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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녹색반짝 Nov 24. 2020

170412

201030,201031

 엄마의 외래진료와 몇 가지 검사가 예약된 날이다. 오전에 수업이 있지만 빠지기로 하고 병원에 따라갔다. 북적거리는 진료실 앞에 앉아 검사를 기다리고 있는데, 담당 간호사분께서 다른 환자를 소개해주셨다. 비슷한 아픔을 겪고 계시니까 비환자는 모르는 당사자들만 아는 힘든 일을 나눌 수도 있고 치료와 관련된 정보도 교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편하게 대화 하시도록 조금 떨어져서 보고있는데 얘기 나누시다 엄마가 몇번 우시는 모습이 보였다. 환자분들끼리는 어떤 얘기를 나누셨을까.


 차례가 되어 검사를 받고 외래진료를 받는데 검사 결과와 진료 내용이 희망적이었다. 곧 오후 수업을 위해 학교에 가야했는데 나쁘지 않은 결과를 받고나니 엄마를 두고 학교에 가는 마음이 조금은 편하다.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데 엄마로부터 연락이 왔다. 치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신 엄마께 무슨 문제가 생긴 듯 했다. 병원에서 받아온 약을 드셔보시기 시작했는데, 암과 관련된 약이어서 그런지 호락호락하지 않은가보다. 엄마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것 같다. 마음이 불안하다. 작은 진동이 반복되는 얇은 막 위에 서있는 기분이다. 적응하나 싶다가도 덜덜 거린다.

 수업이 끝나는데로 집에 왔다. 수업을 들으러가도 집중이 잘 안된다. 요즘의 난 출석에 의의를 두는 학생이다.

 약을 드신지 몇 시간이 지났고 밤이 되었는데도 엄마는 약 부작용으로 힘들어하고 계셨다. 항암제가 만드는 부작용을 버텨보기 위해 항구토제를 먼저 드셨다. 항구토제 복용 30분 후에 항암제를 드셨는데도 계속 속이 울렁거린다고 하신다. 짧은 간격으로 헛구역질이 반복되어 잠깐도 몸을 편히 누이기 힘든 시간이 계속되고 있었다. 낮보다는 나아졌지만 어떤 상황이 또 나타날지 몰라 잠들지 못 하고 계셨다. 부작용이 많지 않다고 하는데도 항암제는 이 정도로 힘든거구나 실감했다. 보기에도 힘든데 직접 겪는 엄마는 몇배는 더 힘드시겠지. 삶의 질이 우수수 떨어진다. 덩달아 나도 못 자고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밤 늦게까지 계속 고통스럽게 헛구역질 하시던 엄마는 새벽이 되어서야 겨우 잠에 드실 수 있었다. 나도 곧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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