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와. 그저 감탄밖에 안 나왔다. 내가 이걸 보려고 세 번이나 도전했구나. 그래도 드디어 이렇게 멋진 풍경을 보게 되다니 그동안의 모든 고생과 아쉬움이 보상받는 느낌이다. 종교가 있지는 않지만 어떤 신에게라도 감사드리고 싶은 그런 마음이다.
처음 후지산을 보겠다고 왔던 게 2024년 가을이었다. 도쿄에서 차를 빌려서 편도 2시간 넘게 운전해서 후지산까지 왔는데, 순간 잘못 왔나 싶었다. 이쯤이면 이제 후지산이 보일 때가 됐는데 아무리 주변을 둘러봐도 후지산 비슷한 거 하나 없었다. 분명히 다른 사람 사진에 보면 여기에 후지산이 있는 곳인데 어딘가 다른 곳인가? 아무리 구름이 많이 끼었다지만 이렇게 흔적조차 없다고? 결국 후지산 바로 앞까지 와서 후지산은 하나도 못 보고 분노의 다이소 쇼핑만 하고 돌아왔다. 돌아올 때도 편도 2시간이 넘었으니, 하루에 운전만 4시간 이상을 하고 헛고생만 한 셈이었다. 아무리 여행을 하다 보면 별 일이 다 있다지만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기기엔 너무 아쉬웠다.
두 번째 도전은 다른 가족들도 함께였다. 가족여행으로 후지산을 보자 하고 왔었는데 도쿄 인근 하코네 쪽에서는 후지산이 희미하게나마 살짝 보여서 기대를 잔뜩 했었다. 하지만 정작 후지산 근처까지 갔던 날은 역시나 구름이 잔뜩 끼고 비도 부슬부슬 내리는 바람에 전혀 보지 못했다. 산 하나가 이렇게나 보기 어려운 것이었나! 아무리 높은 산은 날씨가 변화무쌍하다지만 어떻게 올 때마다 이러는지. 그다음 날 조금 더 멀리서 본 후지산에만 만족해야 했다.
그래도 드디어 세 번째에 이렇게나 완벽하게 보이니 모든 게 용서가 된다. 역시 사람은 끝이 좋으면 다 좋은 법이다. 도쿄에서 기차를 타고 갈 때부터 이미 멀리 보이기 시작했고, 근처에서 차량을 렌트해서 가까이 갈수록 점점 더 크게 보였는데, 후지요시다시에 도착해서는 어디서든 고개만 돌려서 어마어마하게 크게 보이는데 이런 게 전에는 아예 그 앞에 도착해서까지 하나도 안 보였다니 헛웃음이 난다. 사실 첫 번째에 허탕 친 덕분에 후지산 다이소가 좋다는 것을 알게 됐고 두 번째에 허탕 친 덕분에 한 번 더 도전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으니 긍정적이지 않은가라고 잠깐 생각이 든 것도 끝이 좋았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을 잠깐이나마 하다니 나라는 사람은 얼마나 단순한지. 포기하지 않는 자에게 큰 기쁨이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