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에 대한 새로운 그림
신(新) 노년 세대에 대한 다양한 신조어들
21세기, 늙어감의 역사는 새롭게 쓰여야만 한다. 65세를 노인으로 규정했던 시초는 그 옛날 1889년 독일에서 연금 지급 대상을 정하기 위해서였다고 하는데, 그때야말로 인간의 평균수명이 40대였다. 그래서인지 UN은 2015년에 전 세계 인류의 평균수명을 측정한 결과를 토대로 18~65세는 청년, 66~79세는 중년, 그리고 80세 이상을 노인으로 보자는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어쨌든 60세나 65세가 달력나이로는 노년기에 해당하지만, 이들의 실제 생활은 중년기에 해당한다.
신(新) 노년 세대에 대한 다양한 신조어들
이렇게 수명이 길어지다 보니 단순히 오래 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내용이 다양해졌다. 그 결과 삶이 더 풍성해졌고 60세 이후의 사람들에 대한 신조어들이 생겨났다. 액티브 시니어, 그레이 에볼루션, 골든 그레이가 그 신조어들이다.
액티브 시니어란 은퇴 후에도 소비생활과 여가생활을 즐기며 사회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5060 세대를 말한다. 이들은 과거의 노년 세대와 달리 외모와 건강관리에 관심이 많아 자신에게 투자할 줄 알고, 경제력이 있고, 인생을 즐기는 방법 또한 알고 있는 어르신들이다.
그레이 에볼루션은 실버세대를 아우르던 '그레이(Gery)'와 진화를 뜻하는 '에볼루션(Evolution)'이 결합된 조어다. 이것은 세대 진화이며, 모두가 맞이하게 될 숙명이기도 하다. 장년, 노년층이라 칭하던 이 세대가 사회 주역으로 나서고 있다.
골든 그레이는 소비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구매력이 높은 장년층을 일컫는 말이다. 이들은 나이나 관습, 돈, 시간 등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면서 여유 있는 삶을 즐긴다는 특징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던 '노년'의 모습과 전혀 다른 사람들인 그들은 은퇴 후 3~40년의 황금 시간을 누리고 있는 백세시대의 새로운 인생 모델이다.
이제 노년기를 '쇠퇴와 하락'이라는 단면으로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야 할 때이다. 아직도 '이 나이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자괴감에 빠져 있다면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다. 이 나이에도 열정적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다. 인생 2막도 더 성숙한 두 번째 꽃을 피울 수 있다. 게다가 우리는 100세 시대의 제1세대들이 아닌가!
100세 시대의 선두 주자들
100세 시대의 선두에 서서 당당하게 멋지게 살아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으로 들어가 보자.
<진짜 멋진 할머니가 되어버렸지 뭐야>의 저자 김원희 할머니는 1950년생으로 현재 73세이다. 노인이 되면 먼 길 여행도, 집 떠나는 것도, 무언가 새로운 일을 저지르는 것도, 남은 인생의 육신을 위해서 삼가야 한다고 흔히들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오히려 가야 할 길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남아있는 육신을 맘껏 쓰고 가야겠다고 생각한 저자는 다른 세상을 만나기 위해 지팡이 대신 캐리어를 끌며 '해외 자유 여행'을 다닌다.
저자가 프랑스 니스성을 찾아서 걷고 있을 때 동양인 할머니 한 분을 만났다. 그 일본 할머니의 나이는 75세였고 혼자였다. 그 여유와 자유로움과 용기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86시간의 러시아 열차 여행, 일본 큐수로 온천 여행, 그리스, 런던,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의 영화 촬영지인 마테라, 영국해협 한가운데의 작은 섬인 사크섬..., 저자가 자유를 만끽하면서 눈과 가슴 그리고 두 발에 담았던 해외 여행지들이다.
"80이 되어도 90이 되어도 아름다운 것을 보면 가슴 설레고, 슬픈 것을 보면 가슴 아프고, 좋은 글을 읽으면 감동한다. '여행은 다리 떨릴 때 가지 말고 가슴 떨릴 때 가라'라는 말이 있다. 나는 여전히 가슴이 떨리고, 청춘이고 젊다. 다리 떨려도 좋고, 가슴 떨려도 좋은 게 인생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여행 중이다." 라며 한국전쟁 때에 태어나 산전수전 다 겪은 저자가 '해외 자유 여행'을 하면서 인생 후반이 여전히 즐거운 모험이라는 것을 책에 담아 잘 전하고 있다.
첫 책 <할머니는 파리 여행으로 부재중>에 이어 두 번째 책이니 할머니는 진짜 멋진 작가 할머니다. 그리고 나이가 드는 건 생각보다 참 괜찮은 일이라는 새로운 노년 메시지가 감동적이고 희망적이다. 김원희 할머니는 진짜로 멋진 100세 시대의 새로운 인생 모델이다.
강헌구의 <골든 그레이>에서는 60세가 넘은 신(新) 노년에 대해 멋지게 표현하고 있다. 다음 글을 너무도 신선한 감동에 젖어 읽었다. "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사람들, 머리는 희끗희끗하지만 어깬 떡 벌어지고 척추는 꼿꼿하다. 팔다리 근유엔 힘이 넘쳐난다. 얼굴엔 교양과 품위가 배어 있고 마음은 언제나 청춘이다. 노련한 기술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으면서 젊은이 못지않은 의욕과 열정을 보인다. 겉모습만 보고는 도저히 나이를 가늠할 수 없다.(...) 그들은 우리가 알고 있던 방식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간다. 재벌은 아니지만 스스로 부유하다고 생각하며 긍정적인 자세로 나름 전문가, 오피니언 리더로 살아간다. 그들은 100세 시대의 선두주자, '골든 그레이(Golden Gray)'이다."
우리나라는 바야흐로 100세 장수 시대를 바라보면서 살아가고 있다. 100세 장수 시대의 행복한 노후는 자신의 마음에 달려 있다. 어떤 사물과 환경을, 어떻게 보고 생각하고 행동하느냐 하는 것은 자신의 몫이다. 마음먹기에 따라서 60세 이후의 삶을 인생 최고의 시간이 되게 할 수 있다. 70대의 할머니가 해외 자유 여행하면서 작가가 되는 놀라운 일을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65세 정년퇴직은 삶의 겨울이 아니라 새로운 봄이 되어야 한다며 70대에도 인생을 더 높이, 더 넓게, 더 즐기며 살아가고 있는 새로운 노인 세대들의 등장이 너무도 반갑고, 감사하다.
60세는 새로운 꿈을 꿀 나이
과거에는 60세가 되면 인생을 정리하고 물러나 있었지만, 이제는 다시 한번 인생의 2 모작을 꾸려 나갈 수 있는 100세 시대다. 100세 시대는 많은 인생 경험유 자신만의 콘텐츠로 개발하여 생산적인 존재로 거듭 성장시킬 수먀 있다면 노년에도 충분히 대접받을 수 있누 시대이다. 이러한 시작을 하기에 앞서서 무엇보다도 노후에 대한 자신의 인식부터 바꾸어야 한다. '그런 일을 하기에 나는 너무 늙었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라고 자기 자신을 노인을 단정해버리면 우리 부모 세대의 노인처럼 되고 만다.
우리는 60세 이후 수십 년을 더 살 수 있는 건강한 인생을 선물 받았다. 이 시간을 생동하는 인생 단계로 만들 기회가 우리에게 주어졌다. 이런 기회는 놓치지 말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과거의 고정관념을 떨치고 생명력으로 가득한 긍정적 노년의 구상을 키워보자.