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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이 Oct 05. 2020

지상 최대의 로열 클럽을 설립한 전직 올림픽 스키 선수

영화 <몰리스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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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스 게임>은 영화 내내 주어진 볼거리가 많은 영화입니다. 실화 기반의 스토리라는 매력성을 제외하고도 영화는 '몰리'의 법정 공방과 함께 '몰리'의 포커 하우스 사업 성장기까지 두 가지 이야기를 한 영화 안에 교차하여 야무지게 담아내고 있어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특히 흥미로웠던 점은 영화 속 '몰리'를 괴롭히고 '몰리'의 인생을 시궁창으로 끌어내리는 인물들이 모두 남자인 반면, '몰리'를 돕는 인물들은 모두 여자로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영화 속 '몰리'의 아버지와 대치되는 역할인 남자 변호사 '찰리'를 제외하고는 모든 등장인물에게 해당되는 공식이라 눈여겨볼만한 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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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마치 '몰리'의 자서전을 영상화하여 보여주는 것처럼 영화 전반에 걸쳐 내레이션을 삽입하여 '몰리'의 입장에서 상황을 설명해 주는데요, 제시카 차스테인의 딕션과 목소리가 깔끔 명료하기 때문에 영화에 집중할 수 있는 독특한 매력 포인트가 됩니다. 실제로도 영화가 실존인물인 몰리 블룸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몰리'의 내레이션이 이야기를 훨씬 더 사실적으로 와닿게 하는 장치로서 작용해요. 갑작스러운 결말의 전개 때문에 영화를 보고 난 뒤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것은 사실이지만, <미스 슬로운>에서 느꼈던 제시카 차스테인의 똑 부러지는 매력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해요. 지루함 없이 볼 수 있는 박진감 넘치는 영화를 찾는다면 <몰리스 게임>을 추천합니다.




똑똑하고 착하고 멋지기까지 한 아무튼 완벽한 주인공 '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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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스 게임> 속 '몰리'는 로스쿨에 입학했을 정도의 수재에, 어려서는 올림픽 스키 선수 출신으로 지력과 체력을 모두 겸비한 캐릭터로 등장합니다. 게다가 성격은 말도 못 하게 착해서 본인의 법정 공방이 이루어지고 있을 때조차 지옥에 처박히기 일보 직전인 본인의 삶보다 별 상관도 없는 남의 삶에 훨씬 관대할 정도입니다. 영화 속 '몰리'는 말 그대로 모난 곳 없이 완벽한 인물로 등장하기 때문에, 이런 캐릭터가 만든 포커 하우스는 어떤가 싶은 호기심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내어 영화에 몰입하게 합니다. 다만 그의 선함이 과도한 면이 있기 때문에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점점 성장하는 '몰리'의 사업, 어디로 튈지 몰라 더 조마조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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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는 바닥에서 시작하여 포커 하우스를 지상 최대의 클럽으로 성장시키는 인물입니다. 처음에는 별 볼일 없는 남자의 비서로 시작하여 포커 하우스에서 사용되는 용어조차 몰랐지만, LA와 뉴욕에서 포커판을 주무르는 큰손으로 빠르게 성장해갑니다. 이 과정에서 인물들 간의 배신과 실패 등이 적나라하게 그려지며, 실패를 극복하기 위한 '몰리'의 묘수까지 섬세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이 결코 길지 않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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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최대 로열 클럽을 설립하기 전까지 '몰리'에게 인생을 평범하게 되돌릴 순간들이 주어집니다. 로스쿨로 돌아갈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순간, 포커 하우스 운영을 중단하고 벌어둔 돈에 파묻혀 살 수 있었을 순간, 법을 어기지 않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순간, 러시아 마피아를 게임에 초대하지 않을 수 있었을 순간 등에서 그는 망설이지 않고 포커 하우스 운영을 선택합니다. 영화 전반에 걸쳐 '몰리'의 과감한 선택들에 대해 알려주기 때문에 스토리가 전개되는 동안 '몰리'의 삶이 어디로 튈지 몰라 조마조마한 마음을 가지고 영화에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몰리'가 자신의 하우스를 운영하는 방식이 대담하고 세심하기 때문에 법정 공방 부분뿐만 아니라 포커 하우스 운영과 관련한 부분도 보는 사람의 흥미를 자극합니다.




예? 마지막에 이런 스토리 전개는 불법 아닌가요?
© STX Films, IMDb

<몰리스 게임>은 결말이 아쉬운 영화입니다. 영화는 초~중후반 쌓아온 긴장감을 후반부에서 일시에 무너뜨립니다. 이런 결말을 위해 내가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집중해왔나 싶어 황당하기까지 할 정도니까요. 특히 아동학대나 다름없는 일을 일삼던 '몰리'의 아버지가 법정 공방을 준비하는 '몰리' 앞에 갑자기 나타나 너의 인생이 이렇게 된 건 다 내 탓이었고…라고 말할 때는 화가 날 지경입니다. 영화는 '몰리'가 죽을 만큼 노력해서 쌓아온 커리어(라고 할 수 있다면)를 아빠와의 3분간 대면을 통해 덜자란 딸의 반항으로 치환시켜버립니다. 주체성을 가지고 살아온 '몰리'의 삶에서 주체성을 빼앗아 아빠의 것으로 귀속시켜버려요. 때문에 영화를 집중해서 보던 사람에게 불필요한 허무함을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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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영화 마지막에 등장시킨 '몰리'와 가족들의 행복한 장면은 '몰리'의 아버지가 가족에게 저지른 수많은 잘못을 별것 아니었던 것처럼 축소시키고 아름답게 포장해버리기 때문에 갑작스럽습니다. 영화 마지막에 갑자기 '몰리'의 인생을 아버지에 대한 반항으로 치환시켜버릴 거라면 차라리 아주 사소한 것이더라도 아버지에게 권선징악적 처벌이 내려졌다면 허무함이 덜했겠다 싶더라고요. 인생을 망쳐놓고 하하 호호 웃을 거라면 '몰리'의 치열했던 삶은 대체 어디로 가버리는 것인가 싶어 혼란스러움을 가중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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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스 게임>은 매우 잘 만들어진 영화이고, 두 가지 이야기가 교차되어 있어 긴장감을 놓지 못하게 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영화 마지막 부분의 스토리를 애매하게 뭉그러뜨렸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입니다. '몰리'의 과한 선함이 모두 "지상 최대 포커 하우스를 운영하긴 했지만 사실은 아빠의 착한 딸이었던 '몰리'"로 마무리 짓기 위한 디딤대가 되는 것 같은 불쾌감도 남아요. 그러나 결말에 흐린 눈을 할 수 있다면(쉽지 않겠지만), 최대의 포커 하우스를 운영하며 뉴욕과 LA를 쥐락펴락했던 '몰리'의 인생을 엿볼 수 있어 볼 만한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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