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개인적인 보완책
글쓰기라는 것을 제대로 시작하고 난 뒤 글을 시간적으로든 양적으로든 오랫동안, 길게 써본 것은 처음이다.
이렇듯 아직 미숙한 글쓰기를 하고 있지만, 좀 더 완전한 글을 쓰고 싶다는 욕심은 항상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글을 다듬는 작업에도 나는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나는 예전부터 무언가를 하면 그것을 고치는데 애를 먹었다. 어떤 것을 고친다는 의미는 그것에 대해 다시 한번 살펴봐야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퇴고를 하려면 자신이 쓴 글을 다시 읽어봐야 한다.
하지만 퇴고는 어렵다. 정확하게는 퇴고를 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1년도 복용하지 않은 ADHD약의 효과보다는 거의 20년도 훨씬 넘게 쌓여온 습관이 내게는 더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 쓰는 글의 대부분은 퇴고를 하지 못했고, 지금도 못하고 있다. 그저 글을 쓴 뒤에 브런치 앱에서 ‘맞춤법 검사’를 돌릴 뿐이다.
다만 그렇게 퇴고 없이 쓴 글에는 구조적 문제가 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나는 나만의 방법으로 글을 쓰고 있다.
먼저 쓸 글을 주제에 맞춰 서론, 본론, 결론으로 나눈다. 그리고 각각 무엇을 쓸지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
예를 들어 지금 이 글에서는 ‘퇴고를 못하는 나의 모습’, ‘퇴고는 못하지만 글의 구성을 개선하는 나만의 방법‘, ’퇴고는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내 글을 다시 읽기 위한 노력‘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다.
그리고 그 범주 내에서 쓰고 싶은 내용들을 각각 한 문장씩 쓴 뒤 논리적 또는 인과에 맞게 정렬한다. 그런 다음 그 문장 뒤에 그대로 이어서 쓰면 글 하나가 완성된다.
물론 이렇게 해도 글 자체에 여러 문제는 남아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런 사전 작업을 통해 글을 쓰는 이유는 퇴고를 하지 못한다는 나의 약점을 최대한 보완하기 위해서다. 어차피 이 글도 퇴고를 거치지 못할 테니까 말이다.
그러나 일단 글을 쓰고 있는 이상 퇴고는 불가피하다. 내가 쓴 글을 완전하게 하고 싶다는 욕심을 떠나서 남에게 읽혀야 하는 목적으로 쓰는 글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래서 요새는 내가 쓴 글들을 앞에서부터 차근차근 읽어보려고 시도하고 있다. 아직은 긴 문단 기준으로 두 세 문단 정도, 짧은 문단 기준 예닐곱 문단 정도 밖에는 읽지 못하지만 매주 늘려가다 보면 퇴고가 가능해질 것이다.
그렇게 차근차근 새로운 습관을 들이다 보면 내가 사용해 온 글쓰기 방식과 퇴고라는 새로운 무기가 어우러져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게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