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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양 Apr 16. 2017

고백 (미나토 가나에)
★★★★★


※스포일러 주의※


고백은 다른 사람의 글을 통해서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어떤 영화를 리뷰하는 블로거의 글이었는데 - 어떤 영화였는지는 야속하게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 정성스러운 글 마지막에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남겼다. '이 영화만큼이나 충격적이었던 책이 있었는데 바로 미나토 가나에의 고백이었다.' 분명 영화를 리뷰하는 글이었는데 엉뚱하게도 나는 고백에 호기심이 일었다. 


그 글을 계기로 '고백'의 서평을 여러 편 찾아봤고, 각각 다른 글에 가장 많이 등장했던 단어가 바로 '충격적'이었다. 어떤 내용이 담겨있길래 모두 충격적이라고 하는 걸까. 그런 호기심 반, 기대감 반으로 고백을 읽게 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랬다. 나에게도 이 작품은 충격 그 자체였다.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헉!!

헉!!!!

하고 놀랐더니 이야기가 이미 끝나있었다. 


고백이 그토록 충격적인 이유


이 책이 충격적인 이유를 찾자면 첫 번째는 역시 줄거리와 그 설정에 있다. 이 책을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관통한 중심 사건은 바로 슈야와 나오키의 살인이다. 그 둘은 미성년자이다. 우리에게 보통 미성년자는 순진하고, 개구쟁이에 아직 때 묻지 않은 아이들로 비춰진다. 그런데 이 둘은 살인하기 위해 계획을 세웠다. 실수가 아닌 계획범죄였다. 그리고 이 둘이 죽인 꼬마는 바로 담임 선생님의 하나밖에 없는 외동딸이었다. 담임 선생님인 모리구치 유코는 딸 아이의 죽음에 마냥 슬퍼하고만 있지 않았다. 그녀도 계획을 세웠다. 그 둘에게 철저하게 복수할 수 있는 계획을 세워 하나씩 달성해나갔다. 우리가 이제까지 순수할 거라고 생각했던 미성년자의 살인. 학생들의 교본이자 멘토여야 한다고 생각했던 선생님이라는 사람의 피 말리는 복수. 결코 평범하지 않은 설정이었다. 

이 소설이 충격적인 이유는 비범한 설정 외에 다른 것도 있다. 바로 짜임새가 어마어마하게 탄탄했기 때문이다. 고백에서는 전반부에 잠시 등장했던 물건, 사람, 사건이 후반부에 엄청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소설이 시작하자마자 등장한 우유 by 다양>


신장 성장률에 도움이 되고, 뼈를 구성하는 칼슘을 보충해준다던 우유가 
- 한순간에 복수의 수단이 되어버리고, 
학생들이 존경해마지않았던 '세상을 바꾸는 철부지 선생님' 사쿠라노미야 마사요시 선생님은 
- 실은 죽은 마나미의 아버지이자 HIV 감염자였다. 
또, 슈야가 어머니의 관심을 끌기 위해 다른 사람의 목숨을 가볍게 여겨 했던 행동이 
- 결국 어머니를 죽게 하였다

이렇듯 차곡차곡 단계를 밟아가며 이야기가 전개되던 도중에 곳곳에 숨겨뒀던 폭탄이 터지는 모양새여서 즐겁고도 신선한 충격을 받을 수 있었다.


불편하고 충격적인 사건과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전개 속에서 '고백'은 억지로 감동을 자아내려고 하거나 교훈을 주려고 하지 않았다. 또, 등장인물 모두를 자세히 묘사한 덕분에 한편으로는 왜 저 사람이 저렇게 행동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것이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이라 할지라도. 그래서 더 처절하고, 더 흡인력 있고, 더 재밌는 소설이었다. 





전체적인 감상평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매우 충격적이고 재밌습니다. 그러나 고백에 등장하는 사건들 - 미성년자의 살인, 선생님의 복수 등 - 은 다소 불편할 수 있습니다.

별점 ★★★★★


불편한 소재를 깊이 있게 다룬 이야기에 흥미가 있다면

헤르만 코흐의 '디너'를 추천합니다. 아이를 맹목적으로 사랑하는 부모의 심리에 대해 묘사하는 책으로 그 묘사가 너무나도 현실감 있게 느껴져서 중간중간 불쾌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또, 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추천합니다. 생각보다 까다로운 소설일 수도 있습니다만, 책을 읽고 나면 나 자신도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살아가진 않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비슷한 부류의 추리소설

아직 제가 내공이 부족해서 고백과 비슷한 추리소설은 생각나지 않습니다. 언젠가 발견하게 된다면 업데이트하려고 합니다. 추천해주셔도 좋습니다, 언제든 환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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