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일산에 살아요

by daybreeze

언제가 될지 모르는 '결혼'은 많은 것들을 나의 삶에서 망설이게 하고 미루게 했다.

'결혼해서 하지 뭐, 결혼하면 더 좋은 거 살 텐데' 등 막연한 미래에 스스로를 묶어두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나를 발견한 어느 날 이건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었다. 꼭 누군가와 함께가 아니어도 나를 위해 좋은 것을 계획하고 잘 살아가게 해주고 싶었다.


그 걸음의 처음은 독립이었다. 자취가 아닌 독립. 개념은 같으나 뉘앙스는 다른. 자취는 다음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잠시 머무는 느낌이라면 독립은 말 그대로 혼자 서있는 것. 혼자의 삶을 꾸려나가는 것이다.

독립의 첫 공간은 직장과 가까운 6평의 오피스텔이었다. 작은 공간이어도 내 몸 하나 뉘일 곳을 스스로 마련했다는 뿌듯함과 감사함 있었다. 건강한 음식으로 나를 챙겨주고, 퇴근 후엔 한강을 따라 러닝이나 자전거를 타기도 하며 몸을 부지런히 움직였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다 보니 시간은 빠르게 흘러 1년이 지나 있었고, 얼마 있지 않아 전세계약 만료를 앞두게 된 나는 또다시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다음 스텝을 향한 준비를 하지 않고 행복한 베짱이처럼 잘 즐기기만 했었던 것이다. 독립은 나를 잘 챙겨주는 것과 함께 결국 스스로 미래에 대한 고민과 준비도 해야 하는 것이었다.


한창 부동산이슈가 컸던 21년 여름,

내 인생에도 첫 부동산 매매라는 이슈가 생겼다.


집을 투자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일산은 절대 와서는 안 되는, 온다 하더라도 전세나 월세로 잠시 머물러야 하는 '베드타운'이란 오명을 가진 곳이다. 그럼에도 나는 일산에 집을 소유한 한 사람이 되었다.


무엇이 나를 이곳에 있게 했으며 여기서 나는 얼마를 지내게 될까. 모든 게 처음이었던 일산에서의 진정한 독립의 정수를 맛보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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