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달 앨범의 추억
베를린에서의 저녁, 당시까지 애용하던 CD 플레이어에 두번째 달의 이 앨범을 넣고 처음으로 재생을 눌러봤다. 광활한 티어가르텐을 혼자 걸으며 들었는데, <잊혀지지 않습니다>에서 한참 동안이나 걸음을 멈추고 가만히 서 있었다. 피아노 연주와 현악기가 어우러져서 만들어내는 아련함과 쓸쓸함에 완전히 무장 해제되어 걸음을 이어갈 수 없었다.
니스의 바닷가에선 바다 너머로 넘어가는 해를 보며 이 노래를 조용히 따라 불렀다.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 장필순이라는 사람을 잘 몰랐는데 담담하게 부르는 노래에 완전히 반해버렸다. 피아노 반주, 그리고 목소리. 이 두 가지면 충분히 그 어떤 것보다 감동적일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던 그 곡.
해질녘 하늘 저 텅빈 바닷가 우리 함께 거닐곤 했었지
그대와 나에 마주 잡은 두손 우리 행복했었던 시간들
이제 여기 텅빈 바다 노을진 석양을 등진채
두손 곱게 마주모아 나즈막히 그댈 불러 봅니다
듣고 있나요 그대도 여기 파도소리
알고 있나요 파도는 그댈 잊었음을
기다릴께요 나 너무도 지쳤지만
저 텅빈 바닷가에서..
그리고 다시 듣는 지금. <외눈박이 소녀의 이야기>를 듣다가 왠지 모르게 설레버렸다. 괜히 위로도 되고.
너무나도 좋아하는 앨범. 세상에 태어나줘서 고맙다.
* 이미지는 벅스에서 가지고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