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아름다운 그녀, 오드리 헵번

by 브레첼리나

나는 오드리 헵번의 영화를 보고 자란 세대는 아니다. 내가 어렸을 때, 그녀는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여전히 ‘세기의 연인’, ‘스타일의 아이콘’으로 사랑받고 있다. 내가 헵번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그녀의 아름다운 사진들 때문이었다. 한창 인터넷에서 사진을 찾는 취미를 갖고 있을 때, 우연히 블랙 드레스를 입은 그녀의 사진을 보게 되었다. 깡마른 몸매에 큰 키, 큰 눈, 사랑스럽지만 우아한 포즈가 인상 깊었다. 오드리 헵번이라는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그 사진을 통해 비로소 그녀에게 집중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블랙 드레스에 눈이 갔다. 내가 좋아하는 깔끔한 올블랙 스타일의 드레스가 너무도 아름다웠다. 그 드레스를 완벽하게 소화한 그녀의 몸매가 부러웠고, 얼굴에서 느껴지는 당당함과 사랑스러움이 좋았다. 그 당시 예쁘다고 여겨지던 여배우들보다 훨씬 예쁘다고 생각했다. 사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예쁘다’는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내가 좋아하는 그녀의 사진 몇 장을 인화해 방에 붙여놓았다. 독일에서 여러 번 기숙사를 옮길 때마다, 그녀의 사진도 늘 함께했다. 환하게 웃는 그녀의 사진, 껑충 뛰어오르는 그녀의 사진이 내 삶의 방향이 되어주었다. 그녀의 외모뿐 아니라 웃음, 당당함, 우아함을 닮고 싶었다. 그녀를 사진으로만 보다가, 어느 날 영화로도 만나게 되었다. 내가 오드리 헵번을 좋아한다는 말에, 그때 남자친구였던 남편이 그녀의 영화 DVD 세트를 선물해 주었다. 아직까지도 내 인생에서 가장 기분 좋았던 선물로 남아 있다. 당시 우리는 독일에 있었고, DVD는 당연히 독일어 더빙과 자막이 들어 있었다. 독일어가 서툴던 시절이었지만, 나는 독일어 자막으로 그녀의 영화들을 봤다. '로마의 휴일', '티파니에서 아침을', '사브리나' 정도를 본 것 같다.


영화를 보기 전, 내가 상상한 오드리 헵번은 공주의 이미지였다. 특히 ‘티파니에서 아침을’ 속 그녀의 우아한 스타일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녀가 맡은 역할도 그런 인물일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영화를 보니 전혀 달랐다. 물론 '로마의 휴일'에서는 공주 역을 맡았지만, 내가 생각하던 전형적인 공주는 아니었다. 호기심 많고 행동에 주저함이 없는, 과감한 공주였다. 불행한 삶을 벗어나고자 발버둥 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티파니에서 아침을’ 속 그녀는 상류층 여자가 아니었다. 상류층이 되고 싶어 하는, 솔직한 사람이었다.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않고 당당히 드러냈고, 남들의 시선보다 자신의 욕망을 더 중요하게 여겼다. ‘사브리나’에서도 그녀는 솔직하고 당당했다. 보잘 것 없는 역할 속에서도 언제나 우아함이 느껴졌다. 그것이 오드리 헵번만의 매력이었다. 예쁜 인형이 아닌, 진정으로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영화를 보고 난 뒤, 그녀를 더 좋아하게 되었고 그녀처럼 살고 싶어졌다. 그녀의 사적인 결혼 생활은 꼭 행복해 보이진 않았다. 하지만 나이 들어서도 그녀의 삶은 멋있었다. 외적으로 늙어갔지만, 그녀의 미소는 여전히 아름답고, 사랑스러우며 우아했다. 그녀가 아들에게 들려줬다는 샘 레벤슨의 시, ‘아름다움의 비결’을 자주 읽으며 나도 언젠가 그렇게 아름다운 사람이 되기를 희망했다. 오랫동안 그녀를 잊고 지냈지만, 오랜만에 다시 그녀의 사진을 보고, 그녀가 좋아했던 시를 읽으며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이제 40대를 바라보고 있는 나는, 오드리 헵번을 닮고 싶어 했던 20대의 나보다 더 아름다워졌을까? 내 미소는 여전히 아름다울까? 나는 솔직하고 당당한 사람일까? 그리고, 여전히 우아할까? 이 질문들에 대해 명확한 답은 내릴 수 없지만, 단 한 가지는 분명하다. 나는 여전히 아름답고 싶다. 언젠가, 오드리 헵번처럼 정말로 아름다운 사람이 되기를 희망한다.



style_561e19706836d.jpg
20131114161254404276.jpg




아름다움의 비결 Beauty Secret


아름다운 입술을 가지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하라

사랑스러운 눈을 갖고 싶으면
사람들에게서 좋은 점을 봐라

날씬한 몸매를 갖고 싶으면
너의 음식을 배고픈 사람과 나누어라

아름다운 자세를 갖고 싶으면
결코 너 혼자 걷고 있지 않음을 명심하라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갖고 싶으면 하루에 한 번
어린이가 손가락으로 너의 머리를 쓰다듬게 하라

사람들은 상처로부터 복구되어야 하며,
낡은 것으로부터 새로워져야 하고,
병으로부터 회복되어야 하고,
무지함으로부터 교화되어야 하며,
고통으로부터 구원받고 또 구원받아야 한다.
결코 누구도 버려서는 안 된다.

기억하라. 만약 도움의 손이 필요하다면
너의 팔 끝에 있는 손을 이용하면 된다.
네가 더 나이가 들면 손이 두 개라는 걸 발견하게 된다.
한 손은 너 자신을 돕는 손이고
다른 한 손은 다른 사람을 돕는 손이다




keyword
이전 07화맥주, 나의 작은 쾌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