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나답게란 있을까?
나답게 산 적이 언제였을까
아주 가끔, 바쁜 일상 속을 걷다 보면
이유 없이 공허해지는 순간이 있다.
그럴 때면 멈춰 서서
나를 조금씩 되짚어 본다.
과거의 나는 어땠는지,
지금의 나는 어디쯤에 서 있는지.
지금이 썩 나쁘지 않아도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나는 지금, 나답게 살고 있는 걸까.
생각해 보면
나답게 살았던 때가
정말 있었던 걸까 싶기도 하다.
누군가는 지금 이 모습이
이미 충분히 나답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말보다 먼저
어딘가에는 분명,
조금 더 나에 가까웠던 순간이 있었을 것만 같다.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하나씩 눈치를 배우고,
없던 얼굴을 덧붙이며 살아간다.
그게 나인 것처럼 익숙해질 때쯤
문득, 내가 조금씩 지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가면을 벗게 될 거라
확신할 수는 없지만,
언젠가 한 번쯤은
조금 덜 꾸며진 채로
살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나답게’라는 말은
생각보다 어렵다.
어쩌면 처음부터 우리는
누군가의 틀 안에서
조금씩 모양을 바꾸며 살아온 건 아닐까.
가족 안에서는 가족의 모습으로,
사람들 속에서는 또 다른 모습으로.
그래서인지
‘나답게 살라’는 말은 많이 들어왔지만,
정작 그 말의 모양은
선명하게 잡히지 않는다.
어쩌면
나답게라는 건
처음부터 없었던 걸지도 모른다.
나는 그저
주어진 환경에 맞춰가며
조금씩 만들어진 사람일지도 모르니까.
그래서 요즘은
‘나답게’라는 말보다
조금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내 삶에 맞게,
혹은
조금 더 편안한 쪽으로.
그 정도면
충분한 건 아닐까.
아마도,
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