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브레첼리나 Jan 25. 2021

창의적인 영감을 얻는 방법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영감은 작업을 시작하는 출발점과 같다. 나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많았던 타입이 아니었기 때문에 예술학교에 다녔을 때는 영감을 받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했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면, 다른 작가들의 작품들을 많이 보고 참고하려고 했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도 있으니까 말이다. 아마 이러한 것들이 가장 먼저 우리가 영감을 받기 위해서 하는 행동일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은 적어도 작업하는 과정에 있어서는 도움이 된다. 뛰어난 작가들이 했던 것들을 내 작업에 적용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과정을 통해 나온 결과물을 봤을 때면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꽤 많다. 참 이상한 일이다. 작업할 때 있었던 영감은 "검증"된 것이었고(유명한 작가의 작업을 참고했기 때문에) 작업할 때도 전혀 막힘이 없었는데 결과물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나는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지금까지도 여전히 이러한 체험을 하고 있다. 디자인을 시작하기 전에 많은 레퍼런스를 찾고, 좋은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작업을 시작 하지만 결과물은 왠지 모르게 엉성해서 나의 것이 아닌 것만 같다. 이유가 뭘까? 좋은 작품들을 단순히 따라하려고만 해서가 아닐까? 내가 만약 피카소의 작품으로 영감을 받는다고 해보자. 아마 나는 피카소의 작품에서 아주 작은 요소들만 다르게,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아주 비슷하게 나의 작업을 만들것이다. 하지만 이미 비슷한, 그리고 아주 완벽한 피카소의 작품이 적어도 나의 머릿속에는 이미 있기 때문에, 그것보다 더 뛰어난 작품을 만들 수는 없을 것이고, 내 작품이 초라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더 좋은 결과물을 내기 위해 어디서, 어떻게 영감을 얻을 수 있을까? '영감은 어디에나 있다' 라는 말을 한번 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그렇다, 모든 것이 영감의 원천이 될 수 있다. 어디서든지 영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내가 디자인을 한다고 해서 꼭 다른 디자이너들의 작품이나 같은 분야에서만이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뜻한다. 문학, 영화, 문화, 스포츠, 게임, 마케팅 또는 정치나 경제분야 등등 내가 종사하고 있지 않은 전혀 다른 분야의 것을 접했을때, 그 영감은 더 강력하고, 그런 영감으로 작업한 것은 전혀 예상치 못한 새로운 결과물이 된다.


한편 우리는 사람에게서 또 하나의 강력한 영감을 얻기도 한다. 앞서 언급한 종류의 영감은 대체로 그 효력이 일회적이다. 하지만 사람에게서 얻은 영감은 나 자신에게, 그리고 내 삶에 깊이 각인되어 지속적인 영향을 주기 마련이다. 나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이란, 보통 위인전을 통해서 익히 알고 있는 사람들일 수도 있고, 혹은 동시대인으로서 현재 큰 영향을 주고 있는 사람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항상 나와 멀리 있거나 유별난 사람이 영감의 원천인 것은 아니다. 자기만의 삶의 자리에서 성실히, 묵묵히 사는 사람에게서는 언제든지 영감을 얻을 수 있으며, 가까이는 나의 친구들, 가족일 수도 있다. 심지어 책 속의 가상의 인물도 가능하다. (나는 가끔 아이들에게서 큰 영감을 얻기도 한다.) 이러한 사람들의 가치관, 철학 그리고 삶의 양식들이 나의 삶을 통채로 바꿔 놓기도 하며, 지금의 나와 미래의 나를 만들기도 하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다양한 원천에서 영감을 얻는다. 요즘같은 디지털하고 글로벌한 시대에는 정말 영감을 어디에서나 쉽게 얻을 수 처럼 보인다. 하지만 참된 영감은 쉽게 얻어질 수 없다.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이루어진다"는 말에서 나는 천재를 창의적인 일을 하는 모든 사람으로 이해하는 한해서 이 말을 이렇게 해석하고 싶다: 99%의 노력을 해야만 1%의 영감을 얻을 수 있다, 99%의 노력없이 1%의 영감은 있을 수 없다, 그러니까 영감은 노력이 선행되야만 얻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노력하지 않는 사람에게 영감은 오지 않으며 혹은 오더라도 금방 사라져버리고 만다. 쉽게 얻은 영감은 쉽게 떠나갈 수도 있다. 노력이 거창할 필요는 없다. 작은 노력이라 하더라도 우리가 꾸준히 그리고 마음을 열고 노력한다면 우리는 영감이 왔을때 그것을 나만의 것으로 재창조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나 자신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현대예술도 이해 못하는 현대예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