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밤의 꿈이 못다 잊힌 채
모처럼 방학을 맞아 가족여행을 다녀오자던 부모님의 말에
선뜻 따라나서 바닷가에 놀러 간 나는
그곳에서도 네 생각이 많이 났었다.
그렇게 방학이 끝나고
아니, 여행을 끝내고서라도 마주했으면 좋았을걸
집에 돌아오는 길에 너에게 온 문자는
.
.
다름 아닌 부고문자였다.
믿을 수 없어서
장난하지 말라며 전화를 수차례 걸었으나
넌 받지 않았고
난 그 길로 네가 있는 병원으로 향했다.
하늘도 내 마음을 아는 듯
비가 세차게 내려 심히 어두운 하루였다.
너의 마지막은
바다에 잠겨 끝났다고 했다.
바다에 잠겨보고 싶다던 네가
그 차가운 곳에 그렇게 갇혀
얼마나 무서웠을까,
얼마나 추웠을까
너를 본 마지막 날이 미친듯한 후회로
눈물이 되어 흘렀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다정해줄걸.
조금만 더 표현해 줄걸.
무슨 일이 있어도 네 편이라고 말해줄걸.
담담한 후회가 감정의 소용돌이를 불러와
가슴 한켠에 내려앉았다.
이제 와서 후회한들
네가 다시 돌아오는 게 아닌데
후회하고 속죄하면
네가 혹시라도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말도 안 되는 기도를 하고
왜 들어주지 않냐며 하늘을 원망했다.
난 아직 널 보낼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활짝 웃고 있는 네 사진 앞에서 나는
같이 웃어줄 수가 없었다.
미안해,
이런 나라서
웃으며 잘 보내주고 싶었는데
입꼬리에 무게 추라도 달렸는지
도무지 웃어지지 않아서
눈물로 널 떠나보냈다.
잠시 병원 밖으로 나와 앉아있던 나에게
노란 나비가 포르르 날아와
내 주위를 맴돌았다.
너도 나에게 작별인사를 하러 왔구나
이런 예쁜 나비의 모습을 하고서.
.
.
눈물 젖은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