이상 콘텐츠 기업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밸리곰의 성공은 기업이 가진 마케팅 인프라와 채널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면서도, 캐릭터만의 독자적인 세계관과 스토리텔링에 집중할 때 새로운 IP 비즈니스가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상품 중심'이 아닌 '콘텐츠 중심'으로 접근하면서,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을 반영한 진정성 있는 콘텐츠로 팬덤을 구축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향후 캐릭터 IP 비즈니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이제 캐릭터 IP는 단순한 수익 창출 수단이 아닌, 브랜드와 함께 성장하는 독립적인 콘텐츠 자산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밸리곰이 보여준 성공 사례를 참고하여 더 많은 기업들이 자체 캐릭터 IP 개발에 도전하고, 나아가 글로벌 IP로 성장하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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