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예술이라 하면 자유라는 단어를 먼저 떠올리곤 한다. 물론 각자가 생각하는 자유의 정의가 다를 것이다. 그런데 예술에서 말하는 자유란 특히 오해하기 쉬울 수 있다. 흔히들 예술가는 그 누구보다도 자유로운 영혼이어야 하고 자유롭게 작품을 만들 것이라 생각한다. 예를 들면 자기 마음대로 살고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시간과 규칙에는 얽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나는 그러한 것들이 자유의 본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러한 편견이 자유의 진정한 가치를 더 떨어뜨리는 것 같다.
내가 예술학교에 다녔을때 학생들의 작업에서 느꼈던 자유로움이란 거시적인 관점에서 작품의 주제를 설정하고 그 주제를 표현하는데에 있어서 재료와 방법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먼저, 거시적인 관점에서 작품의 주제를 설정하는 것을 왜 자유롭다고 말할 수 있을까? 예술의 소재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정치적이고 사회비판적인 것, 인간과 세상에 대한 넓은 통찰에 이르기까지 굉장히 다양하다. 예술가가 자유롭게 생각한다는 것은 본인의 개인적인 것에 끝나지 않고 더 넓게 사회를 바라보고 세상에 대한 자기의 분명한 철학을 할 수 있을 때인 것 같다. 예술가가 개인적인 것에만 집중에서 작업할 경우 본인의 경험, 내 주위 환경에만 제한을 두고 생각하기 쉽다. 그렇게만 작업을 한다면 작업의 소재가 언젠가는 바닥이 날 수도 있고 자신에게만 포커스가 맞춰져서 본인의 활동범위와는 다른 분야를 이해하지 못하고 관심조차 갖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는 예술가가 자유롭게 작업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개인적인 것에서 부터 점점 그 범위를 확장해 나갈 때 예술가가 정말 어떠한 것에도 제한을 두지 않고 진정으로 깊고 자유롭게 예술활동을 하는 것이라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작품의 주제를 자유롭게 설정을 했다고 해서 예술의 자유로움이 잘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작품의 아이디어가 자유롭고 반짝이는 예술가들은 정말 많지만 그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예술가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조형예술인 경우로 얘기를 하자면 예술가는 본인의 아이디어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데에 있어서 또한 예술의 진정한 자유로움이 드러난다. 예를 들면 어떤 재료를 사용하는지 그리고 그 재료로 어떻게 작품을 만들것인지 그 작품을 어떻게 사람들에게 전달할 것인지 등등 이 부분에서 예술이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예술에 있어서 자유란 단순히 원하는 대로만 그리고 하고싶은 대로만 하는 것이라는 편견을 버리고 작업에 대해 진지하고 넓게 그리고 더 나아가 깊게 고민하고 그 생각을 자유롭게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예술가이며 그러한 예술가들의 작품이 진정한 예술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