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2025, 아직은 어색한

by 그리니

무거운 분위기와 함께

조용히 한 해가 마무리되었고

2025년이 되었다.


새해가 되었지만

나이 한 살을 더 먹는게 아니라

다행이다.


문득, 이제 다시는 먹을 수 없는

할머니께서 끓여주신

짭쪼롭한 고기 고명이 올라간 떡국이 먹고싶어

냉동실에서 고기를 꺼냈다.

레시피랄것도 없이

한 번도 해본적 없는 고기 고명을 만들어본다.


꽃 모양 떡이 쫄깃하고 맛있다.

할머니께서 밤새 끓여주신 뽀얀 사골 국물은 아니지만

길게 뽑은 가래떡을 굳혀 썰어 넣은 떡국은 아니지만

그래도 육수 몇 알을 넣어 맛을 내니

나름 가족 모두 만족해 했던

새해 첫 아침식사


매년 1월 1일 아침이면

둥근 상에 모여앉아 떡국을 먹으면서

할아버지는 한 명 한 명 쳐다보시며

천천히 자식들 나이를 세셨었지.

너는 이제 몇 살.. 너는 몇 살..


그 시간을 어른들은 끔찍히 싫어했고

10대의 나는 이해가 안갔는데

이제는 알 것 같다.

나이가 어느 정도 되면

더이상 헤아리는 것도 쉽지 않다는걸

누군가 세어주지 않고 기억해주지 않으면

별 의미도 없는 숫자가 되어버린다는걸


그렇게 한 명 한 명

이름을 불러주고 나이를 세면서

기억해주는 따뜻한 새해 첫 아침이

이제는 더 이상 없는 세상에서

나는 또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고

또 열심히 하루하루 보내봐야겠다.


2025년

올해도 잘해보자

꽃길만 걷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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