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연차 소진의 날

월요일에 쓴 글인데 30분이면 월요일이 된다

by 유스

오늘은 월요일이자 나의 연차 소진의 날. 즉, 일 년여 만에 월요일에 쉬는 기쁜 날이다.

(내일이 월요일이니 쓴 지 6일 만에 올리는 글이 됐다.)


아침에 꼬마를 유치원에 보내고 치과에 가서( 이 역시 일 년여 만에 방문) 스케일링을 한 후

오른쪽 사랑니 발치에 대해 상담을 받았다. 당장 뽑아도 무리가 없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웬걸, 마음의 준비는 아직 안 됐는 걸.

다시 예약하고 오겠다며 문밖으로 나선다.

정말이지 치과는 나이 마흔이 넘어서도 무서운 곳이다.


오늘은 나만의 날로 삼아 영화도 보고 카페에서 글도 쓰고 싶었다.

하지만 가고자 하는 독립영화관은 월요일 휴관이었고(이걸 까먹고 지낼 만큼 그동안 영화에 소홀했구나)

홀로 순대국밥을 배불리 먹은 탓에 커피가 들어갈 틈이 없어 집으로 귀가했다.


오늘도 폭염경보. 이렇게 더워도 되나 싶을 정도로 더운 날이다.

엄마가 보고 싶어 엄마에게 향하는 네비를 찍으려다

보러 갈 수 있는 곳이 고작 납골당이라는 사실이 문득 현실로 다가온다.

엄마는 내가 납골당에 가면 딸이 왔다는 걸 알까?

떠난 이의 영혼은 어디에 있을까?

한참 엄마의 죽음이 두려워 죽음학 책을 뒤적였을 때 환생에 대한 이야기를 본 적 있다.

그 이야기처럼 내 엄마 영은 지금 환생을 준비하고 있을까. 우린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보고 싶다 엄마.


그런데 웃기게도, 사무치는 마음과 달리 살벌한 폭염경보는 이 그리움마저 주저하게 만든다.

정말 고약하고 대단한 녀석이다.

시동을 끈 차에서 눈물을 쓱 닦는데 이게 눈물인지 땀인지 정말 정답 없는 섞인 타액들로 불쾌함이 불쑥 올라온다.

엄마. 저 주말에 꼬마 데리고 갈게요. 엄마 좋아하는 시원한 맥주 한 캔 들고.


낮잠이라도 좀 자볼까.

그나저나 날씨가 정말 덥다.

웬만해선 에어컨을 안 켜는 내가 에어컨을 켜야 하나 고민이 들 정도이다.

당분간 베이킹은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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