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녹색반짝 Nov 25. 2020

170415

201101

 엄마가 조금이라도 더 쉬시도록 밑반찬 만들기를 시도해보았다. 연근이 암에 효과가 있을 것 같아서 연근고구마 간장조림, 좋아하시는 새우를 넣은 새우야채볶음 두가지를 만들었다. 요리초보는 동시에 요리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간과했다. 시간이 각각할 때보다 배로 들어간 것 같다. 못 생겼지만 맛은 좋다. 아니, 먹을만하다. 잘 드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엄마의 식욕증진에 한 몫 했으면...

 엄마는 아빠와 달리 TV를 많이 보시진 않는다. 가끔 볼 때도 예능은 잘 안보시는데 TV를 보고 좋아하시는 엄마의 모습을 보기 위해 내가 먼저 보고 웃은 방송들을 틀어드린다. 종종 이렇게 엄마의 웃음에 도전한다. 웃음코드가 맞아 배아플 때까지 웃으시는 엄마를 보는 것이 행복하다. 오늘 엄마는 아침부터 '응답하라 1988' 을 보고 계신다. 1988년의 엄마는 아빠와 함께 88 서울 올림픽 자원봉사를 하고 계셨다. (서울 올림픽 자원봉사와 아시안게임 자원봉사 경험은 엄마아빠에게 즐거운 추억거리다.) 나이대를 비교해보면 고등학생으로 등장하는 극 중 인물들과 대여섯살 정도 차이가 난다. 거의 같은 세대셔서 내용에 공감하시는 부분이 많다. 보시면서 엄마의 젊은 날을 떠올리시고 즐거워 하신다. 나도 행복하다. 


 연속 방송이라 계속 보다보니 5화까지 보시게 되었는데, 5화에는 슬픈 장면이 나왔다. 선우의 엄마가 선우네 외할머니께 태연히 전화를 걸고 목소리를 듣자마자 눈물을 흘린다. 엄마도 외할머니가 보고싶으시다며 우셨다. 엄마를 옆에 모시고 같이 보는 나도 슬퍼지는 장면인데 엄마는 더 슬프게 보셨겠지. 엄마는 요새 아픈걸 들킬까봐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께 연락도 잘 안하시고 예전엔 자주 찾아뵙던 집 가까이의 외가도 가지 않으신다.

 아픔이 뭐길래 아픈 것도 서러운데 이렇게 힘든 일을 만들까.


https://www.youtube.com/watch?v=a4ul5Hkslnc

작가의 이전글 17041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