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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월 Apr 15. 2021

넷플릭스 <씨스피라시>, 한 명이라도 실행할 수 있다면

작가나 연출자가 원하는 것은 한 명의 움직임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다큐멘터리 <씨스피라시>를 봤다.

원래 다큐멘터리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평소에 환경오염에 관심이 많기도 하고 특히 해양에 대한 환경오염은 조금 더 관심이 짙은지라 집중해서 볼 수 있었다.



고래를 좋아하고 환경보호에 관심이 많은 한 청년이 포경에 대해 알아보다가,

참다랑어 등의 어마어마한 어업 현장을 목격, 어업이 발생시키는 환경오염에 대해 파고들다가

dolphin safe 제도에 이어 살인이 난무하는 어업 현장에 대해 알게 되고

결국 다시 포경으로 돌아와 끝나는 다큐멘터리.


나에게 고래는 환상의 동물이자 꿈과도 같다. 사후세계나 환생에 대해 100% 믿는 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나는 다시 태어난다면 고래로 태어나고 싶다는 말을 항상 해왔다. 그리고 그 꿈은 여전하다. 돌고래는 많이 봤지만 흔히 '고래'라 불리는 생명체를 실제로 한 번도 본 적이 없기에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환상의 동물이다.


다큐멘터리 <씨스피라시>는 마침 감독이 고래를 좋아하면서 환경오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기에 나도 더 큰 관심을 갖고 볼 수 있었다. 그 감독과 대화를 나누어 보고 싶을 정도로 나와 비슷한 면이 많았다.


전 세계적으로 포경을 금하자고 하지만 일본의 포경 강행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포경을 하고 있는 섬에 들어가면 경찰이 계속해서 따라다니며 감시를 한다. 실제 내가 방문해보지 않았기에 어느 정도로 규제를 받는지는 모르겠으나 고래의 개체수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지금 포경이 잘못되었다 생각하는 것은 나도 분명하다.


그 외에 참다랑어나 다른 해양 생물에 대한 무분별한 어업 활동은 생태계를 파괴하고 결국 포식자들이 사라짐으로 인하여 인간에게 피해가 돌아올 수 있다.


<씨스피라시>는 해양 환경오염이 진행되는 것 중 50% 정도는 어업의 탓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물고기를 먹지 않는 것에 대해 여러 사람의 인터뷰가 진행된다.



물론 직접 바다에서 어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환경오염의 주범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나머지 50% 정도는 여전히 개선되어야 할 문제점임이 분명하고 그는 현재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다. 플라스틱의 사용을 줄이고, 대체품을 사용하고, 올바른 분리수거를 하고, 환경 운동을 하면서 오염이 더 진행되지 않도록, 다시 깨끗한 바다로 돌릴 수 있도록. 일단 많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진행한 후 하나씩 해결해 가는 것이 많지 않을까 생각했다.


과연 물고기를 먹지 않는 것이 최선인가?

비건들이 늘어나고 있다. 나는 엄청난 잡식성 인간이기 때문에 채소만 먹을 수도, 육류나 수산류만 먹을 수도 없다. 먹는 즐거움으로 세상을 살고 있기에 그를 포기하라고 하면 나는 아마 사는 즐거움 중 하나를 잃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비건들을 굉장히 존중한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나 이대희 감독의 애니메이션 <파닥파닥>을 보면서 나도 채식주의자가 되어볼까, 잠깐 고민했었지만 나는 성공할 수 없고 좌절감에 빠질 것 같아 포기했다. 무언가 좋아하는 것을 끊는다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그게 어떠한 이유에서든 어렵지만 사실 크게 보면 나랑 별 상관없어 보일 수도 있는 환경 보호를 위해 비건이 되는 사람들은 정말 너무나도 존경하고 대단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사람의 생각을 변화하게 만들 수 있게 만드는 작품들은 정말 대단하다. 결국 난 비건이 되지 못했고 앞으로도 되지 못할 테지만 비건 식당들을 찾아보고 비건 음식 레시피를 찾아보는 등 매일 먹는 식사 중 일부라도 바꾸기 위해 조금씩 노력하고 있다. 채소나 과일도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육류의 섭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돌고래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으며 어업 활동을 하는 업체에게 주는 'dolphin safe'로고에 대해서도 관심이 생겼다. <씨스피라시>에서는 이 로고는 사실상 돈만 내면 취득할 수 있다며, 관리가 되지 않는다고 얘기한다. 사실 다큐멘터리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인터뷰들이 진행되었고 편집되었을 수 있다. 실제로 <씨스피라시>는 여러 가지 논란들이 있지만 한 개인이 단체를 상대로 이러한 내용들에 대해 파헤친다는 것 자체 만으로도 대단하다. 어쨌든 다시 로고 이야기로 돌아가 국내에서 유통되는 참치 중 가장 큰 회사로 예상되는 참치 통조림을 확인했고, 역시 'dolphin safe'로고가 있었다. 이 업체들이 과연 어떠한 방식으로 상업적인 어업활동을 진행할지는 모르겠지만, 로고가 없는 곳보다는 로고가 있는 곳을 이용하는 게 심적으로 편하지 않을까 싶었다.


돌고 돌아 이 이야기는 결국 환경오염에 대해 계속해서 얘기한다. 무분별한 어업 활동으로 실제 바다의 생명체들이 많이 줄었고 어쨌든 뉴스에서는 해양 생물들이 플라스틱으로 인해 입는 피해에 대해 이야기하고, 북극에 사는 북극곰들도 환경오염으로 인해 살아갈 터전을 잃어가고 있다.


다큐멘터리의 내용을 100% 신뢰해서는 안 된다. 어떠한 영상이나 뉴스들을 접한 후 옳고 그른 것을 분별하는 능력이 현대인에게 필수적으로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다른 매체들도 대부분 마찬가지지만 시각적으로 정보를 주는 사진이나 영상 같은 경우 연출자의 의도에 따라 원하는 장면만 담고 편집한 뒤 대중에게 노출되어 무언가를 전달하는 것이 용이하다고 생각한다. 보는 대로 우리 뇌는 먼저 인식을 해버리고 모니터에 보이는 화면만 볼 수 있기에 실제 상황이 어떤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확실한 것은 실제로 바다의 생명체들은 고통받고 있고 그 고통은 결국 인간에게 돌아오게 될 것이라는 거다. <씨스피라시>를 통해 채식주의자가 되는 사람들도 있을 거고, 플라스틱 줄이기에 동참하는 사람들도 생길 것이다.


세상의 모든 작가나 연출자가 원하는 것은, 내 작품을 보고 단 한 사람이라도 새로운 생각, 가능성에 대해 마음을 열고 시도하는 것을 바랄 것이다. 모든 사람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 작가나 연출자의 의도를 100% 알 수도 없고 100% 실행할 수도 없다. 다만 넷플릭스에서 인기 순위에까지 올라온 다큐멘터리 <씨스피라시>로 인해 작은 행동이라도 하나씩 변해간다면, 많은 사람들의 힘이 모여 조금씩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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