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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다운 Mar 22. 2018

테이크아웃컵의 여정 05

서울에 하나 뿐인, 테이크아웃컵 재활용 업체

작년 여름 테이크아웃컵의 여정을 따라가보았던 '쓰레기여행'을 정리해보고있다. 

직접 보고 이해한 데 까지 간단히 정리를 해보려는데, 모든걸 알고있는 한 사람한테 들은게 아니라 가는 곳 마다 각자 아는것만 얘기해주시다보니 맞지 않거나 이해되지 않는 것들이 많았다.

처음엔 그런가보다 하며 듣기만 했던 것들을 정리 하다보니 이제야 질문해야 할 것 들이 생겼고, 방문했던 재활용 공장 이사님께 자문 요청하여 다시 뵙는 죄송한 상황까지... 자꾸 귀찮게하니 ‘여기 가서 한 번 물어보라'며 테이크아웃컵 재활용 공장을 알려주셨다. 선별장에서도, 다른 곳에서도 ‘컵만 따로 재활용 하는 공장은 없다’ 라고 했었는데, 계속 귀찮게하니 이런 정보가…!

몇 개월에 걸친 쓰레기여행을 끝내고 정리할 무렵 알게된, 테이크아웃컵 전문 재활용업체를 방문해보았다.



지난 번 방문했던 페트 재활용 공장은 시트류나 페트병에 테이크아웃컵이 '일부' 섞여있었지만 이 곳은 온전히 플라스틱컵만 선별되어 있었다. 하지만 빛 바랜 공장 간판, 수거된지 시간이 한참 지난듯 지저분해 보이는 플라스틱컵 덩어리를 보며 공장이 그리 활기찬 상태가 아님을 짐작할 수 있었다. 

공장환경이나 설비도 열악해보였다. 플라스틱컵은 재질이 달라 선별에 어려움이 있는데 전화로 그 부분을 문의했을 때 공장에서 재질 선별을 한다고 했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자동 선별 시설이 갖추어져 있을줄 알았는데..!재질 선별하는 설비가 어디에 있는지 물어보니, 비중이 다른 점을 이용해 물, 소금물로 구분한다고 하신다. 

사무실로 올라가 사장님께 궁금했던 것들을 여쭤보았다.

테이크아웃컵은 돈이 안됨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버텨온건 컵을 재활용해 제품으로 개발하려 했던건데 최근 테스트에서 강도가 약해 포기.  이제 컵을 받지 않으실 예정이라고한다.


/ 플라스틱 테이크아웃컵은 왜 재활용이 잘 안되는지 궁금하다  

모든 플라스틱 관련 생산자는 생산할 때 수거 비용에 대한 비용을 분담하게 되어있다. 재활용 회수율을 높일 수 있도록 환경분담금을 환경부에 낸다. 페트병도, 비닐도.. 근데 유독 커피컵만 빠져있다. 딸기팩, 채소 담는 용기. 그런것도 다 분담금이 있다. (시트류도 환경분담금이 있다는건 선별장에서 들은것과 다름 / 팩트 체크 필요)

환경부의 자원순환정책과 방문해서 왜 컵이 재활용 안되는지, 분담금 안나오는지 문의해보라. 

이 정책을 입안하는 곳이 2군데 있다. ‘자원순환유통센터’, ‘한국자원유통센터’. (정부지원단체) 

최종적인건 환경부의 자원순환정책과에서 법률 교정을 해줘야한다. 근데 안되고 있다. 


/ 테이크아웃컵만 재활용하는 곳은 이 곳 밖에 없다고 들었는데, 정말 이 곳이 유일한가요? 

그렇다. 지방은 더 안되고 있다고 봐야하고 수도권에선 여기만 있다. 

정부와 자발적 협약을 맺은 카페에서 수거해오는 지정업체가 있는데, 이런 곳은 단가가 비싸다. 

선별된 컵을 내가 돈 주고 사오는건데 이 사람들은 단가가 높다보니 수지가 안맞아 내가 안쓴다.


/ 지정업체는 스타벅스라던가, 자발적 협약을 맺은 카페 '매장 내'에서 사용한 컵을 수거하는거죠? 

그렇다. 수거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아파트와 주택. 

아파트는 민간 업체가 수거한다. 아파트 관리사무실 주체에서 입찰하여 민간업체에게 수거권을 준다. 

(입찰하여 위임. 판매하는 것. 큰 건물도 마찬가지) 

두번째, 작은 건물이나 주택은 지자체에서 한다. 선별장도 지자체에서 하는 곳과 민간업체가 만든 곳, 두 가지다. 그리고 커피컵의 경우 한 가지 더 있는데 그게 체인점이다. 체인점에서 정해서 컵만 수거하는 곳. 매장 안에서 먹고 놓고 간것을 수거해가는 업체가 있다. (한 군데 업체인걸로 안다) 이런 3가지 경로가 있다. 

 

/그럼 체인점에서 수거한 컵은 따로 재활용이 되고 있겠네요? 

거의 사장된다. (헉.. 충격…) 이 사람들은 목적이 종이컵이다. 플라스틱컵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그래서 거의 버린다. 그리고 거의 대도시에서만 한다. 본사에서 2~3만원 정도 월 수거비를 준다. 이 컵을 수거하는 업체가 4대문 안에 다 있는데, 제대로 활용이 안되고 버려지고.. 버리면 다시 지자체에서 해야한다. 

내가 여기서 돈이 되면 지자체든 어디든 선별장에 돈을 주면 100% 선별이 되겠지. 

선별을 하려면 인건비가 들어가고 압축비용이 들어간다. 내가 그 비용을 충당되고 마진을 줘야하는데 선별 인건비가 안나온다.  선별이 잘 안되는 이유는 선별 비용이 안나오기 때문이다. 

 

/ 선별 비용이 안나온다는건, 다른 플라스틱도 인건비가 드는데 이건 분담금이 없어서 그런가요? 

-그게 좌지우지한다.

*재활용이 안되는 이유 

1.경제적문제 : 분담금이 제일 우선적인 이유. 경제성이 안 맞는다는 것. 내가 돈이 안되니 선별장 지원을 못해주고, 선별이 안되니 지자체 소각장으로 간다. (선별장에서 들은것과는 조금 다른 부분. 선별장에선 시멘트공장으로 보내신다고했음. 지역마다, 선별장마다 잔재쓰레기 처리방식은 다른듯한다.)

2. 재질적 문제 : 컵이 PS, PP, PET... 재질이 다르다보니 선별에 어려움이 있다.


/ 계란판, 딸기팩. 이런 시트류도 PP, PS 등 재질 섞여 있는거죠?

그렇다. PVC도 섞여 있다. PVC는 어딜가나 쥐악이다. 딸기, 야채용기, 커피컵. 이런거 물량이 많아지니까 중국에서 이걸 대량으로 만들어온다. 제일 싼 PVC로. (협회 가보면 물량 통계치 나와있음) 이걸로 만들어서 싸게 공급해서 재질이 더 늘었다. 재활용 최악 조건을 만들었다.  왜냐면 융점이 다르다. (녹는점) PVC는 110도. 먼저 녹고 다른것들은 안녹으니까 걸러져 나온다. PET 는 250도. 


/ 컵지에도 PVC가 있나요? 

있다. 들여올 때 시트를 어마어마하게 들여오는데. 그 시트 재질이 PVC, PP 이런식.. 

이걸 금형틀로 찍어내는데 거기 금형틀에 마크가 찍혀있다. (PET, PP 이런 재질과 재활용 표시) PVC로 만들었다고 PVC로 글자 바꿔서 금형을 새로 만드느냐? 금형 바꾸는데 몇 천 드는데 누가 바꾸나. 그냥 찍는거다. 

우리 재활용 하는 사람들은 그 마크를 믿지 않는다. 금형값이 워낙 비싼데 그 글자 바꾸자고 몇천 들여 금형 바꾸지 않는다. (헉… 또 충격…) 


/ 그래서 페트 재활용 공장에서도 골치 아파하는거군요? 

페트병에, 계란판에 컵이 섞여 들어간다. 그러니까 또 걸러내야한다. 그래서 인건비가 또 들어간다.  

 

/ 결국 테이크아웃 플라스틱컵은 재활용이 잘 되는 재료 라기보다는 여기  좀 섞고, 저기 좀 섞고.. 그렇게 처리하는 거군요.  

쓰레기 처리 비용이 더 비싸다. 컵만 해도 어마어마. 600톤. 내가 가져오는거 해봐야 몇 톤. 그럼 그 나머지 많은 양이 쓰레기가 되는거다. 쓰레기 처리 비용만 비싸졌다.  

 

/ 사장님 업체로 들어오는 루트는 어떻게 되나요? 

민간, 지자체 선별장 등에서 따로 모아서 보내주는 경우다. 

선별장 입장에선 돈이 많이 되는건 아니지만, 쓰레기 처리 비용이 많이 드니까. 부피도 많고 ..  

쓰레기 비용보다 내가 싸지만 쓰레기 줄이려고 나한테 보낸다. 

 

/ 이 곳은 수익이 되나요? 

수익이 안된다. 작년 까지만 해도 마당에 꽉찼다. 근데 지금 계단 밑에 쌓인것 까지만 하고 끝낼거다. 

 

/ 그래도 설비를 해 놓으셨는데…  

돈이 안된다. 그렇다면 돈이 왜 안되느냐?  

페트만 한다치고, 병페트가 있고 커피컵 페트가 있다. 병페트는 A급, 커피컵은 B/C급 사이. 

페트병은 재활용 하기 위해 라벨링 하고있다. (표면에 인쇄 안하고)  

컵은 표면에 다 인쇄를 해놨다. 스타벅스 초록색..등. 그것도 수성이 아니고 유성이라 물로 씻기지도 않는다.  

그래서 컬러가 안나온다. 그런 차이가 있다보니 활용도가 떨어진다. 페트병 반값도 안된다. 

플레이크 판매하면 가격이 반값. 똑같이 일해서 반값에 잘 팔리지도 않으면 누가 하겠나. 

페트병은 시트를 찍고, 화이버도 만들지만, 커피컵은 색이 이래서 화이버 밖에 못만든다. 그러니까 판매가가 안나오고 거기에 지원금도 없다. 



컵을 재활용하여 시험 제작한 샘플 보여주심.


지금까지 버텨온 이유가 이걸 연구하느라 2년 정도 걸렸다. 이제 성사가 되서 4월부터 생산하려고한다.  

빠레트를 찍으려고했다.(컵지만으로는 안되고 나일론을 섞어서) 

실험을 해서 최종 결과가 나왔는데 신장율 (충격강도)가 너무 안나와서 보류되었다. 

그렇다보니 이젠 팔아먹을데가 없다. 경제성이 없고 지원금도 없고. 이제 도저히 방법이 없다.



컵이 다른 플라스틱 재활용 보다 돈이 안되는 이유중 하나인 '환경분담금'. 사장님도 답답하신지 환경분담금 관련하여  ‘자원순환정책과 방문해서 문의해보라’고 하셨다.


정리 좀 해보려는 찰나 이 곳의 존재를 툭 던지신 페트 업체 이사님 처럼 ‘자원순환정책과’를 방문해보라고 툭 던져주신 사장님.. (난 좀 궁금했을뿐인데 이 여행 언제 끝나니?) 

이 놈의 테이크아웃 컵. 버려진 후 어떻게 되는지, 왜 재활용이 안되는지 알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들, 사게 만들기 위한 정보는 넘쳐나는데 그 후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다.

아무튼, '환경분담금'에 대해 알아보아야 이 여행이 끝나게될 것 같다.

졸졸 따라오며 가는 길을 배웅해준 강아지. 눈에 밟히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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