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대한 나의 생각
나는 독일에서 예술학교를 졸업했지만 현재 디자이너로서 예술활동을 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나에게 예술은 여전히 흥미롭고 알 수 없는 주제이다. 이 글에서 나는 예술이 진짜 무엇인지 질문해보고 나름대로의 답을 찾고자 한다.
사람들은 예술을 어떻게 정의할까? 내가 처음으로 예술에 대해서 내린 정의는 창조적이며 창의적인 활동이라는 것이다. 이 세상에 어떠한 것도 완전한 무에서 유를 창조하지는 않지만, 예술은 그것을 어느 정도 가능케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조형미술, 음악, 문학 그리고 행위예술등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겠다. 현대에는 영상이라는 분야도 포함시킬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만들고 영상을 만든다고 해서 예술이라고 부르지는 않는 것 같다. 화가와 일러스트레이터 또는 디자이너, 대중음악가와 클래식작곡가, 유튜버와 영화감독 등등 넓은 관점에서 본다면 같은 종류의 작업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예술이라는 잣대로 보면 분명하게 구분이 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창조적이고 창의적인 활동이라고 해서 우리가 다 예술이라고 이해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런데 예술과 디자인은 둘 다 창조적이며 창의적인 활동이다. 그러면 그 차이가 무엇일까? 예술은 그 자체로 순수한 것? 반대로 디자인은 그 목적이 상업적인 것? 그래서 디자인은 예술이 아니라고 얘기 해본다면 우리는 그 안에서 모순되는 사례들을 찾을 수 있다. 약 1년전 세상을 떠난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인 칼 라거펠트에 대한 우리의 견해를 예로 한번 들어보자. 샤넬은 명품으로 상업적인 것에 대표되는 브랜드이다. 칼 라거펠트가 했던 디자인들, 활동들을 본다면 우리는 그를 디자이너가 아닌 예술가라 부르며 그가 한 것들을 디자인을 넘어 하나의 예술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샤넬과 같은 위치에 있는 구찌나 루이비통 같은 브랜드의 수석 디자이너들을 전부 예술가라고 보지도 않고 그들이 디자인 한 것들이 다 예술이라고도 하지는 않을 것이다.
또 하나의 사례를 들자. 우리는 상업적인 용도의 제품이나 결과물에도 예술이다 라는 말을 종종 하곤 한다. 엄청나게 정교하고 아름답게 디자인된 자동차나 비틀즈가 만든 음악처럼 전 세대를 아우르며 사랑받는 음악에는 예술적이라고 얘기한다. (사람들은 모든 대중음악에 예술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지금까지의 사례들로 본다면 상업적이라 할지라도 그 결과물들이 기술적으로 대단히 뛰어나거나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완벽해서 계속해서 찾게 된다면 우리는 그것들에게 예술이라는 이름을 붙인다고 볼 수 있다. 예술이라는 단어의 어원이 '기술'이었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어느정도 맞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예술을 단순히 숙련된 기술이라고 보기에는 무엇인가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진짜 예술이라고 생각하는걸까? 내가 여기서 말한 것들을 가지고 한번 답을 내려보자면 예술이란 어떠한 경이로운 것이며 이성(숙련된 기술)과 감성이 완벽하게 결합된 활동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창의적으로 생각할 때 우리는 감성을 가지고 한다. 그것을 '아이디어'라고 부른다면 이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숙련된 기술이 필요할 것이다. 감성으로 시작되지만 이성을 통해서 표현되는 것으로서의 예술을 이성과 감성이 결합된 활동으로 보고 싶다. 그리고 그러한 결과물을 봤을 때 단순히 좋다, 나쁘다를 넘어선 특별한 감동을 느낀다면 우리는 그것을 예술이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감동을 단순히 슬프거나 따뜻한 감정만이 아닌 경이를 느끼는 상태로 이해하고자 한다. 크고 작고를 떠나서 우리가 어떠한 것에 감동을 느낀다면 나는 조심스럽게 그것은 예술이다 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