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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맹희 Apr 02. 2018

일본 삿포로 여행기록 2일차

비에이 일일투어

전날 눈보라가 몰아쳤던게 꿈인 마냥 날씨가 맑았다.

이렇게 파랗고 높은 하늘은 서울에서 굉장히 보기 어렵기 때문에 한장 찍음.


사실 원래 우리가 생각했던 일정은 목-금 시내 자유여행 토-일 노보리베츠 료칸 이었는데

노보리베츠에서 공항 오는 길이 눈길로 막힐 수가 있다는 말에 료칸 취소 후 일정을 바꿨음.


가볼 만한 곳을 찾다가 비에이의 설경 사진을 보고 급 꽂혀서 찾아봤는데

도저히 자유여행으로는 돌아볼수가 없는 광활한 시골이었던 것..


이동 시간만 버스로 2~3시간이라 (스팟에서 스팟으로 이동하는 대도 1시간씩 걸림) 언어도 안통하는데 국제 미아신세는 면하고 싶어서 투어를 신청했다.


삿포로까지 와서 온천을 안하고 가면 또 아쉬울까봐 온천 코스까지 있는 것으로 신청함.


이건 투어 기다리면서 아침으로 먹은 편의점 주먹밥. 참치마요랑 비슷한데 밥에서 간장맛이 났다.

짜고 맛있었다.


그리고 이건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계란 샌드위치.

계란이랑 치즈를 듬뿍 넣고 비빈 것 같은 맛.

배불러서 한입만 먹어보려고 했는데 넘 맛있어서 결국 한개를 다 먹어치웠다..


친절한 가이드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는길.

갑자기 눈오다가 비오다가 날씨 변덕이 심했다.


그리고 한시간쯤 가서 들른 휴게소..

눈이 쌓이다 얼고 쌓이다 얼고 옆에서보면 패스츄리같았다.


휴게소 간식거리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만두 타코야끼부터 아이스크림, 디저트(특히 바움쿠헨이 많았음)등을 팔고 있었다.

작은 휴게소라 그런지 우리나라만큼 다양한 먹거리는 없었다.

북해도는 유제품이 맛있어서 디저트가 다 맛있다고한다.


그래서 그런지 초코아이스크림도 부드럽고 적당히 달고 맛있었음.

난 배가 아플까봐 많이 먹지 못했지만..


대신 타코야끼를 한판 다먹었다.

우리나라에서 타코야끼를 사면 새끼손톱 반만한 오징어인지 문어인지 모를 것이 쪼사져서 들어가있는데

역시 본토에서 먹는게 진리.. 좀 오바하자면 엄지손가락만한 문어가 들어가있음. 뇸뇸 너무 맛있었다.


짧은 휴식 후 계속 이동.

사방이 다 설경이고 가는 길에 호수 한가운데 절도 있었다.

온통 흰 풍경 사이로 보이는 커다란 불상도 새하얘서 뭔가 더 신비로워 보였음.

그리고 무슨 플라워 가든이었나. 비슷한 이름의 장소에 도착해서 감자와 우유를 시식했는데.

내가 여태 먹었던 것은 우유가 아니었음을..

세상에 태어나서 먹었던 우유 중에 제일 맛있는 우유였다.

엄청 고소하고 진하고 먹어도 배가 아프지 않았다!



우유가 너무 맛있어서 감자가 무슨 맛이었는지 기억이 안남.

뜨거운채로 줘서 버터를 올려서 녹여먹었다.


날씨가 정말 좋았다가 눈이 왔다가를 끝없이 반복했다.

그래도 대체로 맑았던 것 같다. 땅도 하늘도 하얘서 눈이 시릴 정도였다.

그리고 너무나도 추워서 동태가 될뻔 했다.

한국에 두고 온 롱패딩이 그렇게 그리워질 줄은..

풍경은 정말 예뻤다. 하얗고 푸르고 춥고 춥고..

그렇게 몇 군데 들러서 사진을 찍고 나니 점심 먹을 시간.

끊임 없이 먹은 것 같지만 놀랍게도 점심도 먹기 전이었다.


비에이역 근처의 풍경은 건물이 낮고 정렬되어있어서 미국 도시같은 느낌이 있었다.

곳곳에 음식점, 카페 등이 있었는데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에 가이드가 추천해준 라멘집으로 바로 들어갔다.

알고보니 그 라멘집이 현지인 버스기사도 비에이역에 올 때마다 가신다는 맛집이었다.

사진으로는 앞쪽에 보이는 빨간 간판이었던 것 같다.

내가 먹은 돈코츠 라멘. 국물이 돼지한마리를 다 고아 넣은 것 처럼 진하고 뜨끈했다.

면발도 쫄깃하고 고기도 두툼해서 정말 맛있게 먹었음. 

그 식당에 이미 다른 한국인 투어 단체가 와서 앉아있었는데 한국인은 정말 어딜가나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우리가 간 날은 한가해서 다행이지 성수기에 갔다가는 라멘 냄새도 못 맡아보고 돌아올 것 같았다.

밥을 먹고 슬렁슬렁 산책을 하면서 동네 구경을 했다.

굉장히 시골 느낌이 나고 한적했는데 근처에 학교가 있었는지 교복입은 학생들도 몇몇 보였다.

다음으로 이동한 장소에서 거짓말같이 맑아진 날씨..

도저히 같은 날 찍은 사진같지가 않다.

주로 유명하다는 나무들을 보러 다녔음.

사진 명소라 다들 내려서 몇장씩 찍고 코코아나 커피를 먹으면서 몸도 녹이고 다시 이동하고 내려서 사진찍고를 반복.. 이동 텀이 길지는 않았지만 버스는 따뜻하고 밖은 너무 추워서 굉장히 피곤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이 곳의 유명하다는 나무들은 대부분 농지 한가운대에 있어서 사진 찍겠다고 아무곳이나 밟고 다니다가는

수렁에 빠져서 다치거나 사유지인 밭을 망가트릴 수도 있다고 한다.


진상 관광객들이 항상 바글대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으니 얼마 전에는 한 농부가 본인 사유지의 큰 나무를 잘라버리기도 했다고..

워낙 광활한 설경이라 멀리서 봐도 만족할 만큼 멋있었다.

이렇게 많은 눈은 태어나서 처음 본 것 같았다. 그만큼 북해도 사람들은 눈 때문에 피해도 많이 입는다고 하던데 이 척박한 땅에서 농사를 짓는다는 것도 신기했다.


위 사진과 바로 아래사진은 같은 풍경인데 날씨가 이렇게 5분마다 바뀐다..

우리야 잠깐 구경하고 돌아가니 멋있다고 느꼈겠지만 여기 살면 성질 다 버릴 것 같음.

마지막 코스인 온천을 즐기기 전에 온천장 바로 옆의 지옥계곡도 잠깐 구경했다.

다리 위에서 찍은 풍경인데 엄청 높고 다리에 눈도 쌓여있어서 자칫 미끄러지면 위험 할 것 같았다.

남자친구와 나는 둘다 파들파들 떨다가 겨우 사진 몇장만 찍고 돌아섰음.

온천수가 얼어서 그런지 얼음폭포가 파란색을 띈 것이 신비롭고 예뻤다.

1시간 정도 목욕시간을 줘서 하루종일 추웠던 몸을 녹이기 위해 목욕탕으로 호다닥 들어갔다.

난 원래 더운게 싫어서 목욕을 안좋아하는데 그 날은 너무 추워서 온천 하는 시간을 손꼽아 기다렸다..

다만 같이 투어하던 모르는 사람들과 목욕하려니 민망했을 뿐


온천은 너무 좋았다. 일본 사람들은 아주머니들 조차도 조용해서 목욕탕 안에서도 조곤조곤 말하는게 신기했다. 서로 물도 안튀기려고 조심조심 샤워하고 탕 안에 들어가고 나올때도 옆 사람에게 물이 튀지 않게 얌전히 드나드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사람도 많이 없는 날이라서 야외 온천에 5분정도 혼자 앉아서 신선놀음을 했는데

온몸이 노곤해지는 것이 이래서 나이들어서 온천을 찾는구나 싶었음.


들어갔다 나오기만 했는데도 피부가 부들부들 해져서 신기했다.

그리고 돌아오는 버스에서 거의 죽어서 왔음. 가이드가 또 뭔가를 열심히 말해주셨는데 너무 자서 기억이 안난다..

투어 마치고 삿포로 시내에 도착하니 7시가 조금 넘은 시간. 

이대로 우리의 둘째날을 마감할 순 없었다. 


첫 날 맥주박물관까지 걸어가면서 거리가 너무 조용하고 사람이 없어서 

(심지어 자동차도 조용하게 다닌다..경적 소리 하나 없이..)

나는 날씨가 너무 안좋아서 삿포로는 시내에도 사람이 많이 안산다고 생각했다.


근데 왠걸, 삿포로 현지인들은 모두 지하에 들어가 있었던 것. 지하도의 존재조차도 가이드가 알려주지 않았다면 몰랐을 뻔 했다. 번화가인 스스키노 역까지 쭉 이어져있어서 추운 눈길을 밟지 않고 편하게 걸어서 이동 가능했다! 현지인들이 이런 추운 날씨에도 짧은 치마와 얇은 코트를 입을 수 있는 이유가 지하에 숨어있었다. 

우린 그것도 모르고 일본인들 강철 인간인줄ㅎ

여튼 투어를 마치자마자 열심히 걸어서 스스키노역에 도착했는데 쇼핑할 것도 많고 생각보다 훤한 번화가였다.

다만 시간이 늦어서 가려던 우니동?(성게알 덮밥)집이 문을 닫아버린게 아쉬웠다.

우니동집 주인 아저씨가 자기의 두번째 가게라면서 알려준 곳은 메뉴가 맘에 들지 않아서 우린 스프카레를 먹기로했다.

스프카레집도 인터넷에서 유명한 곳은 줄이 너무나도 길었기에.. 맞은 편의 상대적으로 한산한 곳으로 들어갔다. 저녁 늦게와서 그런지 해산물 스프카레는 다 떨어졌다고 했다ㅠㅠ 인기 메뉴였나봄. 완전 먹어보고 싶었는데! 점원들은 친절했지만 영어를 못해서 겨우 손짓 발짓으로 주문을 했음.

뭔가 고소하게 간이 된 밥과 레몬 조각이 같이 나온다. 뿌려먹으면 상큼한 향이 나서 색다르고 좋다.

내가 시킨건 닭고기 카레스프였다. 닭다리가 큼직하게 하나 들어가있고 각종 야채도 많다.

스프 카레는 카레 국같은 맛인데 우리 입맛에 잘 맞았다. 밥은 새콤 고소하고 스프 카레는 짭짤하면서 칼칼한 맛도 약간 있어서 엄청 잘 어울리는 느낌이었다. 야채도 신선하고 고기도 푸짐함.

오빠는 소고기 스프카레를 시켰는데 소고기도 부드럽고 맛있었음! 

맥주도 빼놓을 수 없었다. 삿포로의 모든 음식은 맥주를 위해 만들어졌으니까..^^

밥을 먹고 소화시킬 겸 쇼핑센터를 둘러보기로 했다.

일본에 왔는데 그 유명한 돈키호테를 지나칠 수 없어서 들어갔다가 도떼기 시장인줄 알았다.

중국인과 한국인이 한 대 어우러져 도저히 물건을 보고 고를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던 것. 전투적으로 원하는 물건을 찾아서 전투적으로 계산하고 빠져나와야했다.

나는 엄마가 부탁한 쇼핑리스트가 한바가지였기에 동전파스랑 화장품같은 것을 잔뜩 샀는데 다른 매장들보다 싼 제품도 있었지만 장미캔디나 젤리같은 것은 100엔샵이 조금더 저렴했다.

가이드가 추천해준 소화제를 사올 걸 그랬나 글을 쓰면서 약간 후회감이 든다.

젊은 사람들이 많았던 쇼핑 골목(?)

학생들이 많이 오는 것 같았다. 미팅하는 것 같았다. 

면세품을 파는 쇼핑점이 많아 보였는데 물건은 다 비슷비슷했다.

시간이 늦어서 문을 닫은 곳이 많아 우리는 내일 일찍와서 다시 구경하기로 하고 숙소로 발길을 돌렸다.

근데 또 숙소를 가다 생각해보니 일본에 와서 이틀 동안 해산물을 먹어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나는 스시가 너무 먹고 싶었는데 아쉬운대로 편의점에서 스시세트를 구매할 수 있었다.

캔맥주와 병에 든 사케, 그리고 까망베르 치즈까지 안주로 샀다.


편의점 스시는 그렇게 맛있지 않았다. 해산물 좋아하는 남자친구도 별로였다고 한 것 보니 정말 별로였나보다. 약간 비린내도 나고 와사비가 없어서 엄청 심심했다. 까망베르 치즈는 맛있었다. 맥주도 존맛. 


그렇게 둘째날도 피곤해 기절하면서 알차게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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