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봄의 뉴질랜드엔 아직 찬 기운이 강했다.
아침 일찍 남섬의 밀포드 사운드로 가는 길,
중간에 멈춰서 잠시 차 밖으로 나왔다.
온몸으로 다가오는 서늘한 기운에 잠시 몸을 움츠렸다가
고개를 드니 굉장한 풍경이 눈 앞에 있었다.
말 그대로 선경(仙境).
저 멀리 눈 덮인 산이 보이고,
평화로운 호수엔 배가 지나가고 있고,
하늘은 눈이 부시게 푸르렀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침이라 몽롱했던 정신이 단번에 돌아온
그런 엄청난 광경이었다.
아직도 눈을 감으면 그때 그 기분이 생생하다.
특히 요즘처럼 더위가 극성을 부릴 때는
등골이 서늘했던 그때가 더욱 기억이 난다.
훌쩍 떠나고 싶다.
내 몸과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곳으로.
늘 움직이고 방랑해야 하는 사람인데
요즘엔 그러지 못해서 아쉬울 따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