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죽음이 두렵다. 무척이나.
의사가 사망을 선고할 때, 엄마와 아빠와의 시간들이 필름처럼 내 눈 앞을 지나갔다. 나는 펑펑 울었는데, 그건 후회나 아쉬움 때문이 아니었다. 하나하나의 장면들이 또렷하게 떠오르는데, 모든 장면이 다 좋은 장면뿐이었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 거지. 이 사람들은 나를 도대체 얼마나, 어떤 사랑으로 사랑했기에. 아직 따뜻함이 남아있는 손을 붙잡고 나는 엉엉 울며 말했다. “어떡해, 좋았던 것밖에 기억이 안 나.”
- 안녕워녕 ‘최선을 다하지 못한 자의 슬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