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by 문경화

인생의 어느 한 때라도 잠시 뜬구름을 붙잡고 흘러가보면 안다. 삶은 의외로 아름답고 즐겁고 가볍다는 것을...


나는 행운스럽게도 여행을 만났다. 그리고 그 모든 비관과 자기 학대와 환멸과 자기 파괴, 우울을 조금씩 벗어날 수 있었다. 물론 나는 내 세계에서 이해한 것으로만 판단하고 해석하는 편협한 인간이라, 여행 예찬론자가 되었다. 힘들다거나 방황하는 이들에게 무조건 여행을 가라고, 길로 나서라고 강조한다. 조건은, 혼자! 타인과 함께 가는 여행에서는 절대 알아차릴 수 없는 세계가 혼자 하는 여행에는 있다.


그러나 내가 만날 수 있는 사람은 한계가 있고, 우선 식탁을 차렸다. 여행자를 만나 여행 이야기를 하려고! 그런데 이 식탁이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혼자 밥을 먹으러 왔다가 몇 시간씩 자기 세계를 펼쳐 보인다는 거다. '저 처음 보는 사람에게 제 얘기 이렇게 하는 거 처음이에요.' '식당에 밥 먹으러 왔다가 몇 시간씩 수다 떠는 거 처음이에요.' 하는 이들이 많다는 거다. 카모메 식당, 심야 식당 얘기를 하며 이건 영화 실사판이 아니냐고 하는 이들도 있다.


더 욕심을 부려, 내가 만날 수 없는 이들에게도 가 닿고 싶다. 그들에게... 한 번만 자기 우물 밖으로 나가보라고, 한 번쯤 온전히 고독한 여행자가 돼 보라고 말 걸고 싶다.


어쩌면 우물 밖에서 익사할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믿고 뛰어내리면 우물 밖은 의외로 따뜻하고 가볍고 사랑으로 가득 차있다. 당신이 그 세계를 발견해 내기를 응원한다. 그리고 자기 연민과 자기 학대와 비관의 세계에서도 벗어나기를...


우리는 우리가 믿고, 제한하고, 판단하는 자 보다 훨씬 자유로운 존재다. 나의 뜬구름을 그대에게 보낸다.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