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에서 먹을 것들

축알못의 축구직관기 -2

by 도리

축구장에는 먹으러 가는 것이다.

관중들 속으로 들어가면 아무도 내가 치킨 먹는 표정을 모르는 자유가 나는 좋다. 세상을 다 가진 표정을 하고 입에 꽉 채워 먹는다. 뻥 뚫린 경기장에서 냠냠 먹는 게 얼마나 즐거운지! 우리팀이 공격을 전개할 때 두 눈은 긴장하고 한 손에는 뭔가 먹을 걸 쥐고 있으면 왠지 기분이 좋다. 진짜 축구를 즐기는 사람인 것 같은 부심이 든다!



1. 치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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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대중적인 것은 포만감을 주는 치킨이다. 축구장 앞에 치킨이나 닭강정을 파는 곳은 꼭 하나씩 있다. 푸드트럭이 됐든 근처 치킨집이 됐든. 나는 완전 바삭바삭한 치킨보다는 그 스무스하게 씹히는 치킨이 더 좋다. 눅눅한 걸 포송포송 씹어먹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난 '부먹파'다. 바삭바삭한 걸 좋아하면 그런 치킨을 사 와서 먹으면 되겠지. 치킨은 종류도 정말 여러가지니까.


2. 피자

난 피자를 별로 선호하지는 않지만(먹기가 불편) 주변을 둘러보면 초딩들은 무조건 피자다. 초딩들이 오는 케이스는 두 가지가 있다. 한 케이스는 부모님들이 초딩 자녀와 자녀의 친구들을 데리고 온 경우이다. 젊은 삼촌이 데려오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두 번째 케이스는 축구학원에서 단체로 오는 경우다. 남자 선생님이 열댓명 이상의 꼬마 축구꿈나무들을 데리고 오는 경우. 두 경우 모두 무조건 피자다. 어른들은 지쳐있으니까. 콜라랑 피자 사 주고 '너희 알아서 먹어.'라고 하는 느낌도 같고.

3. 컵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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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겨울에 컵라면은 진짜 대박이다. 겨울에 축구장은 바람도 바로 불어들어서 굉장히 춥다. 45분 휘슬이 딱 불리면 다들 좌석 뒤로 걸어가 실내쪽(?)에서 몸을 데운다. 형 긴 바지를 입어도 온몸이 차가워진다. 축구장 내 돈 내고 왔으니 중간에 갈 수도 없다. '10분만 더 보고 가야지.' 하다가 45분이 다 가곤 한다. 그 추위에 컵라면이라니. 게다가 옆에서 먹는 라면은 누구라도 먹고싶어진다. 도대체 누가 생각해낸 걸까!


4. 맥주

사실 난 굳이 따지자면 '소주파'다. 맥주는 딱히 맛있는지를 모르겠거든. 그냥 남들이 먹으니까 먹는 거지. 그래도 축구장에서는 맥주가 더 맛있을 확률이 많다. 맥주가 있는 곳은 대개 가족이나 친구 단위이다. 시원하게 '캬~' 하는 시원한 기분이 있는 모양이다. 대구에 갔을 때는 아예 생맥주를 팔고 있었다. 수원에는 아예 그룹으로 온 사람들이 편하게 맥주를 마시며 축구를 볼 수 있는 '칭따오석'이 있다 적당히 알콜 역할도 해 주면서 축구를 더욱 즐겁게 볼 수 있도록 한다.


5. 커피 음료수

이미 점심을 먹어서 배가 안 고플 때는 그냥 카페 음료수만 사 가도 만점이다. 꼭 커피가 아니라도. 더울 때는 딸기 스무디를 마시면서 봤는데, 아이스크림처럼 녹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더우면 더 먹기 편해져서 아주 좋았다. 주섬주섬 손이 바쁠 필요 없이 한 손에만 들면 되기 때문에 여름엔 꽤 괜찮은 옵션이다.




생각나는 대로 나열해봤는데, 이 외에도 여러가지가 많다. 햄버거도 좋고, 패스트푸드점에서 파는 치킨너겟도 아주 좋다. 한 조각씩 편하게 집어먹을 수 있으니까. 경기를 보면서 먹을 수 있도록 안 귀찮은 게 제일 좋다. 가끔은 스마트폰도 꺼내서 카톡도 해야 하고 사진도 찍어야 하므로 난 무조건 한 손에 편한 음식을 선호한다. 허니버터칩 덕후인 나는 과자 한 봉지만 챙겨가기도 한다. 푸드트럭에도 한 손에 들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많이 판다. 핫도그, 컵 안에 들은 닭강정, 새우 감바스를 파는 것도 봤다!


이런 글을 쓸 줄 알았으면 먹을 때마다 사진을 찍어두는 건데. 이럴 때 기록과 사진의 필요성을 느끼는 것 같다. 앞으로 찍으면 차차 수정할 예정.


축구장에서 경기에 울다 웃으며 한 입씩 뭔가를 먹으면 모든 게 완벽한 기분이다. 주말에 왠지 꿀꿀하다면 뭐 하나 사서 축구장으로 가 보 좋겠다. 축구 보기 제일 좋은 가을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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