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인턴 퇴사부터 브랜드 마케터로의 전환기

회사 밖에서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 나의 길

by 새벽을담은영

제목을 보고 놀라실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중견기업 인턴이 퇴사라니?! 계약 만료도 아니고 퇴사를?

이렇게 느끼실 수도 있는데요, 실제로 저희 부모님께서도 제가 퇴사한다고 했을 때 많이 놀라셨습니다.


하지만 그때의 저는 결코 마냥 생각 없이 퇴사한 건 아니었습니다.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정말 힘들었던 시간을 보냈거든요.


이제 그 두 번째 이야기를 풀어보려 합니다.


인턴 생활 중, 예상치 못한 고통과 마주하다


marten-bjork-6dW3xyQvcYE-unsplash.jpg 인턴 생활 중, 예상치 못한 고통과 마주하다

인턴을 시작했을 때는 마냥 행복하기만 했던 업무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부담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힘든 이유는 바로 출퇴근 문제였습니다. 퇴근할 때에는 상권이 붐비는 지역이어서 3시간이 넘게 걸린 적도 많았습니다. 하루에 왕복 총 5시간 정도가 소요되니 몸이 많이 힘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최선을 다했더니 몸에 무리가 온 걸까요.

어느 날 퇴근길부터 무릎에 통증이 느껴져 걷기조차 힘들었습니다.


병원에 갔더니 의사 선생님께서는 무릎을 너무 무리하게 사용해서 닳았으며, 당분간 무릎을 쓰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하셨습니다. 인턴을 통해 삶의 방향을 찾았다고 믿었던 저에게는 이것이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습니다. 상태가 날이 갈수록 악화되었기에, 수많은 고민 끝에 결국 인턴을 그만두기로 결정했습니다.


퇴사하던 그날의 기억은 아직도 선명합니다. 팀원분들은 따뜻한 독려와 함께 저의 앞길을 응원해 주셨고, 그렇게 마지막 업무를 끝내고 나오는 길, 멀어져 가는 회사 건물을 보며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습니다. 분명 많은 기회가 있음에도, 몸이 약해 결국 일을 계속하지 못하고 중도 퇴사하는 현실이 너무 아쉽게 느껴졌어요.


"조금 더 버티면 앞길이 지금보다 더 나아질 텐데, 결국 난 실패한 걸까?"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그 순간이 스스로 용서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그때의 일이 생각날 때마다 저를 심하게 자책하기도 했습니다.


좋은 기업을 놓쳤다는 상실감과 불안감에 며칠을 꼬박 밤새우며 지냈습니다. 그러던 중, 인턴 시절 미리 예매해 두었던 비행기 티켓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연말에 인턴을 끝내고 기분 좋게 떠나려 했던 계획은 이미 물거품이 된 후였습니다. 저는 모든 것에서 벗어나 일단 제 삶으로부터 도망치기로 했습니다.


도피로 시작한 여행에서 삶의 방향을 찾다


그렇게 여행 가야 할 날짜가 다가왔습니다. 저의 첫 해외여행이라 많이 떨렸어요. 마음 한편에는 첫 경험에 대한 설렘 반, 취업 준비로 인한 두려움 반이었습니다. 여행한 나라가 아시아권에 있는 곳이었는데, 한국과 많이 닮아있는 나라라 인턴 했을 때 기억이 떠올랐어요. 거리를 걸을 때마다 퇴근하는 직장인을 보며 불안감은 증폭됐습니다. ‘나 이렇게 놀고 있어도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일행 중 한 언니가 “나는 너보다 나이도 더 많은데 아직 인턴이야. 불안해하지 마. 너는 아직 어리니까, 기회가 훨씬 많을 거야.”라며 저를 위로해 줬습니다.


사람들은 보통 25살이면 실패해도 괜찮은 나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도 그때의 저는, 뭐가 그렇게 무서웠는지 늘 취업 걱정에 지쳐 있었어요. 어차피 취업을 한다고 해도 대부분 26살 즈음에 사회생활을 시작하는데 말이죠. 주변에서도 그 나이에 취업하면 오히려 대단한 거라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저는 항상 ‘취업 = 성공’이라고만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때의 저는 자신에게 너무 가혹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렇게 여행을 하며 우울했던 저의 삶에 삶의 활력이 생겼습니다. 코로나 때부터 휴학하지 않고 공모전과 자격증, 대외활동을 하며 살아온 제가 처음으로 한 여행이었어요. 그렇게 생각하니까 열심히 살았다고 느꼈어요.

Artboard 1.jpg 도피로 시작한 여행에서 삶의 방향을 찾다


여행이 끝날 무렵, 제 생각은 조금씩 긍정적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남들과 나를 비교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이 빠져들 수밖에 없으니까요.


먼저 저는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잘 되는 모습을 보면, 그만큼 열심히 살아왔기에 그 자리에 올 수 있었을 거라고요. 그리고 두 번째로, ‘내가 도전하면 안 될 건 없다’는 마음을 다시 한번 다잡았습니다.

디자인 전공생이던 제가 마케팅 인턴까지 해냈는데, 앞으로 또 무엇이든 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행에서 돌아온 뒤 꿈을 품으며 한 발짝 나아갔습니다. 이력서를 다시 내기 시작했고, 면접도 보며 열심히 살았어요. 그렇게 우연히 넣은 이력서로 한 회사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정규직 제안을 받은 첫 회사였고, 취업이 간절했던 저는 면접을 보러 갔고 결국 합격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회사에서 일하며 때로는 콘텐츠 에디터로, 브랜딩 마케터로 빠르게 성장하게 됐습니다.


취준의 한가운데서,

방향을 잃어버린 당신에게


취업을 하면 지금의 불안한 상황이 다 나아질 거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을 거예요.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지만, 또 완전히 그렇지만은 않다고도 느낍니다. 원하는 일을 하게 되면 분명 처음에는 행복하고 설렐 거예요. 다만 그 이후의 삶과 고민까지 모두 해결되는 건 아니라는 것도 함께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일을 하게 되면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되고, 업무량도 때로는 늘어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많을 겁니다. 저도 마찬가지예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하루하루를 고민하며 살아갑니다.


지금 많이 불안하겠지만, 당신이 지금까지 해온 노력은 결국 어떤 방식으로든 성공의 결과로 돌아올 거예요. 그러니 스스로를 너무 몰아세우지 마세요. 눈앞에 보이는 결승선이 전부는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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