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림사지 5층 석탑

by 하주은

大唐平百濟國碑銘(대당평백제국비명)



깊게 파인 글자 한자한자.

세월의 이끼에 덮힌듯하다

선명히 남아있다.



계백의 처절한 고뇌가

소정방의 웃음에 가려진다.



그러려고 서있었던 건 아닌데

잘못된 묘비명을 떠안고

숱한 불길 속에서 버젓히

견딘 돌덩이의 무게.



목과 팔이 잘려나간 여래좌상을

뒤에 앉혀두고

푸른 하늘 아래 외침처럼

홀로 덩그라니 서있는

그 탑 한번 감히

만지지 못하겠는 마음.



텅 비어

더 넓은 정림사지터에

그렇듯 고즈넉히

외로움을 견뎌낸 너는

참도 장하다고밖에 할 수 없는

작디작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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