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는 왜 욕처럼 들릴까

일상 속 여성혐오의 언어 구조

by 마늘 다


“언쟁 도중에 상대가 ’ 아줌마!’라고 부르는 것이 불쾌하게 느껴지는 것은 단순히 ‘아줌마’가 나이 든 여성을 가리키는 말이기 때문이 아니다.”

– 전혜은, 퀴어 이론 산책하기 중


우리는 흔히 “아줌마”라는 단어를 일상적으로 사용한다. 길에서, 가게에서, 심지어 가족이나 친구 사이에서도 거리낌 없이 내뱉는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 단어가 욕설처럼 들리기 시작했다. 왜일까?


전혜은 교수는 퀴어 이론 산책하기에서 이 질문에 대한 핵심적인 통찰을 제시한다. “아줌마”가 단순히 나이 든 여성을 지칭하는 단어이기 때문에 불쾌한 것이 아니라, 그 말이 여성에 대한 사회 구조적인 멸시와 차별을 농축해서 전달하기 때문이다.


특히, 언쟁 중 “아줌마”라고 지칭되는 순간, 여성은 단순한 지칭을 넘어서 ‘이제는 성적 매력도 없고, 사회적 가치도 떨어지는 존재’로 낙인찍힌다. 이는 여성을 상품화하는 시선과도 직결된다. 젊고 아름다우며 아이를 낳을 수 있을 때만 가치가 있다는 사고, 여성의 목소리는 본질적으로 덜 중요하다는 고정관념, 나이 든 여성은 더 이상 존중받을 필요가 없다는 판단. 이런 인식들이 “아줌마”라는 단어에 축적되어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여성혐오적 구조 안에서 “아줌마”는 남성 중심 사회가 여성을 규정짓고 통제하는 도구로 작동한다. 여성이 나이가 들고, 더 이상 성적 대상화의 범주에 들지 않게 되었을 때 그 존재를 비하하고 배제하기 위해 사용하는 단어가 바로 ‘아줌마’다.


중요한 것은, 이 단어가 단순히 언어적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사회적 인식과 구조가 반영된 결과물이며, 여성에 대한 존중과 인권의 문제로 이어진다. ‘아줌마’가 비하의 언어로 통용될 수 있는 문화에서는 여성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 나이 든 여성만이 아니라, 여성이라는 존재 전체가 대상화, 소비화, 침묵화되는 구조 속에 놓이게 된다.


우리가 진짜 싸워야 할 것은 단어 자체가 아니라, 그 단어에 붙은 ‘의도’와 ‘구조’다.

그리고 그 시작은, ‘왜 이 단어가 불쾌하게 느껴지는가’를 묻는 데서 출발한다.


‘아줌마’가 아닌 사람으로, 여성을 호명하는 언어가 존중으로 채워지는 날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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