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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예심 Apr 25. 2023

책 쓰기, 글쓰기 훈련만이 답이다

글쓰는 습관 만들기

  '그냥' 쓰고 싶다


  평균수명이 급속도로 늘어나 이제 우리는 100세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거리에 젊은이들보다 노인이 더 많은 세상이 올 날이 머지 않았다. 길어진 노년의 세월, 제대로 된 역할을 하면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과 다른 능력이 꼭 필요하다. 나는 그 능력을 '책 쓰기'에서 찾기로 했다. 누군가와 사랑에 빠진 사람에게 '그 사람이 왜 좋아요?'라고 물으면 '그냥요!'라고 대답한다. 그 답은 너무도 애매모호하지만 가장 진실한 답이기도  하다. 누구를 사랑하는 데 무슨 이유가 있겠는가 말이다. 내가 '책 쓰기'에 빠지게 된 이유도 '그냥 책 쓰기가 좋아서'다.

  10년 넘게 수도원에서 살다가 세상으로 돌아온 후에 경제적 낙오자가 되는 것을 단호하게 거부했다. 그렇게 절박한 심정으로 뛰어든 노동자의 세계는 이전에 살던 세계와 너무도 달랐다. 치열할 정도로 거칠고 고되었다. 수도자의 삶과 노동자의 삶의 간극이 너무 커서 나는 책을 읽어야만 했다. 좀 더 다양하고 세련된 삶을 책 속에서라도 호흡하고 싶어  읽고 또 읽다보니 '책 쓰기'를 열망하게 되었다. '그냥' 자연스럽게 갖게 된 '책 쓰기'  열망이었지만 나는 이것을 '능력'으로 키워 100세 시대를 살아갈 무기로 삼기로 했다. 내게  그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심각한 갈등의 시간이 있었지만, 다행히 잘 극복하고 이렇게 책을 쓰고 있다.



1인 1책 시대의 비밀을 여는 열쇠

  

누구나 책을 쓸 수 있는 1인 1책 시대에 살고 있지만 책 한권을 뚝딱 만들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꾸준히 준비하고 노력하면 누구나 책 한 권을 쓸 수 있다. '책 쓰기 열망'이 '책 한 권'으로 열매를 맺기까지는 무엇보다도 '글쓰기 습관'을 갈고 닦아야 한다. 아무리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있다고 할지라도 '습관'이라는 '에너지'를 끌어당기지 않으면 금방 사그라져버리고 만다. 그래서 누구나 책을 낼 수 있는 세상이지만 모든 사람이 '1인 1책 시대'의 혜택을 누리고 살고 있지 않다. 글쓰기 습관을 견고히 하기 위해 많은  방법이 있겠지만 여기서는 단 두가지 습관을 집중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꾸준히 매일 쓰기


무라카미 하루키는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서 일정한 분량을 매일 쓴다고 밝힌다. 마치 출퇴근하는 직장인처럼 말이다. 나탈리 골드버그는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에서 매일 20분씩 쓰기를 권유한다. 모니카 레오넬은 <8분 글쓰기 습관>에서 "8분 글쓰기 습관을 들이기만 한다면, 저자가 그랬듯이 지금보다 더 많이, 더 잘 쓰게 되는 효과를 얻을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버지니아 울프는 날마다 열 시간 이상 책을 읽고 쓰는 규칙적인 삶을 실천했다. 잠재의식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조셉 머피는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으며 하루에 4~6시간씩 사무실에 틀어박혀  글을 썼고, 그날 쓸 글을 마무리했다 싶으면 "오늘은 충분히 썼다."라고 말하며 사무실 밖으로 나욌다. 매일 그랬다고 한다.

  작가마다 글 쓰는 시간의 많고 적음의 차이는 있지만 '매일 꾸준히' 쓰는 것이 '글쓰기의 비법'임을 알 수 있다. 나는 매일 아침 7시에  지역 도서관에 출근 도장을 찍는다. 글을 쓰기 위해서다. 매일 같은 자리 24번 좌석을 사수하면서 3~4시간 동안 꾸준히 글을 썼다. 매일 해냈다는 자신감을 충전하면서 조금씩 더 잘 쓰게 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꾸준히 매일 글을 쓴다는 것이 '비법'임을 안다. 그런데 어떻게 그 습관을 내 일상에 정착시킬 것인가? 그것이 관건이었다. 나에게는 아주 유리한 혜택이 있었다. 그것은 집 근처에 지역 도서관이 있었고, 도서관 열람 시간이 am7시~pm11까지이다. 이 사실을 알고 횐호성을 질렀다. 그 이후부터 무료로 주어진 혜택을 마음껏 누렸다.

  매일 꾸준히 글 쓰는 습관을 갖기 위해서는 나에게 맞는 나만의 전략이 꼭 필요하다. 내 경험에 의하면 아주 좋은 감정들과 접목한 것이 효과적이었다. 자꾸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러 가는 것처럼 이곳 도서관  24번 자리를 자꾸만 오고 싶은 장소로 가꾸어 갔다. 나만의 꿈의 아지트, 영감의 여신 뮤즈를 만나는 곳, 천재 작가들의 1:1지도를 받는 곳, 하늘과 맞닿은 야곱의 사다리가 있는 땅으로 말이다. 아침마다 책 쓰기를 위해 마주한 하얀색 바탕의 모니터는 어색하고 두려운 대상이 아니라 창조의 기운을 날라주는 통로로 마인드 셋을 했다.  그 시간을 버티면 하얀색 바탕 위에 검은 색  글자들이 꽉 채워지는 놀라운 순간들을 경험하면서 '작가의 능력'을 조금씩 키워갔다.



둘째, 메모 쓰기로 글쓰기


처음 글을 쓰려할 때 가장 흔히 맞닥뜨리는 장벽이 있다. 그것은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 쓸 말이 없다'이다. 이런 현상은 재능 여부와 상관없이 처음에 누구에게나 찾아오기 마련이다. 많은 사람이 글쓰기 습관을 미처 기르기도 전에 멈추거나 포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래서 우선 글을 잘 쓰고 싶은 마음을 내려놓고 일상을 메모로 기록하는 습관부터 길러보자. 메모로 글감을 차곡차곡 쌓아 놓는 것이다.


글쓰기의 최고 무기


글쓰기의 힘은 무한하다. 내가 한 것이라곤 하얀 백지 위에 까만 글을 채운 것밖에는 없는데, 글을 쓰기 전과 글쓰기를 하고 난 후에 마음의 변화가 참 크다. 이리저리 갈피를 잡지 못하던 마음이 한 방향으로 모아져 자신감이 든든하게 자리 잡는다. 꿈  없이도 별문제 없이 잘 살았던 삶에 간절한 꿈이 생기면서 일상이 빛나기 시작한다. 나는 글쓰기 초보인데도 불구하고 이런 황홀한 경험을 하고 있으니, 이 놀라운 경험은 글을 쓰기만 하면 누구에게나 파도처럼 밀려오는 것인가 보다. 글쓰기 습관이 잘 자리 잡기만 하면 글을 쓰는 시간을 사랑하게 되고, 글 쓰는 행위 자체도 즐길 수 있게 되니, 글쓰기 습관은 글쓰기의 최고 무기 중의 하나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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