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소사 전나무 숲길 2

by 본격감성허세남

눈이 엄청 온 겨울날이었다.

마음이 헛헛하여 혼자 무작정 부안으로 향했다.

다행히 내소사까지 가는 버스가 있긴 했지만

지나치게 많이 온 눈 때문에 돌아오지 못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뒷 일은 생각지 않고 일단 갔다.

사람이 없어서 고요한 길,

마치 눈 쌓이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뽀드득 눈 밟는 소리를 들으며 가고 있는데

저 멀리 다른 한 사람이 보였다.

아니, 등에 업힌 아이까지 하면 두 사람.

그 정겨운 모습 위로 나무에 쌓인 눈이 떨어지고 있었다.


숲 속을 걸어가는 세 사람,

그리고 온 사방엔 눈.

내가 걸어본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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