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란(녹영)
다육이를 키울 생각은 없었다. 초록 잎사귀 있는 식물들을 좋아하기에 선인장, 다육이 류는 웬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다육이가 의외로 꽤 까다로운 면이 있어 몇 번 실패했던 경험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시댁에 갔다가 작은 화분에 있는 귀여운 콩알이들이 마음에 쏙 들어 데려오게 되었으니 이 때부터 다육이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기 시작했다.
완두콩 같기도 하고 구슬 같기도 한 콩알이 주르륵 내려오는 귀여운 이 아이의 이름은 콩란(녹영)이라고 한다.
색깔이 초록이어서 완두콩 갔다고 하지만 어찌보면 구슬 목걸이 같기도 하다. 외국에서는 진주목걸이라는 표현을 쓴다고도 한다. 콩알처럼 동그란 것은 열매가 아니라 잎이다. 참 신기한 다육이의 세계.
키우기에 크게 까다로운 것이 없고 번식력도 뛰어나다. 다육이는 물주기가 은근 까다로운 편인데 녹영은 물이 부족하면 동그란 잎이 쭈글쭈글해지는 것이 눈에 바로 보이니 잘 살펴보면서 물을 주면 된다. 원래 키우던 화분에서 실수로 뚝 잘라진 줄기들을 물에 꽂았다가 다시 심어주니 또 금방 주렁주렁 잘 자라서 새로운 화분에 옮겨 심어주었다. 주렁주렁 자라나는 재미와 식구수 늘리는 재미가 있으니 초보자가 키운다고 할 때 제일 먼저 추천해주고 싶은 다육이 이다.
잘 키우면 꽃도 피운다고 하는데 아직 꽃을 본 적은 없다. 하지만 동글동글 잎 만으로도 충분히 예쁘다. 살살 물샤워를 시켜주고 난 후 앉아서 봄날 창가에 주렁주렁 내려오는 콩알이들을 보고 있으면 참 행복해진다. 특히 새로 난 작고 단단하고 연한 색의 작고 동그란 잎은 너무나도 사랑스럽다.
변함없는 애정
꽃말 또한 어쩜 이리도 예쁜지. 변치 않는 애정을 쏟아줄께. 올망졸망 귀여운 나의 콩알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